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에 발표됐던 일본 영화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아니구요, 1시간 50분짜리 극장용 영화에요. 장르는 스릴러. 스포일러는 없겠지만 어차피 보시지 말라고 적는 글이라 스포일러를 그냥 마구마구 적어버리고 싶군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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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적고 있긴 하지만 길게 적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미 이 영화를 보느라 제 인생 한 시간 오십분 가까이를 낭비했는데 소감 길게 적느라 더 낭비하는 건 너무 아깝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어쩌다 어제 주온을 보았고, 그때 며칠 전에 본 듀나님 리뷰(별 두 개 반을 주셨습니다)가 생각이 났고, 그래서 내친 김에 일본 영화 하나 더 보지 뭐... 라는 맘으로 본 거였는데. 듀나님에게 좀 투덜거리고 싶네요. 이게 왜 별이 두 개 반이나 되는 거죠. 맥시멈 두 개, 아마도 하나 반 정도가 적절하지 않을까... 라는 게 제 소감이었습니다.

 

 

- 그러니까 이게 반전에 크게 의지하는 영화입니다. 정확히는 가벼운 반전을 하나 넣고 그걸로 사람들을 방심(?)시킨 후에 진짜 반전을 막판에 넣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또 한 번 놀래키겠다는 야심찬 의도를 가진 영화죠.

문제는 그 중 첫 번째 반전이 너무 당연하고, 카운터로 준비한 두 번째 반전 역시 예상 못 하기가 어려운 수준이며, 마지막 반전 역시 쉬운 데다가 지루하기까지 하다는 겁니다. . 영화가 지루해요. 초반 중반 다 늘어지지만 끝이 정말 심하죠. 마지막 반전이 다 밝혀진 후에도 상영 시간이 20분 가까이 남아 있는데 그 20분을 일본 영화식 갬성 폭발로 채워요. 아니 이게 무슨...;

 

기본적으로 그냥 못 만든 영화이기도 합니다. 초반에 두 여성이 친해지는 과정을 훈훈한 음악을 바탕에 깐 몽타쥬로 때우는데... 이런 장면 자체도 참 오랜만이었지만 그걸 이렇게 노골적이고 유치하게 만든 영화도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90년대 한국 청춘 드라마 같은 연출이 많아요. 나태하고 게으릅니다. 분초를 다투는 위급 상황에서 아무 이유 없이 자기 자동차 냅두고 힘차게 뛰어다니는 남자 캐릭터의 모습 같은 게 대표적인데, 뭔가 그냥 관습적으로 이런 장면엔 이런 느낌의 클리셰 연출들이 계속해서 튀어나오는데 그게 늘 개연성을 깎아 먹을뿐더러 보기에도 유치하단 말이죠. 지나칠 정도로 정직해서 매번 , 몇 초 후에 너희들을 놀라게 해주마!!’라는 감독의 고함 소리가 들리는 듯한 장면들도 여러번 반복되구요. (그리고 물론, 전혀 놀랍지 않습니다) 음악도 딱 90년대 한국 드라마 삘이었구요.

거기에 덧붙여 몇몇 캐릭터들은 연기도 구려서 도무지 상황에 맞지 않는 표정을 자꾸 짓는데... 사실 그게 이 영화에서 가장 괜찮은 부분이었네요. 자꾸 위화감 드는 표정과 목소리를 발사하니 갸가 뭔가 숨기고 있는 줄 알았거든요. 분하다. 각본에도 안 속았는데 발연기에 속다니!!!

 

전체적 폼이 이렇다 보니 개연성 측면에서도 뭐... 그렇겠죠. 보통 이렇게 반전을 중시하는 영화라면 다 보고난 후에 돌이켜보면 아 그게 그래서...’ 이런 게 있어야 하잖아요. 근데 이 영화는 ? 그럼 그건 도대체 뭐야? 그게 어떻게 가능했지?’라는 생각만 자꾸 납니다. ㅋㅋㅋ 아. 암튼 이제 그만 씹을래요.

 

 

- 장점을 억지로라도 찾아본다면 뭐, 두 주인공이 예쁘다는 겁니다만. 그나마도 그렇게 막 예쁘거나 매력적으로 나오지 않아요. 후카다 쿄코의 팬이시라면 뭐 말리지 않겠지만 이보다 더 좋은 작품은 많지 않을까요.

 암튼 뭐 그렇습니다. 어지간하면 보지 마세요. 또 그렇다고 아주 강력하고 드라마틱하게 못 만든 영화도 아니어서 놀려대며 보는 재미 조차도 약하거든요.

 



 + 영화 처음에 등장하는 바(?) 이름이 '아리아드네'입니다. 바로 며칠 전에 끝낸 '다크'에서도 나름 의미심장하게 등장하는 소재인데요. 거기에선 분명히 암시하는 바가 있는 소재였는데 이 영화에선 그냥 쌩뚱맞았습니다. 간판을 되게 여러번 비춰서 매번 자막으로도 뜨던데 그냥 쌩뚱...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해보니 일본 아니메, 게임들만 주루룩 뜨는 걸로 봐선 일본에서 이 인물 이름이 꽤 인기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드네요.



 ++ 중간에 아주 살짝 한국어 간판이 스쳐지나가는데 아마도 '농부보쌈'을 의도한 것 같은데 ㅁ이 빠져서 '농부보싸'라고 적혀 있는 걸 보고 키득 웃었습니다. 그게 이 영화 보는 중에 가장 즐거웠던 장면이네요(...)



 +++ 주말만 되면 듀게가 자꾸 죽네요. 글 쓰기 무섭습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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