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한강, 예약)

2018.06.20 22:07

안유미 조회 수:1024


 1.심심하네요. 오늘은 뭘하나...생각해보고 있어요. 딱히 할거도 없고 갈데도 없어요. 정확히 말하면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사람도 없는 거죠. 이미 가본 곳,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선 말이죠. 이미 알고 있는 장소나 사람 중에 마음이 동하는 게 있었다면 이미 뛰어가는 중이겠죠.



 2.늘 그렇듯이 '오늘은 뭘하나...'는 어딜 갈지에 관해서뿐이예요. 내 인생엔 선택지가 별로 없거든요. 거의 다 둬버린 바둑판의 바둑처럼, 돌을 놓을 곳이 몇 군데 없는 거예요. 어차피 여기 아니면 저기일 뿐이죠. 



 3.사는 게 지겨운 건 어쩔 수 없죠. 삶의 편안함은 돈에서 나오고 삶의 활기는 의욕에서 나오는 법이니까요. 그리고 인간은 사실 거의 비슷해요. 의욕이 없는 이유는 원래 의욕이 없는 놈이어서가 아니예요. 적절한 허들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죠. 적절한 허들...적절한 동기부여...적절한 응원...이런 것들이요.


 그리고 허들의 종류도요. 늘 쓰듯이 허들에는 두 가지가 있거든요. 이쪽으로 '다가오는 허들'과 이쪽에서 '다가가서 넘어야 하는 허들'이요. 다가오는 허들을 넘고 넘으며 살다보니, 허들을 넘는다는 짓거리 자체가 짜증나 버렸어요. 내 인생에서 허들은 이미 실컷 넘은 것 같아요. 이쪽에서 허들 쪽으로 다가가서 넘는다...는 짓거리를 굳이 하기도 싫어요. 흔히 말하는 도전이라는 짓거리 말이죠.


 힘들게 살아보지 않은 놈들은 그레이트 헝거가 어쩌고 리틀 헝거가 어쩌고 지껄이겠죠. 그리고 허들이란 걸 동경하거나 낭만적으로 포장하고요. 그러나 인생은 존나 힘든 거예요. 허들에 낭만 따위가 있다고 생각하는 놈들은 아직 힘들게 살아보지 않은 놈들이라고 생각해요.



 4.휴.



 5.그래요. 오늘은 잠실이나 강동이나 여의도 쪽에 가보고 싶네요. 한동안 가지 않은 곳 말이죠. 뭔가...괜찮은 여자가 있을 수도 있겠죠. 없을 수도 있고요. 


 사실 괜찮은 여자가 나타나면...그러니까, 내가 알던 장소에 괜찮은 여자가 나타나면 알 수 있어요. 연락이 오니까요. 사장이 호들갑을 떨면서 연락하거든요. '이봐, 은성씨. 내가 웬만하면 귀찮게 연락 안하는 거 알지? 진짜 괜찮아! 진짜 괜찮은 애가 이번에 들어왔어! 꼭 와서 봐야돼!'뭐 이러죠. 그렇게까지 말하면 궁금해서라도 한번 가보곤 하고요.


 그리고 한가지 사실을 깨닫곤 해요. 기대하지 않아도 실망할 수 있다는 걸 말이죠.



 6.하...생각해보니 잠실이나 강동에 가기 싫기도 해요. 애초에 잠실이나 강동에 잘 안 가는 이유가 있죠. 돌아오기가 힘들거든요. 광화문이나 홍대 쪽을 가야겠어요. 왜냐면 강 북쪽으로 가야 새벽에 한강 다리를 건너서 오게 되거든요. 전에 썼듯이 새벽에 한강 다리를 건널 때는 늘 택시의 창문을 열곤 해요. 창 바깥으로 손을 뻗어서 바람을 느끼면 기분이 좀 나아지곤 해요.



 7.계산상 지금 나가서 늦게(아침 일찍) 들어오면 중간에 잘 시간 3시간을 못뺄 것 같기도 해요. 내일 식사 약속이 있어서 말이죠. 왜냐면 미안하거든요. 약속 상대에게 미안한 게 아니라 식당에 말이죠. 그만 자버렸다가 예약한 시간에 못 가면...그들은 손해보는 거니까요. 그래서 예약해야 하는 식당은 할 때마다 꺼려지곤 돼요. 차라리 나를 의심하고 20%가량 미리 요금을 받았다면 긴장이 안될텐데 나를 믿고 그냥 예약을 해주는 식당 예약은 너무 긴장돼죠. 식당 예약 시간 12시간 전부터 긴장되거든요. 이 이유는 나중에 써보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38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4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28
123312 [바낭질을하고싶은오후] 소시꿈, 더위, 에바:파 [6] 가라 2010.07.13 3896
123311 듀나in) 근대한국소설의 제목 좀 알려주세요 [3] 장외인간 2010.07.13 1937
123310 6월 25일자 인터넷 브라우저 벤치마크 결과 [4] wadi 2010.07.13 4676
123309 멕시코만사태 무언가 성과가 있었나요??(+신고식) [1] 파리마리 2010.07.13 2077
123308 저같은 구닥다리? 스타일 또 있으신지요? [4] Eun 2010.07.13 2832
123307 [ 펌] 조전혁, 전교조에 `강제이행금' 481만원 동전 등 납부 [17] 영화처럼 2010.07.13 5724
123306 듀나인] 1920~40년대까지 인천의 모습이 담긴 영화나 문학작품 [3] hybris 2010.07.13 4129
123305 한동안 듀게를 가득 채웠던 연예인 구설수 관련 떡밥 총정리 기사 [4] soboo 2010.07.13 5877
123304 귀신이 방문을 긁는 소리 [16] 셜록 2010.07.13 3820
123303 전주 번개 후기 [13] 뤼얼버내너밀크 2010.07.13 3005
123302 [듀나인] 혹시 프랑스시민혁명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아시나요. [2] V=B 2010.07.13 5896
123301 인터넷 매체에서 한명의 기자가 하루에 8개의 기사를 쓰는 건 다반사인가요? [7] chobo 2010.07.13 2431
123300 퀴어미학을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을 모집합니다. 두리팝 2010.07.13 2679
123299 [바낭]안경을 벗어야겠어요.(렌즈나 라식해야될지도.) [12] 타보 2010.07.13 3848
123298 거지체험 [6] Johndoe 2010.07.13 2820
123297 네이트온 경마 게임을 아십니까? [5] 글루스틱 2010.07.13 2801
123296 [가가채팅] 저녁 먹기 전에 타이핑을 열심히 하여 칼로리를 소모합시다 셜록 2010.07.13 2001
123295 성에 씨를 붙여 부르면 왜 비하하는 느낌이 들까요? [8] nomppi 2010.07.13 3684
123294 프랑스 영화를 추천해주세요. [26] cecilia 2010.07.13 3663
123293 다큐멘터리 호스피스 병원에서의 3일 [1] 가끔영화 2010.07.13 282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