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도 1987년작입니다. 같은 해에 같은 감독이 같은 주연 배우로 영화 두 편을... 그 시절 답네요. ㅋㅋ 암튼 런닝타임은 1시간 41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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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작에 '와호장룡'이 적혀 있다니 언제 개봉한 거야? 하고 찾아보니 2015년에 국내 개봉했군요. 왜? ㅋㅋㅋ)



 - 부서진 안경을 쓴 양가휘 젊은이가 감옥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소지품 내고, 신체검사 하고, 감방에 들어가면 다정한 선배들이 나타나 괴롭히는 건 당연지사... 일텐데. 여기선 주윤발이 먼저 나타납니다. 근데 이 양반은 껄렁거리고 장난기 심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닌 듯 하고. 하지만 당연히 곧 나아쁜 죄수의 무리들이 양가휘의 안전을 노리겠고, 어찌저찌하다 친구 먹은 윤발이 형이 지켜주겠죠. 그리고... 아. 뭐 특별한 거 없습니다. 그냥 인생 억세게 운 없는 모범 청년이 어쩌다 감옥 살이 체험을 하면서 감옥 영화의 클리셰들을 차례로 섭렵하는 이야기에요. 그 곁엔 언제나 든든한 윤발 형님이 함께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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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아보니 배우들 실제 키 차이는 5cm던데요. 이게... ㅋㅋ 암튼 언제나 든든한 윤발이형!!)



 - 아... 근데 이게 할 말을 이미 다 해 버렸습니다? ㅋㅋㅋ 그냥 위에 한 문단 적은 게 거의 다에요.

 초짜 일반인에 고지식하게 선량하기까지 한 총각이 어쩌다가,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자기 아버지 가게에서 행패를 부리던 양아치들이랑 시비가 붙어서 싸우다 밀어 버린 놈 하나가 달려오던 차에 치어 죽어 버리는 바람에, 3년형을 받고 감옥에 가서 겪는 일들을 보여주는 이야기구요. '용호풍운' 비슷하게 사실주의적 톤으로 시작하지만 본격적인 감옥 생활이 시작되면 차례로 감옥 영화의 클리셰들(부패한 간수, 그를 등에 업고 날뛰는 감옥 내 빌런 무리들, 점심 시간 운동장에서의 패싸움, 간수의 비호 하에 한밤중에 벌어지는 폭력, 징벌 독방행, 감옥 외 노동 시간 등등)이 펼쳐지구요. 그 곁엔 언제나 든든한 윤발이 형님이 버티고서 주인공의 고지식함과 모자람을 커버해주시는 거죠. 그냥 그게 전부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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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는 저 두 분이 전부입니다만, 뭐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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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이 이런 곳인데요. ㅋㅋㅋ)



 - 그런데 일단 연출이 좋습니다. 특별히 튀는 건 없지만 언제나 '적절'해요. 가뜩이나 싸움도 못하고 머리도 안 돌아가는 데 고지식하기 짝이 없어서 사실상 고문관(...)에 가까운 주인공의 돌발 행동들 때문에 계속해서 위기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게 홍콩 느와르 시절 영화잖아요? 주인공이든 주윤발이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으니 그 덕에 위기일 땐 리얼하게 위기라는 느낌이 들어요. 계속 '얘들 언제 죽을까' 생각하면서 봤네요. ㅋㅋ 또 가끔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며 감옥 안의 사람들과 정을 쌓을 때도 그 시절 홍콩스런 휴머니즘이 화면에 넘실거리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잘 잡아 줍니다. 이런 식으로 대충 기본을 잘 해 준 덕택에 뻔함 다음에 뻔함 다음에 뻔함이 이어지는 이야기임에도 지루하지 않더군요.


 배우들도 좋아요. 양가휘는 전부터 은근 이런 소심 찌질남 연기도 잘 했었고 여기서도 참 잘 합니다. 깝깝~하고 속 터지지만 동시에 짠내가 묻어나는 주인공 역할을 잘 해주고요. 이 시절 홍콩 느와르에 단골 악역으로 나오던 배우님들이 우루루 몰려나와서 죄수 연기들 적절하게 잘 해주고. '용호풍운'에서 사실상 최종 빌런이었던 엘리트 형사 역의 배우가 여기에서도 폭력 부패 간수로 나와서 또 최종 빌런 역할을 하는데 그 영화에서도 이 영화에서도 정말 실감 나게 재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잘 하는 배우님은 또 어딜 나오셨을까!? 하고 찾아보니 이런. '도학위룡'에서 빌런도 이 분이었군요. 나름 그 시절을 풍미했던 빌런 전문 배우셨나봅니다. 어쩌다 출연작 세 편을 몰아서 봤네요. ㅋㅋㅋ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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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저기 그 시절 홍콩 영화에 자주 보이던 분들이 자주 하던 역할을 맡아서 자주 하던만큼 잘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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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실감나게 재수 없으신 이 분! '장요양'이란 분인데 필모가 2013년에 끊겼길래 검색을 해 보니 그때 은퇴하고 카지노 사업 시도하다 바로 대마초 적발로 영구 은퇴 당하셨네요.)



