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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의 죽음]

아만도 이아누치의 [스탈린의 죽음]은 근래 들어 가장 섬뜩하게 웃기는 블랙 코미디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1953년 초 스탈린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그의 최측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혼란과 요지경을 보다보면 절로 웃음이 나오지만, 이는 결코 편한 웃음은 아니고, 영화는 날선 유머 감각을 연달아 발휘하면서 호러와 코미디 사이를 능란하게 오갑니다. 스티브 부세미, 올가 쿠릴렌코, 마이클 팰린, 제이슨 아이작스를 비롯한 다양한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도 좋은데, 괜히 가짜 러시아 억양 쓰지 않고 본인들 각자 원래 억양으로 자연스럽게 밀고 가는 게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나저나, 영화를 보는 동안 이게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란 생각이 문득 들었는데, 왜 그런지는 아마 짐작 가실 겁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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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매치]

넷플릭스 영화 [퍼스트 매치]는 전형적인 소녀 성장담입니다. 브루클린에 사는 고등학생 흑인 소녀 모는 감옥에서 막 나온 전직 레슬링 선수 아버지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학교 레슬링 팀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남학생들로만 구성된 팀이다 보니 처음엔 다들 어색하고 불편해 합니다. 하지만, 열정과 노력 덕분에 결국 그녀는 팀의 일원으로 인정받게 되고, 그에 따라 그녀 아버지와 좀 더 가까워지는 듯하지만, 당연히 현실은 그녀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지요. 이야기가 후반부에 가서 덜컹거리는 게 흠이지만, 상당한 사실적 분위기와 주연 배우 엘비레 에마누엘의 성실한 연기를 고려하면 한 번쯤 볼 만합니다. 익숙하고 뻔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좋은 인상을 남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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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다이어리]

 넷플릭스 영화 [H 다이어리]는 한 상황을 갖고 70여분 동안 죽 굴려갑니다. 남자친구를 위한 깜짝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있던 주인공 케이트는 남동생 세스의 마약중독 문제로 인해 참으로 골치 아픈 저녁을 보내게 되는데, 이 상황을 지켜보시면서 중독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민폐가 될 수 있는 지를 잘 체감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이는 결코 유쾌한 경험은 아니지만, 애비 제이콥슨과 데이브 프랑코 간의 좋은 연기 호흡 덕분에 영화는 꾸준히 우리 관심을 붙잡아가고, 덕분에 짧은 상영 시간은 비교적 잘 흘러가는 편입니다. 간간히 작위적인 구석들이 눈에 띠지만 전반적으로 꽤 깔끔한 소품이니, 괜히 툴툴거리지 않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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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Were Never Really Here]

 린 램지의 신작 [You Were Never Really Here]의 이야기와 캐릭터 설정은 겉보기엔 상당히 전형적입니다. 어두운 과거에 사로잡혀 있는 불안하고 폭력적인 주인공이 뉴욕 시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한 십대 소녀를 구출하려고 하는 걸 보다 보면 [택시 드라이버]뿐만 아니라 [테이큰]과 다른 비슷한 액션 스릴러 영화들이 자동적으로 연상되거든요. 하지만, 영화는 괜히 폼 잡거나 흥분하지 않는 가운데 담백하지만 동시에 강렬한 순간들로 나름대로의 개성과 스타일을 구축해가고, 본 영화로 깐느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호아킨 피닉스의 과시 없는 연기는 이를 든든히 지탱합니다. 물론 여전히 상대적으로 건조한 아트하우스 영화이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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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 플레이스]

 [바바둑], [팔로우], [더 위치], 그리고 [잇 컴스 앳 나잇]처럼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여러모로 매우 효율적인 호러 영화입니다. 영화는 간단한 설정을 갖고 긴장감 넘치는 SF 호러 드라마를 90분 동안 자아내는데, 영화 속 여러 중요 장면들을 보는 동안 저와 다른 관객들은 절로 조용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보고 나서 여러 미심쩍은 구석들이 눈에 띠긴 하지만, 잘 만든 호러 영화라는 점은 변함없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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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꺼풀]

