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ing 오리지널 드라마입니다. 제작이 스튜디오 드래곤이네요. 원작은 동명의 웹툰이라고 하는데 웹툰은 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1기 6화 2기 4화로 총 10화인데, 2기의 에피소드 별 러닝 타임이 조금 이상합니다. 이건 뒤에서 좀 더 부연 설명을..
어느 날부터 외계에서 왔다고 추정되는 보라색 구가 지구 곳곳의 하늘 위에 떠 있습니다. 한동안 아무런 조짐이 없던 그 구들은 어느날부터 지상으로 낙하하고 거기서 외계 생명체들이 튀어나와 인간을 살육하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그것들을 '구체'라고 부르고 거기에서 튀어 나온 생명체들도 '구체'라고 부릅니다. 사실상 그 생명체들의 집합체가 구였으니 그럴듯한 설정이긴 한데, 생명체들의 모양과 구체라는 이름은 영 맞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그 구체들에 맞설 병력 부족을 이유로 전국의 고등학교 3학년생까지 징집을 합니다. 수능 가산점을 준다는 미끼를 써서 말이죠.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들인 성진고 3학년 2반 학생들은 몇몇을 제외하고 덥썩 이 미끼를 물어 입대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성진고 3중대 2소대가 되죠. 신병 훈련을 받고 어찌저찌해서 실전 경험도 하고 고립도 되고 여러 가지 일들을 겪는다는 게 대략적인 줄거리입니다만..
드라마의 트레일러나 홍보 이미지는 대략 배틀 로얄을 지나치게 의식했다 싶을만큼 유사합니다. 단지 배틀 로얄이 서로 죽이는 서바이벌이었다면 여기서는 협력해서 적을 물리치며 살아남아야 하는 서바이벌이란 점이 다를 뿐이죠.
전체적인 배경 이미지는 좀비물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패턴을 따릅니다. 그러나 적들은 좀비는 아니고 에일리언이다 보니 친구가 좀비가 됐다류의 서사는 없어요. 더군다나 열화우라늄탄에 스치기만 해도 산산이 분해되어 사라지는 구체 괴물들 - 이건 아마 제작비 절감 차원인 것 같아요. 잔해를 남기면 그것도 일일이 제작해야 하니 - 은 아무런 죄의식 없이 학생들도 총을 쏘게 만듭니다만..
그래서 드라마를 전개시키는 주된 갈등은 아이들끼리 다툼.. 집에 가자 - 일단 전쟁에 참가하자 가 됩니다. 어른들은 주로 강압적인 사회시스템을 의인화한 듯한 납작한 캐릭터들로 그려지고 거기서 예외로 인간적인 풍미 한 숟갈 내지 한 국자씩 곁들인 어른들이 몇명 나와요.
일단 1기의 전개는 그럴 듯하고 특히 신병 훈련의 디테일들이 조금씩 살아 있어서 볼만하며 캐릭터들 간의 합과 그 리듬도 괜찮습니다. 지나치게 먼치킨과 비장함, 인간미를 두루 갖춘 주인공스러운 직업군인 소대장만 빼면 말이죠.
그러다 2기에서 갑자기 드라마 호흡이 이상해집니다. 사실 줄이면 한 2회분 에피소드로도 충분할 것을 지나치게 늘리다보니 캐릭터들이 마구 붕괴됩니다. 2기의 에피소드 러닝 타임을 보면 앞의 3개는 짧고 마지막화는 너무 깁니다. 그리고 특히 마지막화는 너무 배틀 로얄스러워요. 과거 회상 장면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교실의 총격씬도. 아마 드라마 대본이 나중에 조금 바뀐 게 아닌가 합니다. 이미 찍어놓은 장면을 잘라내고 갈등을 증폭시키려고 등장 인물들의 감정 고조를 하나하나 묘사하려니 장면이 길어지고..그래서 편집이 이상해지니 호흡이 이상해지고 지나치게 등장인물 간 상황을 설명하려다 보니 캐릭터가 왔다갔다 합니다. 그래서 솔직히 8~9화는 중간 중간 스킵하면서 봤습니다.
마지막화는.. 개인적으로 논란의 그 장면이 그나마 처절함을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전쟁이 비극적인 건 일상이 순식간에 파괴되기 때문이죠.
어쨌거나 명작이나 수작이랄 수는 없지만 기억에 남는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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