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36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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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과 다르게 2편은 바로 비디오 출시로 직행했다더라... 는데요. 영화 상태를 보면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 1편의 엔딩에서 대략 8개월이 흘렀다고 주장하며 시작합니다. 당연히 죽었어야 할 미친 과학자 허버트는 어쨌든 죽는 장면은 안 나왔으니 멀쩡히 살아 있구요. 대놓고 살아 남았던 댄도 당연히 살아 있구요. 둘이 함께 외국의 전쟁터에서 군의관을 하고 있는데... 역시나 허버트는 여기서도 초록초록한 형광 물질을 시체들에게 주입하며 놀고 있네요. 근데 되게 무의미하게 이 장면은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암튼 둘은 의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미스카토닉대 병원에서 일하고 있어요. 전편도 배경이 미스카토닉대였는데 이번엔 분교 쯤 되는 모양입니다. 그런 것치곤 생긴 게 지나치게 똑같지만 대충 넘어가구요. ㅋㅋ 암튼 전편의 그 난리 소동에도 불구하고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고 사이 좋게 같은 병원에 취직한 이들은... 일단 댄은 훌륭한 의사가 되려고 애쓰는 가운데 전편에서 세상을 떠난 자신의 애인 멕을 떠올리게 하는 환자 하나에게 단단히 꽂혀 있구요. 허버트는 당연히 시체 도둑질을 자행하며 형광 녹색 놀이 중입니다. 그 와중에 전편에서 와지끈 펑 하고 터져 버렸던 게 분명한 1편의 빌런 박사님 머리통이 시치미 뚝 떼고 살아 돌아와서 복수를 꿈꾸는데... 웃기게도 이 분이 뭘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허버트와 댄은 계속되는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다 허버트 때문이죠 뭐. 어쨌든 이들의 목표는 전편에서 사망한 멕의 심장을 활용한 멕 부활 프로젝트!!! 과연 이들은... 음... 어떻게 될지 궁금하진 않지만, 암튼 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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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과 마찬가지로 우주 민폐 캐릭터 허버트... 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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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보면 1편에서 그 꼴을 당하고도 계속 절친으로 함께 지내며 하자는 거 다 따라주는 댄이 더 나쁩니다.)



 - 1편과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도 러브크래프트 이름을 제목에 당당하게 박아 넣고 시작하는데... 음. 뭐 잘못된 건 아니지만 좀 웃기기도 하구요. 영화를 보다 보면 '러브크래프트가 이런 이야기를 썼을 리가 없어!!' 라는 생각이 계속 들거든요. ㅋㅋㅋ 확인해보니 러브크래프트가 썼던 작품의 캐릭터와 설정을 아주아주아주아주 살포시 갖다 쓰면서 거의 대부분을 그냥 창조해 낸 이야기라고 하네요. 뭐 가져온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고 제작진이 러브크래프트 팬이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뭔가 러브크래프트스런 분위기가 충분했던 1편에 비해 이번 영화는 그런 느낌이 거의 사라져 버려서 좀 어색하단 생각이 들어요.


 근데 사실 1편 대비 가장 큰 변화는 감독의 교체입니다. 원래 감독이었던 스튜어트 고든은 떠났고, 원래 제작자였던 브라이언 유즈나가 감독을 맡았어요. 그리고 1편에서 가장 비싸 보였던 포인트인 바바라 클램턴도 떠났네요. 이 영화 1편 이미지로 굳어지는 걸 원치 않았다나봐요. 뭐 대충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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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램턴 여사님 대신에 나오신 이 배우님은 아쉽게도 비주얼이나 연기로나 원조에 비할 느낌은 아니었구요. 뭐 캐릭터 자체가 잉여라서 그런 게 크겠지만요.)



