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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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에서 8월20일까지 전시합니다.

 사전예매는 이미 진작에 매진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장 선착순 매표도 있는거 같더군요.

 조금 놀라웠어요. 이 작가가 이렇게나 인기가 높을 작가였나? 


 30분 단위로 시간별로 예매를 하고 입장을 시킴에도 불구하고 관람에 살짝 불쾌감이 들 정도로 인산인해였습니다.

 17000원이나 하는 입장료를 받고 하는 시립미술관 전시임에도 입장객 수를 너무 많이 받는거 아냐? -_-;


 하지만 그림을 보기 시작하자 마자 ’뭐시 중한디?‘  관람모드에 바로 빠져 듭니다.

 1906년에서 1909년에 이르는 시기 파리에서 그린 픙경화의 스타일이 변해가는 과정이 흥미롭더군요.

 마치 처음 파리에 갔을때는 너무 좋아서 세상이 그저 아름답게 보이던 순진함? 이  보였다면 두번째 방문한 시기의 그림은 

 호퍼 특유의 건조한 고독함이 슬슬 베어 나오기 시작합니다. 파리의 진면목을 뒤 늦게 발견한건가? 이 양반 좀 순진한 타입인가? 싶었습니다 ㅋ


 역시 회화 작품은 직접 보고 감상해야 합니다.  도록이나 디지탈로 보는 것과는 그 차원이 달라요. 


 호퍼의 그림에는 많은 건축물들이 나오는데 그 건축물의 묘사가 범상치 않아요. 

 건축(설계)전문가 수준으로 건축을 이해하고 그리려고 엄청난 노력을 하였고 이번 전시회는 그런 노력을 수많은 스케치를 통해 시각적으로 잘 보여줍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이름은 몰라도 그 작품은 누구나 다 보았을 ‘Nighthawks’가 이번 전시에 없는 것이 너무 아쉽지만 이런 유명작가의 전시가 다 그렇죠 뭐….

 하지만 호퍼의 작품과 자료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휘트니 미술관이 참여한 전시여서 작가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큰 공부가 되는 좋은 전시기획이었습니다.

 물론 ’Nighthawks’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호퍼 특유의 현대사회의 서늘한 심상과 풍경들을 감상하기에 충분한 훌륭한 작품들도 적지 않습니다.

 기법이나 스타일 면에서 진부할 수도 있는 구상주의 회화이지만 보자마자 감탄사가 저절로 나옵니다.

 

 “예술에서 ‘삶’이란 단어를 경시해서는 안 된다

     삶에는 존재의 전부가 함축되어 있고

 예술은 삶에 반응해야 하지 삶을 꺼려서는 안 된다”  - 에드워드 호퍼

 - 1959년 6월 17일 휘트니 미술관 회의실 녹취록중


이번 전시회에서는 위 문장을 포함한 녹취록을 들을 수 있습니다.  호퍼의 육성을 들 을 수 있는거죠.

다큐멘터리 영상 빼고 2시간 30분 정도 관람한거 같은데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났나 싶을 정도로 몰입감이 좋은 전시였어요.

 

한편, 이 호퍼라는 분 장가를 정말 잘 가셨습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아내 조세핀 호퍼의 꼼꼼한 기록과 작품 해설 덕분에 콜렉션이 더욱 빛이 나기도 했지만

호퍼의 작품 전체가 선명한 줄거리와 헤드라인을 갖출 수 있었을거 같아요.  

그리고 뉴욕예술대 동문이기도 했던 조세핀은 매니저 역할도 훌륭하게 해내서 에드워드는 결혼후에 밥 먹고 작업하는 것 외에는 그 무엇도 신경 쓸 필요가 없었죠.

정말 부러운 인생 아닙니까?  세상이 아무리 아작이 나고 친지개벽을 하는 동안에도 꿈쩍도 안하는 잘난 20세기 초중반 미합중국의 중산층 예술가의 삶 자체가 부러울 수 밖에 없는데

거기에 장가까지 잘가서…. 아…-_-;; 골치 아프게 질투가 납니다.






2. 

우연히 2층에서 최민 콜렉션을 만났습니다.

얼마전에 평창동 아카이브에서 최민 콜렉션과 아카이브전을 보았는데 여기에서 또 하네?? 어??

그런데 서울시립미술관 평창동 아카이브는 연구자료 중심 전시였고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은 작품 위주였어요. 

이건희같은 탈세범죄자의 돈으로 처발은 콜렉션보다 최민의 콜렉션은 세계관의 깊이와 높이 측면에서 비교가 안되게 정말 좋습니다. 

여하간 평창동 아카이브와 시립미술관 콜렉션 둘 다 볼만합니다. 특히 시각매체 비평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강추합니다. 


특히 얼마전 개관한 평창동 서울시립미술관 아카이브관은 일부러 가볼만한 장소에요. 

가서 책만 읽어도 좋은데 미리 예약하면 특수자료를 신청하여 연구작업도 가능합니다. 그를 위해서 일반 열람실 외에  전문 연구실까지 마련해 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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