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드라마 참 재밌었잖아요. (저만 재밌었나요? 어린 마음에 재밌게 봤는데..ㅜㅜ)

뒤로 갈수록 질질 끌고 한회 한회 내용이 없어져서 부모님이 성토하시면서도 계속 보시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저희 아버지가 일찍 들어와서 야 빨리 그거 틀어보라고 한거 기억나요, 저녁이나 간식먹으면서 다 같이 봤었죠.

저희 아버지야 지금은 감성 폭발로 인해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는 신기생뎐을 보고도 눈물을 흘리시지만, 이제 저는 그렇게 만만한 시청자가 아니죶!

보고 또 보고에서 전 항상 금주의 편이었어요. 

대충 하도 예전에라 기억이 안나지만 금주는 많이 배우고 별로 할줄 아는거 없는 지망생인데 자기보다 못하다는 중론의 남자랑 만나고

은주는 간호사였나? 여튼 뭔가 둘째인데 굉장히 치여서 억척스럽고, 그걸 또 독하다고 싫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당당히 인생개척을 한다고 해야하나..

뭐 그런느낌이었죠. 집에서 금주가 공주라면 은주는 시다바ㄹ...

근데 전 늘 은주가 너무 얄밉더라구요.

억척스러운게 죄도 아닌데 어렸던 제 눈에는 너무 뭔가 부자연스럽게 아둥바둥 거리는 모습이 보기 싫었어요.

어느 순간 임성한 작가 드라마의 여주들은 다 음흉하게 억척스러운 면모들이 보여요.

전 신기생뎐을 제대로 쭉쭉 보진 않았지만 대충 무슨 내용인지도 알고 몇회씩 보곤 했는데

주인공 여자가 남자한테 잘 보이려고 데이트 전에 치밀하게 준비를 하더라구요.

(제가 제대로 봤나 모르겠는데 아수라백작 아들이 야구 좋아한댔나 뭐 공놀이 좋아한다고 했더니 여주가 연습합니다.)

또 신기한거 하나가 그 아다모가 본래 자기 친구(실제로는 사촌?)랑 연결되는 사람이었는데

시치미 떼고 초창기에 아다모 만난다고 자기 친구한테 절대 얘기 안하더라구요. 마치 신중해서 그러는 사람처럼. 능구렁이 같애ㅋㅋ

임성한 드라마 짜증나도 안 볼수가 없는게, 눈에서 레이저가 나와도ㅋㅋ가끔은 드라마가 보여주기 싫어하는 인간의 면모들을 정말 구체적으로 보여줘요.

일반적인 드라마에선 평범한데 뭔가 매력있는 여자가 재벌 2세와 만나는데

그 남자를 밀어내기도 하고 스스로 주제파악을 너무 잘하기도 하고 가끔은 돈의 위력 무시하기도 하죠.

현실에선 하다못해 내 눈에만 매력적인 남자랑 만나더라도 여러가지 노력을 하게 되는데 말이죠. 

근데 그런 연애전반에 깔렸던 좀 구차한 이야기들은 생략되고,

그냥 어떤 사려깊은 재벌남이 단순히 여자가 예쁜데다가 꼬인데 없어서 여주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거 보다보면 짜증나죠. 너무 부자연스러우니까.... 가끔은 설레지만..;;

대체 제 바낭은 어떻게 이렇게 산만한지;;

어쨌든 전 은주 비호감이었어요. 차라리 금주가 좋았어요. 근데 그당시 저희집 대세는 은주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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