 - 등장하는 순간부터 영화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이 영화를 지배하는 블링블링 반짝반짝 우주대스타, 우리의 주윤발 형님이 계십니다.

 과장이 아니라 이 영화는 그냥 주윤발의 영화에요. 다른 배우들 물론 다 잘 했고 연출도 괜찮았고 시나리오도 클리셰 연속이긴 해도 그 시절 기준 탄탄하고 개연성도, 드라마도 잘 살고 괜찮거든요. 근데 다 보고 나면 그냥 주윤발만 생각납니다. ㅋㅋ 

 그러니까 우리들이 기억하는 그 시절 '윤발이 형님'의 캐릭터가 다 들어가 있어요. 위기 상황에서도 느긋하고 긍정적이며, 강자들에게 강하고 약자들에겐 늘 여유로운 미소로 인자하게 대하구요. 그러다가 나중에 본인 개인사가 나오고 위기가 극에 달했을 땐 비극, 비장미 넘치는 표정으로 불타오르고. 거의 주윤발 종합 선물 셋트 같은 느낌의 캐릭터를 맡아서 본인 매력을 콸콸 쏟아내는데 그게 영화 이야기, 분위기랑 잘 맞아떨어지면서 영화의 퀄리티를 높여줍니다. 이 캐릭터를 다른 배우가 했다면 이만큼 괜찮게 보지 못했을 것 같구요. 확실히 '작품을 장악하는 카리스마' 같은 걸 지닌 배우들은 존재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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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로 타오르는 윤발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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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에 젖어 간지나게 담배 피우 윤발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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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여유롭고 인자한 약자들의 벗 윤발이형!!! 등등 이하 생략.)



 - 그래서 대략 결론은요.

 전체적으로 매끈하게, 준수하게 잘 만든 장르물입니다. 다만 그 시절 영화들에 대한 추억이나 호기심이 없다면 그렇게 크게 추천... 하긴 좀 애매하구요. 이야기 측면으로도 무난하게 괜찮긴 한데 특별하게 차별화될만한 요소 같은 건 없어요. 영화가 전반적으로 그냥 무난무난하달까.

 그래서 우리 윤발이 형님(?)에 대한 추억과 애정이 있으신 분들에게만 추천하는데 그런 분들에겐 좀 많이 추천합니다. ㅋㅋ 주윤발 개인의 매력을 가능한 거의 모든 방면으로 풀버전 감상 가능한 영화에요. 주인공인 양가휘씨에겐 죄송하지만 암튼 그러합니다. 끝.




 + 도입부의 신체 검사 장면에서 항문 검사(...)씬이 짧게 나오는데 갑자기 터번 두른 아랍 계통 사람이 등장해서 손에 장갑을 끼고는...;; 뭘까요. 개그였을까요. 근데 왜 터번??



 ++ 감성 터지는 장면이 두 번 나오는데 처음 장면엔 그 유명한 '월량대표아적심'이 흘러나오구요. 다른 한 장면엔 오리지널 곡이 나오는데...



 가사를 보고 피식 웃어 버렸습니다. 우리 우정 영원하리, 우리는 언젠간 반드시 다시 만나리~ 이러는데. 다시 만나지 말라고 니들은. 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서 빌런으로 나오는 죄수가 부패 불량 간수랑 한 패거든요. 그래서 막판에 간수가 주윤발과 양가휘를 죽여 버리려고 딱 둘만 빌런 죄수네 감방으로 옮겨 버려요. 그리고 당연히 빌런 패거리의 폭행이 시작되는데, 그 직전에 빌런님이 다른 죄수들에게 아주 크게 인심을 잃은 사건이 있어서 결국 감방의 다른 죄수들이 주인공들 편을 들어줍니다. 그러자 부패 불량 간수님이 부하들 우루루 끌고 와서 상황을 제압하고 호령을 치는데, 그동안의 스트레스로 눈이 뒤집힌 주윤발이 우와아아아앙ㅇ아하고 달려들어서 간수와 싸움을 벌이다 결국 승리하고 간수의 귀를 물어 뜯어 버린 후 절규합니다. 그리고 장면이 바뀌면 구급 헬리콥터가 날아와서 의식을 잃은 간수와 주윤발을 실어가구요.


 또 장면이 바뀌면 드디어 양가휘가 형기를 마치고 출소합니다. 그동안 정들었던 감방 친구들과 하나하나 다정하게, 혹은 츤데레스럽게 작별 인사를 나누고 울컥하는 마음을 안고 감옥을 나서는데 주윤발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구요. 그렇게 가족들과 밖으로 나가려는 찰나, 죄수 호송 버스 한 대가 부웅하고 교도소로 들어가고. 그 맨 뒷자리에 우리 윤발이형이 해맑게 웃으며 앉아서 "잘 가 이놈아~ 잘 살고!!! 껄껄껄" 이라고 인사를 하네요. "꼭 찾아 올게요~" 라고 외치는 양가휘의 해맑은 모습과 함께 엔딩이에요.


 사실 바로 전에 본 '용호풍운'의 결말이 결말이다 보니 둘 다 죽거나 최소한 주윤발은 죽을 줄 알았는데. 넘나 따스하고 훈훈한 엔딩이라 당황스럽고 좋았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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