 - 에... 안타깝게도 그렇게 좋은 이야기를 해 줄만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이야기가 너무 허접해요. 이게 원제 느낌 그대로 (The Bride Of Re-Animator 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흉내를 내는 이야기인데. 그 '신부'가 완성되는 게 영화의 클라이막스 부분이에요. 그리고 시작부터 거기까지를 주인공들을 쫓는 형사, 그리고 허버트에게 앙심을 품은 1편 빌런의 머리통(...) 이야기로 때우는데 이게 별 재미도 없을 뿐더러 되게 산만하고 알맹이가 없어요. 그 누구의 드라마도 진지하지 않고 관심도 안 가며 재미도 없는데 그나마도 이 얘기 저 얘기를 맥락 없이 오가느라 정신이 없거든요. 1편은 되게 뻔하고 어설픈 이야기였지만 그래도 나름 공감 가능한 진지한 고민에 빠져 있는 주인공 댄의 이야기가 기둥 역할을 해줬는데 2편의 댄은 그냥 바보입니다. 대체 뭐하는 놈인지 모르겠더라구요. 하긴 뭐 1편의 그 난리를 겪고도 여전히 허버트와 사이 좋게 동거하는 것만 봐도 이미 제정신은 아닌 거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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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부터 끝까지 머리통으로만 나옵니다. ㅋㅋㅋㅋㅋ 고생이 많으셨을...)



 - 뭐 그렇게 별로 알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도 않은 이야기를 한 시간쯤 버티고 나면 기나긴 클라이막스가 펼쳐집니다.

 근데 여기는 꽤 괜찮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그러니까 1편을 즐겁게 본 B급 호러 팬들이 즐거워할만한 것들이 가득하거든요. 1편 못지 않게 창의적으로 어이 없고 불쾌한 고어씬들이 1편보다 조금 발전한 특수 효과로 펼쳐지구요. 물량 측면에서도 1편 못지 않게 쏟아 부어대니 볼 거리는 많습니다. 1편도 그랬듯이 '요즘의 멀쩡한 호러 영화들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종류의 것들이어서 나름 시청한 보람은 챙길 수 있었구요. 또 전반적으로 1편 대비 코미디가 강해진 영화의 분위기대로 그 와중에 악취미 개그씬들이 계속 들어갑니다. 그래서 아주 훌륭한 것까진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조금은 영화 인상이 좋아지면서 끝이 났네요. 그렇긴 한데... 그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의 허술, 허접함을 다 커버해 줄 정도는 아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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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클라이막스의 난장판 하나는 1편보다 많이 부족하지 않다 싶을 정도로 괜찮았어요. 그 전까지가 워낙 구려서 그렇죠.)



 - 더 길게 적을 이야기가 없네요.

 그냥 1편의 영광에 기대어 나온 많이 모자란 속편입니다. 

 1편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줬던 뉴비들의 넘치는 열정!! 은 여전히 적잖이 느껴집니다만 그래도 퀄이 많이 열화됐구나... 라는 느낌이 확연해서 크게 재밌게 보진 못했어요. 그래도 이 시절 B급 호러 팬이라면 클라이막스의 대환장 고어 잔치는 정겨운 마음으로 흐뭇하게 봐 줄만... 은 하겠습니다만. 그 이전까지 한 시간의 산만함과 지루함을 생각하면 누구에게든 추천은 못 하겠네요. 그냥 '3편에 대한 미련을 접게 해줬습니다'라는 데 의의를 두고 대충 잘 봤습니다. ㅋㅋ




 + 근데 아무리 봐도 주인공들이 함께 사는 집이 1편에 나온 그 집이랑 똑같아 보인단 말이죠... 설정상으론 전혀 다른 동네인데. 제작비 절감이었을까요 아님 팬들에게 잔재미를 주기 위한 거였을까요. ㅋㅋ 암튼 영화가 이런 식이니 이게 속편인지 리부트인지 살짝 헷갈리는 기분이었네요. 뭐 전편에선 의대생이었던 주인공들이 그 난리를 겪고도 해외 파병까지 다녀와서 정식 의사로 자리 잡고 일하는 데 걸리는 세월을 8개월로 잡아 놓을 정도로 아무 생각 없는 이야기라 이런 거 따져보는 게 무색하긴 합니다만;



