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성향, 소개팅 그리고 티켓X이

2023.04.26 12:14

skelington 조회 수:267

집에도 못가고 야근 중인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이 시간에 설마 스팸전화인가? 싶어 조심스레 전화를 받아 봅니다.

“여보세요?”

“나 skelington씨네 집주인인데...”

헉! 집주인 번호를 저장을 안했구나... 서둘러 나머지 한손을 올려서 공손하게 전화를 받습니다.

“그 동네 집들 둘러보고 점검하는데 집을 좀 봐도 될까?”

유쾌하면서도 거절하기 어려운 톤의 목소리입니다.

다행히 마침 다음 날이 쉬는 날이라 괜찮다고 말합니다. 

면접같은 통화에 정신차리고 보니 아침 8시로 약속이 잡혀 있습니다.


다음날, 출근때 보다 더 일찍 일어나 집안 청소를 합니다.

8시, 벨이 울리고 집주인이 특유의 친화력 넘치는 인사를 하며 짐을 잔뜩 들고 들어 옵니다. 

편안하게 집을 둘러 보시라는 말에

“집은 됐고, 아침이나 같이 먹어요. 이건 내가 직접 만든 흑임자 소스인데....”

어제 통화중 아침 먹느냐는 질문에 분명 안먹는다고 한것 같은데 지금 그게 뭐 중요한건 아니죠.

그리고 가끔 본가에 가면 늙은 어머니가 간곡히 부탁해도 거절하던 그 아침을 먹기 시작합니다.


한시간 반 정도 되는 장대한 아침 식사동안 당신의 인생사 전반과 제 신상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다뤄졌습니다.

“우리 큰 딸 살아있으면 딱 맞는 나이인데.” 가 대화마다 반복됩니다.

마지막에는 당신의 친구분들에게 사람을 물색해보라고 전화를 돌립니다.


마침내 기도원에 단식기도 하러 갈 시간이 되었다고 급하게 작별인사를 나눕니다.

오전에 조깅 나갈 계획을 취소하고 침대에 눕습니다. 에너지 소모는 이미 하프 마라톤 급이었으니까요.


”휴우“


시간은 흘러가고 그 사건이 기억에서 잊혀질때쯤 아침부터 전화가 울립니다.

전날 회식을 하고 또 마침 쉬는 날이라 속풀이 짬뽕을 픽업하러 나가는 이 아침에 누가?

전화엔 ’집주인‘이라고 뜹니다.


-계속-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91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43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295
123390 오늘 있었던 일... Apfel 2010.07.13 1660
123389 죽음의 데스, [6] catgotmy 2010.07.13 2785
123388 택배 직원 배달예정으로 넘어갔는데 왜 안올까요 [7] setzung 2010.07.13 2184
123387 여러 가지... [21] DJUNA 2010.07.13 4446
123386 오늘 동이... [25] DJUNA 2010.07.13 2004
123385 오늘 구미호 4회 [69] ginger 2010.07.13 2252
123384 [윈앰방송] 명곡의 향연 - 종료 [7] Ylice 2010.07.13 2048
123383 올해 그랜드민트 페스티벌 페스티벌 레이디는... [2] Rpgman 2010.07.13 3100
123382 필립모리스 보고왔어요 [4] 사람 2010.07.13 2414
123381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가 난리가 났구먼요 [1] 메피스토 2010.07.13 3403
123380 다음 드라마 스페셜 에피소드에서 백진희와 민지가 커플로 나오는군요. [5] DJUNA 2010.07.13 3746
123379 그, 전화 한번 빌려주기가 힘들어진 이유.. [32] 꽃사과 2010.07.13 4611
123378 트위터란 무엇이관대... [3] Apfel 2010.07.13 2585
123377 <AK 100>요짐보 잡담 [1] 룽게 2010.07.13 2345
123376 본격 연예인을 꾸짖는 기사 2탄 soboo 2010.07.14 2599
123375 공포에 눈이 멀면 진실을 보지 못하는 법이지 [2] 풀빛 2010.07.14 3107
123374 [Red] (2010) 대형 포스터, 브루스 윌리스 인터뷰 (상대역 메리 루이즈 파커에 대해) [1] 프레데릭 2010.07.14 2629
123373 <AK 100> 쪽 팔리는 쿠로사와 영화 리메이크들 & 나카다이 선생님의 자아도취 [7] oldies 2010.07.14 2786
123372 옆동네에서 타블로 글을 보고... [5] 늦달 2010.07.14 4492
123371 도움 요청요_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ost 효우 2010.07.14 222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