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오늘의 일기...

2017.11.19 22:27

여은성 조회 수:669


 1.빌어먹을 첩보 드라마나 액션 영화에서 '맙소사, 부러진 갈비뼈가 내장을 찔렀어!'라는 말은 곧 '넌 절대 죽지 않아.'란 말과 같죠. 이건 완전 프로파간다예요. 온갖 만화와 드라마, 영화에서 늑골을 다친 건 아무것도 아닌 거라고 전세계적인 세뇌를 걸고 있는 거라고요! 30년동안 저런 프로파간다에 속아 왔었다니 너무 화가 나요.


 갈비뼈가 부러진 것도 아니고 약간만 금이 가 보니 알겠거든요. 앞으로는 모든 드라마와 모든 영화에서 갈비뼈가 다치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자막으로 경고해줘야 해요. 


 '이 장면은 실제와 다릅니다. 절대로 갈비뼈를 다치지 마십시오. 분명히 경고했습니다. 갈비뼈를 다치면 매우 아플 겁니다.'



 2.오늘은 듀게 모임에 갔다왔어요. 아침부터 딸꾹질을 할 때마다 몸 속에서 폭탄이 터지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갔다 왔죠. 지방에서 올라온 듀게러가 있어서요. 사실 나가면서 기분이 좀 좋았어요. 롱패딩을 입었거든요. 요즘 유행하는 롱패딩을 입으니 나도 주류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 같아서 기뻤어요. 


 '난 지금 다수에 속해 있어. 나도 이제 주류인거야. 감히 아무도 나를 힙스터라고 부를 수 없을거야.'


 라고 기뻐하며 롱패딩을 입고 약속 장소에 갔죠. 하지만 모임 장소에서 의자에 앉을 때 체축이 꼬여버렸어요. 너무 아파서 비명을 질렀어요. 식당의 사람들이 돌아볼 정도로요. 비명을 지른다고 해서 아픔이 덜해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비명을 질렀죠.



 3.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 같으니까 쓸께요. 모임에서 듀게 사람들의 뒷담화를 하고 싶어서 자꾸 뒷담화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끝끝내 실패했어요. 모임에 나온 너무 착한 듀게 사람들은 내가 뒷담화를 시도하려고 할 때마다 정색하며 '여기 없는 사람 얘기는 하지 말죠.'라고 했죠. 


 아니...아닐 거예요. 뒷담화를 좋아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잖아요. 그들은 그렇게까지 착해서 그런 게 아니라 아마 나를 이중스파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걸 거예요. 그렇죠? 내말 맞죠?


 사실 이런 걸 쓰면 누워서 침뱉기지만 그래도 써보고 싶었어요. 오늘 모임에 나온 듀게분들은 날 빼고는 그래도 착한 사람들이었다고 듀게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요. 꼭 일기에 써서 알리고 싶었어요.   



 4.휴.



 5.모임에서 돌아오며 피트니스에 갔어요. 지난 몇년간 50번대의 락커키만 받아 왔는데 문제는, 50번대의 슈즈 락커를 열려면 몸을 굽혀야 해요. 몸을 굽힌다는 건 몸을 굽힐 때 집중력을 0.1초라도 잃으면 갈비뼈가 비명을 지른다는 뜻이고요.


 그래서 30번대 락커를 받아서 옷을 갈아입고 사이클머신에 앉았어요. 사이클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믹스나인을 보려고요. 믹스나인을 보다가 너무 어이없어서 그냥 일어났어요.


 다시 원래 옷으로 갈아입고 신발을 신었는데 신발 뒷굽이 꺾여버리고 말았어요. 



 6.좀 고민했어요. 몸을 굽혀서 꺾여진 뒷굽을 바로잡을까 말까를요. 그야 운이 좋으면 몸을 굽혔다가 아무 일도 없이 몸을 일으킬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몸 속에서 폭탄이 터지는 느낌을 다시 맛봐야 하고요.


 위험을 감수할 수가 없어서 결국 신발을 꺾어신은 채로 돌아왔어요. 칠칠맞은 초딩처럼요. 흥...하지만 나는 돈이 안 되는 일에는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죠.  


 

 7.내일은 빌어먹을 정형외과에 가서 빌어먹을 압박붕대란 걸 감아야겠어요. 아침에 주식이 올라주면 그게 몰핀처럼 작용할 테니 안 감아도 되지만요. 쳇...주식이 올라야 붕대 값을 아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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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참 그리고 나는 절대 이중스파이가 아니니까 나와 만나면 여러분은 안심하고 다른 사람의 뒷담화를 하셔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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