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는 초대장정의 막을 내린 왕좌의 게임에 대한 읽을거리가 쏟아지고 있는데 

한국에는 제대로 방영도 안되었고 별 이야기가 없어서 서운하네요.

피날레를 그럭저럭 좋아한 사람들은 대개 조용하고 싫어한 사람들의 감정이 강력하게 넷을 뒤덮고 있는 이 와중에

초긍정 인간 애니하우는 혼자 블로그에다가 등장 인물 별로 작별 인사를 나누다가 내가 왜 나쁘지 않게 봤는지 더 끄적거리고 싶어졌어요.


- 브랜이 왕이된 게 좋아요.

장애인 Crippled 이 왕이되었다는 거 좋아요.

기대를 배반해서 좋아요. 타르가리엔이고 뭐고 엿먹으라는 거 좋아요.

억압의 수레바퀴 Wheel는 절대 권력이 항상 앞장서서 밀고 갔던 거고.

브랜이 식물왕이라는 얘기가 있던데 더 좋아요. 이제 의회가 있는거죠.


-티리온이 살아 남은 게 좋아요.

Imp가 왕의 수관이라는 거가 좋아요.

파묻힌 서세이와 제이미 보고 울 때 나는 거기서 끝나는 줄 알았어요.

나같으면 그냥 같이 쓰러졌을 것 같거든요. 생존의지가 좀 약한듯.

감옥에 갇힌 것도 좋고 자진하지 않고 거기서 생각이란 걸 했다는 것도 좋아요.

아마 와인이 없어서였는 듯.

티리온이 형편없는 수관에 지혜도 없다고 비판받았는데

재기의 기회가 주어진게 좋아요. 살아남의 단 하나의 라니스터.


- 샘웰 탈리가 민주주의 얘기했다가 완전 웃음거리 된 것도 좋아요.

권력의 다스림을 받는 하층계급 서민에게도 누가 왕이 되면 좋겠는지 묻자고

혁명적인 말을 하자마자 웃음거리가 되죠. '차라리 개에게 물어' '내가 키우는 말이 낫겠다'

그래 거기까지는 아직 너무 멀었죠.

공화정, 또는 카운슬. 영주들의 회의가 앞으로는 힘을 더 발휘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샘웰 같은 사람이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할 테고 계몽가의 전신이 되겠죠?

무력하다고 나이트 워치에 유배되었다가도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은 샘웰이 카운슬에 있어서 좋아요.


-존, 아에곤 타르가리엔이 나이트워치가 된 게 좋아요.

다스릴 생각이 없는 착한 사람, 자신에게 맞는 곳으로 돌아가서 평화를 누릴 것 같아 좋아요.

이그리트 같은 여성을 또 만나게 될지도 모르죠. 

한쪽 귀없는 고스트가 존의 친구가 되어주겠죠. 야인들과.

순박한 연기력의 키트 해링턴에게 어울리는 결말이었던 것 같아요.


-대니가 그렇게 가정폭력으로 파트너 살인을 당한건 정말 안타깝고 싫어요.

그런데 드로곤이 데리고 날아가서 좋아요.

아무데나 웨스트로스에 묻히는 게 아니라 다른 곳에 가서 살아남을 수도 있고

신이 될 수도 있겠죠., (막말)

대니는 웨스터로스에 속해있지 않아요. 외인부대와 용병과 함께 온 이방인이었죠......

드로곤이 효도해서 좋아요.


-철왕좌 녹아버려 좋아요.

젠장할 그 Throne 꼴도 보기 싫어.

그 똑똑한 용이 그 왕좌가 문제라는 걸 알아버렸어요.

존 스노우를 드라카리스 해버리는 대신이 왕좌를 녹인 설정이 좋아요.

아무도 그 자리에 앉지 못하는 것이 좋아요.

절대 권력이 절대 무기에 의해 해체되어서.

권력이 나눠지고 조그마해질 시작 단계 같아서 좋아요.


-산사가 여왕이 된 거 참 좋아요.

차갑지만 잘할 것 같아요. 다스리는 게 뭔지알 것 같고.

독립된 북부는 스코틀랜드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그 프라이드....!

산사의 대관식에서 생머리를 그대로 내려 옛날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오마주를 한 것도 좋아요.

Sexually abused라는 이유로 엘리자베스를 반대한 세력이 있지만 나는 순수한 처녀왕이라는 표시로 생머리를 내려 왕관을 쓴 엘리자베스

산사도 그 이미지 그대로 가져왔어요. 너무 멋있어요.


-아리아가 떠난 것도 좋아요.

아버지 대신이었던 클레게인에 마지막으로 고맙다고 하죠.

이 장면을 그토록 오래 기다려왔나봐...ㅜㅜ

우리의 방랑자 아리아는 웨스터로스의 서쪽으로 향하죠.

이봐, 지구는 둥글다고 다시 에소스로 돌아올지도 몰라.ㅜㅠ

아리아. 살아 있어서 좋고. 그 리스트 이젠 외울 필요 없어서 좋아.


-브리엔 Brienne이 역사서술자라 좋아요.

싸움만 잘하는 게 아니라 역사에 대한 기억이 정확하고

글씨가 너무나 아름다와서 좋아요.

기록으로 남겨지는 자가 승리하죠.

제이미 라니스터에 대한 경애심이 그 장면에서 고대로 느껴졌어요.


-마지막으로 카운슬이 지루해서 좋아요.

전쟁 때의 카운슬과 평화시의 카운슬은 다르죠.

상수도 정비와 군사 작전은 긴장도가 다르죠.

상수도에 대해서 시시콜콜하게 따진 그 지루한 킹스랜딩 6왕국의 카운슬이 좋아요.

맘에 들어. 이제 지식인들의 시대며 행정가들의 시대이죠.

브로델만 정비해봐라 그냥. 브리엔이 가만안둘거야!!


저 정말 이 시리즈를 사랑했나봐요.

쓰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나려고 해.


지난 10년 동안 캐릭터도 멘붕되었지만 우리도 많이 바뀌었죠.

이젠 젠더나 인종적인 안배가 없는 환타지, 절대 순혈 구세주가 세상을 구원하는 얘기 저에게 별 매력이 없네요.

이런 시시한 피날레가 전 좋았어요.

작가들이 자신의 팬픽을 완성했어요.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것을 쓰든 말든.

수고했어. D&D 

조지 마틴의 피날레를 읽고 싶어요. 온갖 수다가 다 들어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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