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카크니즈 vs 좀비스 (2012. 87분.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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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터를 보고 영화 감상을 결정했던 제 판단은 지금도 오판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재밌어 보이잖아요!!?)



 - 영국입니다. '카크니즈'만 봐도 이미 다 아시겠지만 암튼 영국이구요. 런던 동쪽 구역이구요. 주인공들은 가난한 노동자 계층 서민들이겠죠. 그리고 포스터 이미지를 보고 계시니 짐작하시겠지만 양로원 노인네들이 주요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러니 여기에서 예상할 수 있는 건 '거칠고 드센 영국 노동계층 할매 할배들이 독하게 좀비 때려 잡으며 웃기는 이야기'일 테고. 그래서 봤습니다만.


 시작부터 뭔가 수상한 기분이 듭니다. 주인공이 저 노인네들이 아니고 젊은 애들이네요? 것도 어리버리 순박하고 착한 놈들이에요. 이놈들이 대기업의 개발 사업 때문에 철거될 상황이 된 할매 할배들 양로원을 지키기 위해 은행 강도를 계획하는데, 정말 멍청하기 짝이 없는 계획으로 어설프게 일을 치고도 운이 좋아서 잘 풀리다가, 결국 경찰에게 잡히려는 순간 좀비 아웃브레이크로 운 좋게 탈출하고. 돈 나누러 들른 창고에서 자기들끼리 아웅다웅 싸우다가 결국엔 대충 수습하고서 자기들 할매 할배들 구출하러 간다... 뭐 이런 이야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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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전 당연히 이 노인들이 주인공일 줄 알았죠. 옆에 서 있는 병풍 젊은이가 주인공일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러니까 결국 흔한 루저 좀비 코미디이고 우리 성질 더러운 영국 노인네들은 덤 정도로만 존재합니다. 그리고 젊은이 루저들 파트는 보다보면 '왜 이렇게 게을렀어요!?' 라고 감독과 각본가를 야단치고 싶을 정도로 그저 평이하기만 하구요. 영국 카크니 노인네들 파트는 그것보단 좀 사정이 나은데, 비중이 별로 없는 데다가 클라이막스에서 잘 살리지도 못해요. 그냥 '양로원 다 죽어가는 노인네들이 총기 들고 화끈하게 좀비 쏴 죽이는 걸 보여주면 웃기겠지!' 수준에서 0.1도 나아가지 않아서 살짝 짜증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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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에서 그나마 건진 장면. 정말 숨막히도록 느린 추격전이 벌어집니다. ㅋㅋ)1



 - 아마도 영화 말미에 나오는 한 장면이 영화의 목적을 보여주는 게 아니었나 싶어요. 그러니까 이게 다 런던 동쪽 카크니 지역을 사서 재개발하며 원래 주민들을 쫓아내는 대기업들을 까기 위한 이야기였고. (최초의 좀비 발원지가 그곳이고, 온갖 비리 덩어리로 묘사됩니다) 막판에 할배들 중 주인공격 할배가 그 회사 유니폼 입은 좀비를 쏴갈기며 '우린 지금까지도 여기 살아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여기서 살 거다 이 거지 같은 놈들아아아아악!!!!' 같은 대사를 치거든요. 아마도 영화 제작 당시 그 동네에서 이런 일이 이슈가 되든가 했나 보죠. 


 뭐 그렇게 선량한 주제나 의도는 참 좋습니다만. 앞서 말했듯이 영화가 자기가 컨셉으로 잡은 아이디어를 스스로 방치하구요. 그냥 평범한 좀비 영화, 평범한 코미디 영화로 놓고 봐도 전반적으로 게으릅니다. 특별한 아이디어도 없고, 화끈한 액션이나 개그도 없고. 심지어 대기업의 개발 & 쫓겨나는 원래 주민들... 이라는 메인 소재도 전혀 깊게 파질 않아요. 원래 좀비 영화를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라 중간중간 여러번 끊고 싶은 충동을 이겨내며 '그래도 마지막엔 한 방 해주겠지!!?' 라고 생각하며 버텨봤습니다만, 결론은 시간의 낭비(...)


 어차피 이런 영화 아셨을 분도 거의 없겠지만, 보지 마세요. ㅋㅋㅋ




2. 웨더링 (2023. 20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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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에서 이제 단편 영화 제작도 지원할 모양입니다. 그건 좋네요.)



 - '제미나'라는 흑인 여성이 주인공입니다. 시작하자마자 출산 과정에서 아기를 잃어요. 찢어진 몸과 마음을 안고 혼자 사는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때부터 참 다양한 일들이 남은 런닝타임을 가득 채우며 주인공을 괴롭힙니다. 뭐 그냥 이 정도만 설명해도 될 것 같은 이야기네요. 보시다시피 20분짜리 단편이기도 하구요. 아, 참고로 장르는 궁서체로 진지한 호러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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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의 Pain 속에서...)



 - 그러니까 의도는 잘 알겠습니다. 흑인 & 여성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웨더링'이라는 얘길 하고 싶은 것이고 그건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아주 쉽게 눈치챌 수 있어요. 그리고 영화가 끝날 때는 정말 아주 친절하게, 눈치 못 채면 사람이 아니다... 싶을 정도로 직접적으로 그 주제를 드러내기도 하구요.


 근데 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던질 거면 영화의 내용도 그렇게 직설적으로 가면 좋았을 텐데, 정작 영화 내용은 단절, 분절, 토막토막이라는 느낌으로 그냥 맥락 없이 주인공에게 고통 1번, 고통 2번, 고통 3번 등등이 번갈아가며 덤비는 식으로 되어 있고. 이 상황과 저 상황간의 연결도 없고 주인공 캐릭터에게 몰입할만한 정보 같은 것도 없어서 '음. 이게 대체 무슨 이야기지?'라는 생각이 들어 갸우뚱하게 되고, 그 갸우뚱이 끝나기 전에 20분이 다 지나갑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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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계속 고통 받습니다. 그런 겁니다.)



 - 글쎄요 뭐. 유나이티드 스테이츠에 사시는 흑인 여성분들이라면 그런 디테일이라든가, 스토리라든가 캐릭터라든가... 이런 거 없이도 쉽게 이입하고 이해하실 수도 있겠단 생각은 듭니다만. 제겐 그냥 불필요하게 불친절하고 쌩뚱맞게 직설적인 영화였어요. 결정적으로 재미도 없었구요. 그래서 이 영화 역시 쾅입니다.



 + 그래도 이 영화에서 제가 하나는 건진 게 있다면 주인공을 맡은 알레시스 라우더의 연기였습니다. 참 잘 하시네요. 이 근본 없는(?)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느낌이 너무 달라서 이 분이 '캅샵'에서 주인공 하셨던 그 씩씩한 경찰님이라는 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검색해보고서야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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