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House of Cards' 스포일러)

2018.11.28 01:42

겨자 조회 수:686

1. '로마의 일인자' 시리즈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읽고 있습니다. 훌륭하네요. 리비아와 옥타비우스의 관계를 보면서 이 관계를 어디서 봤는데, 하고 생각했는데, 'House of Cards'에서 프랭크 언더우드와 클레어 언더우드네요. 원래 영국판 'House of Cards'에서는 권력을 위해 아내가 남편을 죽이죠. 미국판에서는 아예 프랭크 언더우드가 조용히 제거되구요. 콜린 맥컬로우는 로마시대를 배경으로 썼기에 리비아가 직접 정치를 하도록 캐릭터를 굴리진 못했으나, 'House of Cards'의 중요 모티브는 여기에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중년의 위기에 시달리는 안토니우스를 정신적 노예로 만든 클레오파트라는 실제 정치인 (동방군주)이구요.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에서 카이사리온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아들)은 이제 열세살이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나라가 얼마나 잘못 통치되고 있는가를 인식합니다. 굶어죽어가는 민중들을 구하기 위해서 구제를 하고 교육을 시키자, 환관은 필요없다고 하는데 클레오파트라는 이를 위협으로 받아들입니다. 카이사르와 카이사리온에게 있어서 세상은 풀어야할 문제로 가득찬 곳이었고, 자신들은 그 해답을 알고 있기에 세상에 재빨리 개입해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야만 하는 유한한 존재였죠. 작품 중의 카이사리온에게는 아버지와는 달리 야심이 없었지만 말입니다.  


2. 한겨레 송경화 기자가 현장감 있게 기사를 썼네요. 한부모 가정을 돕기 위한 예산을 삭감한 송언석 의원과 장제원 의원에 관한 기사네요.


이 기사 읽으면서 '비정하단 말은 취소해주세요'라는 송언석 의원의 멘트에 실소했습니다. 정말로 송언석 의원이 믿는 바가 '모든 것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곤란하다'라면, 비정하다는 말 정도는 들어넘겨야할텐데요. 비정한 일을 하면서 비정하다는 평가를 받는 건 당연히 각오해야할 일인데, 비정하다는 평가에 대해선 악착같이 사과를 받아야겠다는 말이죠. 도대체 얼마나 그릇이 작은 거냐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한부모 가정 돕는 예산은 중요한 건데 걱정이네요. IMF 직후 가족이 많이 해체가 되었어요. 엄마가 집 나가고 아버지 혼자 자식을 키워야하는 가정도 생기고. 그 반대 역시 많았고. 그때 여가부에서 예산을 들여서 아버지 혼자 자식을 기르는 '부자 가정'을 위한 시설을 만들어서 큰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2012년 기준 한부모 가정 중의 20%는 아버지 혼자 자녀를 기르는 가정이라네요. 이런 가정을 돕지 않아서 자식을 피치못하게 고아원에 보내게 되면, 아버지 어머니들 역시 삶의 희망을 놓을 수도 있어요. 송언석 의원의 지역구에 도로 짓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예산은 정말 사회적으로 필요한 예산인데 말이예요. 


기사 난 다음에 송언석 의원실에는 항의가 쏟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겨레에 '차트 읽어주는 남자'를 연재하던 신현호씨가 여기에 대해 코멘트를 냈네요. 이런 기사가 송언석 의원에게는 결과적으로 득이 될 거라는 이야기죠. 


정치라고 하는 게, 당신 생각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몇년 전 국회에서 힘쓰는 지위에 계신 분이 지역 예산을 심할 정도로 땡긴 적이 있었다. 지나치다고 생각했던 한 기자가 이 분을 지면에서 확 긁었다. '모모 의원, 자기 지역 예산 황당 증액, 국민 혈세를 이렇게 낭비해서야, 운운.'

이 의원 당황하셨을까? 천만에, '우하하하' 입이 찢어지셨다. 이 기사 링크 달아서 지역민들에게 문자 대량 송부. 세상 일이란 가끔 이렇게 진행된다.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전 국민에게 욕을 먹어도 지역구민이 뽑아만 준다면 남는 장사죠. 


3. 리츠메이칸 대학의 이강국 교수가 슬라이드 쉐어에 슬라이드 덱을 올렸습니다. 이 슬라이드에서 볼 부분은 40쪽인데, 한국 정부의 재정정책(fiscal policy)이 de facto austerity (실질적인 긴축재정)가 되었다는 부분이에요. 


그럼 확장적 재정정책을 쓰려면 결국은 삽질밖에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복지 예산은 자유한국당이 방해할 거고, 결국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려면 강남 재개발이나 4대강 복원 사업 같은 걸 해야 현실적으로 수행가능하다는 이야긴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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