 ++ 아무 죽은 생체 조직에다가 대충 뿜뿜 해주면 몇 초만에 막 살아 움직이게 하는 마법의 약물! 을 독자적으로 개발해낸 사람치고 허버트는 너무 괴상하게 행동하긴 하죠. 각본가도 그게 신경 쓰였는지 이번 편에선 "그냥 그 기술을 발표하고 그걸로 떼돈이나 벌어!" 라는 대사를 넣어주긴 합니다만. ㅋㅋ 그렇게 '나는 과학자라고!'라는 자부심을 뿜뿜하는 인간이 연구비의 중요성을 너무 간과하더라구요. 하긴 뭐 이 인간이 과학자답지 않게 행동하는 게 이것 뿐이겠습니까만...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허버트는 계속 병원의 시신, 시신의 조각들을 훔쳐서 소생 실험을 하는데요. 이 놈의 최종 목표는 인체를 조각조각 모아 이어 붙인 걸 하나의 인간으로 되살려내는 겁니다. 그러다 멕의 심장을 발견하고 그걸 댄을 유혹하는 떡밥으로 삼죠. 니 애인 심장으로 새 사람을 만들어낼 거라고! 그 와중에 댄은 종군 기자로 전쟁터에서 만났던 프란체스카라는 여성의 적극적 대시에 홀딱 넘어가서 사랑에 빠지는데... 동시에 세상 떠난 멕을 떠올리게 하는 여성 환자 하나에 꽂혀 있습니다. 이봐 둘 중 하나만 하라고! 라는 심정입니다만. 암튼 그 와중에 형사님 하나가 이들을 의심하며 주위를 맴돌고, 또 1편의 빌런 머리통은 1편의 대참사 현장에서 줍줍한 형광 초록 액체를 자신에게 주사한 의사에게 어마어마한 잔소리를 해가며 허버트에게 복수할 셔틀로 삼으려고 해요.


 그러고 대충 아무 사건이나 막 벌어지다가... 형사는 허버트의 비밀을 알게 되지만 결국 허버트에 의해 살해당하고. 그걸 또 허버트가 액체로 살려내자 헐레벌떡 도망가서 길을 헤맵니다. 근데 그 때쯤에 자길 살려준 의사에게 버림 받은 (문자 그대로 휴지통에 처박힙니다 ㅋㅋ) 빌런 머리통이 무슨 텔레파시 같은 걸 쏴서 부활 형사는 빌런 머리통의 부하가 되구요. 또 대략 이 때쯤에 댄이 꽂혀 있던 환자가 병으로 죽습니다. 당연히 허버트는 그 시신을 빼돌려서 사지 합체 조립식 인간 재료를 완성하겠죠. 그러고 댄에게 '니 애인 살려내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함께 하시지?'라고 꼬시구요.


 그래서 아주 쉽게 넘어간 댄과 함께 허버트는 드디어 '리애니메이터의 신부'를 (아주 흉측한 비주얼로) 살려내는 데 성공합니다만. 그때 마침 빌런 머리통이 부하들을 끌고 집에 쳐들어와서, 여기에 또 타이밍 좋게 찾아 온 프란체스카까지 얽혀서 저택은 난장판이 됩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멕을 심장을 갖고 부활한 환자님은 자신의 흉측한 비주얼과 자신을 거부하는 댄에게 상처 받아서 스스로의 몸을 잡아 뜯어 분해해 버리고는 멕의 심장을 꺼내 들고 내밀며 죽어요. 이와 동시에 허버트가 그동안 실험하고 몰래 내다 버린 흉측한 부활 시체들 + 빌런 머리통과 부하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난장을 부리다가 허버트의 지하 연구실은 붕괴하구요. 허버트는 쏟아지는 천장 돌무더기에 깔려 리타이어. (여전히 죽는 모습은 안 보여줍니다. ㅋㅋ) 댄은 프란체스카와 함께 구사일생으로 살아 나와 감격의 포옹을 하구요. 그때 지하 돌무더기에 깔려 있는 빌런 머리통이 껄껄대고 웃는 모습을 보여주며 엔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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