1. 성숙한 사랑을 하려면 '어떻게 사랑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반려동물의 행복을 위해 내가 무엇을 희생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어야 하지요. 그리고 반려동물이 늙고 아플 때까지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http://well.hani.co.kr/795085?_fr=mt0 (글 내용에 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아래 부분은 공감이 많이 되어서 퍼옵니다.)


아가페적인 사랑을 실천하려면 몇 가지 수칙을 지켜야 합니다. 


 첫째, 모든 사람이 내가 주는 사랑을 반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가끔 나는 마음을 다해서 사랑을 주려고 하는데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속상해하는 경우를 봅니다. 이때는 사랑을 받는 쪽보다 주는 쪽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지요. 상대방이 원하지도 않는데 주려는 것은 아가페가 아니라 상대방의 관심을 끌려는 의존적인 태도일 뿐입니다. 둘째, 사랑을 베푸는 데 꼭 감정이 꼭 일어나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가끔 사랑을 베풀려고 하는데 마음속에서 사랑하는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고민하고 자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사랑하는 감정이 일어나지 않으면 참으로 난감합니다. 하지만 사랑이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 상대방이 가진 문제를 이해하고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키우는 강아지가 병이 들어 괴로워할 때 그저 울어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까요, 책을 찾아보거나 병원에 데려가 병을 치료해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까요. 자기 감정에 겨워서 징징거리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나르시시즘입니다. 감정이 따르지 않는 사랑은 가식적인 것이 아니라 숭고한 희생입니다. 감정이 따라주면 더 좋겠지만 사실 감정에는 기만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세 번째, 아가페적인 사랑은 힘의 소모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가페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쉽게 지칩니다. 


2.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개가 있습니다. 제가 20대 때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던 집입니다. 성북동의 으리으리한 저택이었죠. 제가 가르치던 중학생은 부모에게 개를 사달라고 조릅니다. 그런데 부모는 개를 절대 싫어해서 마루에는 못 나오게 하고 방 안에서만 키우게 하는 조건으로 사줍니다. 그것도 말라뮤트... 그 커다란 개가 2-3평 되는 방 밖으로 나와 본 적이 없습니다. 마당도 넓은데 마당에서나 키우지. 산책이라도 시키라고, 내가 같이 가 줄 테니 같이 산책시키자고 여러번 얘기해도 소용 없었습니다.

애가 조른다고 대형견을 사 주는 부모, 개의 복지는 생각하지 않고 큰 인형 다루듯 개를 다루던 아이... 공감 능력 제로이던 그 부잣집 사람들에게 느꼈던 끔찍함, 그 개 상황의 참혹함, 나 자신의 무력감 등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3. 애완동물(여기서는 반려동물이 아니라 애완동물 맞습니다)을 좋아하는 마음은 매우 이기적인 사람, 사이코패스에게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전전두엽이 발달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이 꺅꺅거리면서 좋아하는 것처럼 말이죠. 전전두엽이 파괴되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준 최초의 환자 피니어스 게이지(Phineas Gage)의 사례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1848년 사고로 쇠못에 머리 앞쪽을 관통당했는데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걷고 말하고 일하면서 12년을 더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인격은 완전히 변해서 매우 무책임하고 불손하고 변덕스럽고 우유부단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매우 흥미롭게도 애완동물을 대단히 좋아했다고 합니다. 애완동물을 '애완'하는 감정은 성숙한 아가페와는 전혀 별개라는 하나의 증거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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