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http://www.ziksir.com/ziksir/view/6601


예전에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내가 직접 그리고 싶었는데, 요새는 그 아이디어를 누군가 나보다 훨씬 잘 구현내는 걸 발견하는 일이 많아지네요. 이 만화도 그렇습니다.

훌륭한 만화입니다. 한국인이 난민이 되었을 때, 지금 일부 한국인이 예멘 난민에게 적용하는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서 출발하여 빛나는 메타 통찰력을 보여 줍니다. (비록 씁쓸한 웃음이지만) 웃기기도 합니다.

댓글은 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제3자의 눈으로 보는 걸 힘들어하는구나 싶네요. 상당수의 사람들은 메타 인지가 아예 없어보이고요. 


2. 

 

벌써 1년 전이라 동기도 가물가물하지만, 아마도 '붉은 수수밭'을 원서로 읽겠다는 각오였던 것 같습니다. 영어가 영 안 되니 미뤄놓고, 중국어는 왠지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정말 근거없는 기대감으로 시작했습니다.

근처에 대교 차이홍이 있더군요. 방문 선생님은 붉은 수수밭 첫 장을 보시더니 '여기 이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라고 당당히 말씀하시고는;;; 그냥 교재로 수업을 나갔습니다. ㅠ.ㅠ


대교의 교재는 무려!! 2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1995년 -.-;;;;;

중국어 교재의 텍스트는 정말.. '빻은' 내용이 많더군요.. 서너 개에 하나는 PC하지 않은 내용이 나옵니다.


여자아이들은 외모 꾸미는 데 관심이 많다.

결혼을 아직도 안 했어요.

(여자가 남자에게) '발렌타인 데이에 무슨 선물 줄 거야?'

누나가 동생에게 양보해야지! - 무슨 소리야! 남자가 여자에게 양보해야지!

기타 등등.. 기타 등등...


듣기평가에는 또 충격적인! 내용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증자는 정직한 사람이었다. 증자의 부인이 시장 따라오겠다고 우는 아이를 달래려고 '이따 시장 갔다와서 돼지 잡아서 먹게 해줄게.'라고 했다. 증자의 부인이 시장에 다녀와보니 증자가 돼지를 진짜 잡고 있었다. 증자의 부인이 놀라자 증자는 '아이에게 약속을 하면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일화는 수천 년 내려온 중화민족의 정직과 성실에 대해 알려준다."


띠로리.... 손발이 오그라지는 줄 알았습니다.


중국어 능력 시험을 보겠다는 '외국'의 (아마도) '성인'들에게 이런 문제를 내다니... 왜 부끄러움은 저의 몫인가요.


이 듣기평가에는 긴 지문당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떤 도리를 가르쳐주는가?'라는 문제가 꼭 하나씩 들어갑니다. =.=;;;;; 


아놔.. 중국어 배우는 외국인에게 꼭 이렇게 도리를 가르쳐야만 하겠니?!! 응?!!



게다가 작문을 할 때 창의력을 발휘하면 안 되고 비판적인 내용을 쓰면 안 됩니다. 무조건 긍정적, 체제 옹호적인 내용을 써야 합니다. (채점 기준에는 없지만, 삐딱하게 작문을 하면 선생님이 계속 고치더군요. 긍정적으로 쓰라고.. -.-) 

주어진 단어가 있으면 작문 내용이 거의 결정되어요. 가사, 여성, 현대 같은 단어들이 주어졌을 때의 모범 답안은 이런 식이에요. '요즘 여성들은 직장 다니느라 바빠서 가사일할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남편들이 도와주고 아내들은 고마워한다. 어떤 아내는 '남편이 가사일을 도와주니 고맙긴 한데 좀 어색하고 이상하기도 해요.'라고 말한다.' 



교재가 재미없다는 핑계로 (으응?) 공부를 안 합니다. 선생님이 하루에 단어 3개, 아니 2개만이라도 외우라고 닥달을 합니다. 그래도 안 외웁니다. 흐흑... 

그래서 결국 시험을 예약하기로 합니다. 시험을 걸어 놓으면 왠지 공부를 할 것 같잖아요. 호기롭게 처음부터 HSK 5급을 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한 달 동안 벼락치기하면 실력이 오르겠지~!

는 개뿔. ㅠ.ㅠ


결국 불안한 상태로 시험을 보러 갑니다. 


시험장 벽이 소리를 울리는 재질이라 듣기평가 소리가 웅웅거립니다. 그리고 스마트 강의실이라서(?) 수시로 불이 꺼집니다. 사람 움직임이 없으면 자동으로 불이 꺼지는 거예요. 다들 부동자세로 앉아서 시험보고, 시험관도 앉아 있으니, 10분마다 전등이 나갑니다. 시험관이 좀 움직여줘야 할 텐데, 불 꺼지면 그제서야 움직입니다. -.-;;;


게다가! 

듣기평가 지문과 질문이 확 바뀌었습니다. -.- 젠장.. 

23년 전 교재에서 많이 바뀌었던 겁니다. 요새 나오는 인터넷 용어 같은 건 아예 배우지도 않았습니다. ㅠ.ㅠ

하여 듣기평가는 시원하게 말아먹었습니다. (워낙에도 듣기는 제일 약했습니다. 완벽주의가 있어서 단어 하나 안 들리면 멘붕 와서 그 문제는 그냥 날림)


그래도 읽기평가는 얼추 다 맞는 편이라 읽기에서 만회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시간이가 부족합니다. 시간만 있으면 다 풀 텐데.. 결국 뒷부분은 다 찍었습니다. -.-


그렇다면 쓰기를 만점받자! 쓰기를... 만점!!!


그런데..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2B연필로 또박또박 써본 적이 없는 겁니다. 잘 굴러가는 볼펜으로 날려쓰기만 해봤지, 연필로 예쁘게 써 보는 건 시험장이 처음이었습니다.

손이.. 손이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오랫동안 앉아서 시험을 본 게 ?년 만이라서 소변이 마렵기 시작합니다. 


3파트 모두 시원~하게 말아먹었습니다. -.-


시험의 압박감으로도 공부를 할 수 없으니. 뭔가 입덕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드라마나 중국 연예인? 으응?


3. 

태국 동굴에서 구조된 소년들과 코치가 처음이자 마지막의 인터뷰를 했군요. 구조에 무관한 사람은 현장을 떠나라고 해서 언론은 동굴 멀리서 취재하게 하더니만.. 먼저 구조된 사람이 누군지 중간에 발표하지 않은 점도 인상적이었죠. 인터뷰는 앞으로 금지한다면서, 인터뷰하려고 몰래 접근하면 기소할 수 있다고 경고까지. 끝까지 감동적이네요. 한 사회의 품격이 뭔지 생각하게 해줍니다.  


http://www.hankookilbo.com/v/b2ff24cf35a94584820e4945a43567d0


그동안 병원에서 심신을 치료해온 소년들은 곧바로 퇴원해 일상생활로 돌아가며, 이후 인터뷰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치앙라이 주 정부는 과도한 대중의 관심이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향후 아이들은 물론 가족들도 일절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생환자와 가족의 생활을 방해하는 경우 아동보호법에 따라 기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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