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이라기 보다 실패한 아류죠


원작은 무엇인가를 설명하기 보다 설명하지 않음으로써 성공했다면

이 아류 2049는 는 과도하게 설명하려다가 무엇하나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실패합니다. (블레이드 러너 제목 빼고 2049로만 부르겠습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스스로 설명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전작인 컨택트에서도 그는 난해한 원작을 척척 설명해냅니다.

'봐, 외계인은 이렇게 생겨서 이렇게 할 거야.' 그리고 전혀 원작과

어울리지 않는 설정까지 붙여서 '감동적'인 결말을 만들어냅니다.

그는 이걸 장기로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그만의 책임은 아닐 수 있지만 설명을 위해 2049는 단순한 원작의 서사를

거대 서사로 바꾸어놓고 다시 그 거대서사를 설명하다가

불쌍한 러브처럼 거기에 뻐져서 허우적댑니다.


하지만 그 거대서사 조차 어딘가 낯익은 것 뿐입니다. 계급투쟁,

가족찾기, 기독교 신화...수없이 반복된 것들이죠. 이런 얘기들을

구겨넣느라 런닝타임은 3시간에 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49의 세계는 빈구멍 투성이죠. 원작과 달리 그럴듯하게 설명하려고

하니까 더 구멍이 커지는 겁니다.


그래도 참신한 설정이나 볼만한 액션이 있었다면 괜찮았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 그녀의 설정을 그대로 본딴 베드신은 웃음만 나오고

액션은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 이보다 나쁜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좋은 점을 찾자면

1. 드론을 이용한 장면들

드론이 차에서 분리돼서 여러가지 기능을 하고

종류는 다른거 같지만 러브의 드론을 이용한 공격도  

좋았죠. 그 페기장 장면 아니었으면 시간과

돈이 더 아까울뻔 했습니다.

2. 개별적 연기

전체적으로 보자면 균형이 안 맞지만 배우들 각자 연기는

좋았어요. 케이, 러브, 월레스 수고 많았습니다

전작에서도 에이미 아담스 연기만은 최고였죠.

3. 케이의 의상

도깨비 공유는 수시로 코트 바꿔입는데

케이는 단벌로 버텼죠. 지난 겨울에

코트 사려고 할 때 딱 생각했던 코트가

저런거였거든요, 셔츠와 신발도 마찬가지고요

이거 어디가서 살 수 있나하는 생각만 나더군요.


# 블레이드 러너의 진정한 속편은 공각기동대(1995)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의 세계는 어떻게 될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죠. 그런

고민이 없는 건 SF라고 할 수 없다고 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3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8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615
123310 오늘 있었던 일... Apfel 2010.07.13 1660
123309 죽음의 데스, [6] catgotmy 2010.07.13 2785
123308 택배 직원 배달예정으로 넘어갔는데 왜 안올까요 [7] setzung 2010.07.13 2184
123307 여러 가지... [21] DJUNA 2010.07.13 4446
123306 오늘 동이... [25] DJUNA 2010.07.13 2004
123305 오늘 구미호 4회 [69] ginger 2010.07.13 2252
123304 [윈앰방송] 명곡의 향연 - 종료 [7] Ylice 2010.07.13 2048
123303 올해 그랜드민트 페스티벌 페스티벌 레이디는... [2] Rpgman 2010.07.13 3100
123302 필립모리스 보고왔어요 [4] 사람 2010.07.13 2414
123301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가 난리가 났구먼요 [1] 메피스토 2010.07.13 3403
123300 다음 드라마 스페셜 에피소드에서 백진희와 민지가 커플로 나오는군요. [5] DJUNA 2010.07.13 3746
123299 그, 전화 한번 빌려주기가 힘들어진 이유.. [32] 꽃사과 2010.07.13 4611
123298 트위터란 무엇이관대... [3] Apfel 2010.07.13 2585
123297 <AK 100>요짐보 잡담 [1] 룽게 2010.07.13 2345
123296 본격 연예인을 꾸짖는 기사 2탄 soboo 2010.07.14 2599
123295 공포에 눈이 멀면 진실을 보지 못하는 법이지 [2] 풀빛 2010.07.14 3107
123294 [Red] (2010) 대형 포스터, 브루스 윌리스 인터뷰 (상대역 메리 루이즈 파커에 대해) [1] 프레데릭 2010.07.14 2629
123293 <AK 100> 쪽 팔리는 쿠로사와 영화 리메이크들 & 나카다이 선생님의 자아도취 [7] oldies 2010.07.14 2786
123292 옆동네에서 타블로 글을 보고... [5] 늦달 2010.07.14 4492
123291 도움 요청요_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ost 효우 2010.07.14 222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