[지슬]의 감독 오멸의 최근작 [눈꺼풀]은 [지슬]처럼 어느 정도의 인내심이 요구되는 예술영화입니다. 영화는 이야기보다는 분위기에 더 중점을 둔 가운데 중심 소재는 후반부에 가서야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거든요. 이 때문에 좀 답답해하실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담담하게 전달되는 감정은 상당한 여운을 남깁니다. 참고로, 영화는 2015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었지만 이제야 국내 개봉되었는데, 중심 소재를 고려하면 적절한 때 개봉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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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 스토리]

공교롭게도 [원더 우먼]과 같은 해에 개봉한 [원더우먼 스토리]는 원더 우먼을 창안한 윌리엄 몰튼 마스턴과 그와 인생을 함께 한 두 특별한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인습에 얽매이지 않은 그들 간의 진보적이면서도 킹키한 관계에 집중하면서 영화는 어떻게 마스턴이 자신의 두 여인들을 통해 원더 우먼에 대한 영감을 얻게 되는지를 재미있게 보여주지요. 후반부에 가서 상대적으로 좀 심심해지지는 게 단점이지만, 주연배우들의 좋은 연기는 이를 잘 보완해주는 편이고, 그 결과 영화는 [원더 우먼]과 함께 챙겨볼 만한 수작으로 다가옵니다. 보고 나시면, 원더 우먼이 전보다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보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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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태나] 

원제가 [Hostiles]인 [몬태나]는 모범적인 현대서부극으로써 할 일을 다 합니다. 일단 그 넓고 황량한 자연 풍경들로 분위기를 잘 잡는 가운데, 한 길고 위험한 여정을 거치는 캐릭터들을 진중하게 굴려가면서 여러 좋은 순간들을 자아내지요. 그 결과물은 딱히 새로운 건 아니지만, 여전히 꽤 흥미로운 수작인 가운데, 적절히 캐스팅된 출연 배우들의 연기도 볼 만합니다. 기성품이지만 잘 만든 기성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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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못]

 개인적 이유로 그다지 좋게 볼 수 없는 영화들을 간간히 마주치곤 하는데, [수성못]은 그런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자살과 같은 어두운 소재를 갖고 코미디를 하는 거야 반대하지는 않지만, 사적 경험 때문에 영화가 별다른 이해와 공감 없이 소재를 경박하게 다루는 게 불쾌했고, 그러니 이야기와 캐릭터의 얄팍함이 더 눈에 띠었습니다. 형편없지는 않은 가운데 주연 배우 이세영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지만, 그 기분 나쁜 경험은 아직도 잊기 힘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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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엔드]

미카엘 하네케의 [해피 엔드]는 그의 대표작들인 [히든], [하얀 리본], 그리고 [피아니스트]처럼 별로 정이 안 가는 인간들을 냉정하게 관조합니다. 겉보기엔 멀쩡한 상류층 가족이 여러 모로 문제 많은 콩가루 가족임이 서서히 드러나는 동안, 영화는 하네케 영화답게 여러 날선 순간들을 선사하지만, 앞에서 언급된 그의 대표작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흐지부지한 인상을 줍니다. 지루하지 않은 가운데 이자벨 위페르를 비롯한 실력파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2% 부족한 인상을 남깁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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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부탁]

[당신의 부탁]은 처음에 뻔해 보였지만 예상보다 많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어쩌다가 같이 살게 된 두 다른 주인공들 간의 서먹한 관계를 지켜보는 동안 영화는 담담한 일상 분위기 속에서 여러 좋은 감정적 순간들을 자아내고, 임수정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꾸밈없는 연기도 여기에 한 몫 합니다. 참고로 본 영화는 감독 이동은의 두 번째 장편 영화인데, 두 달 전에 개봉한 그의 전작 [환절기]를 한 번 꼭 챙겨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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