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에 시작했고 저번 달에 시즌 4로 끝났습니다. 시즌당 에피소드는 10개씩, 편당 런닝타임은 30분 정도에요.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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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는 포스터입니다만, 요 느낌과 다르게 코믹보단 호러, 스릴러 느낌이 더 강한 시리즈입니다.)



 - 필라델피아의 부자 거리에 위치한 으리으리한 저택입니다. 한 부부가 상주 육아 도우미를 기다리고 있고. 곧 100년 전 하인들 같은 차림새를 한 묘한 분위기의 처자가 도착해요. 이것저것 설명을 듣고 아기 볼 준비를 하는데... 그러는 동안 요 셋이 뭔가 다 어색하고 이상한 가운데 가장 수상하고 이상한 건 남편입니다. 한 밤중에 아기 침대로 가서 아기를 한쪽 발목을 잡고 들어 올리더니 그대로 팔을 축 내리고 아기가 난간, 계단에 쿵쿵 부딪히는 걸 전혀 신경도 안 쓰고 어딘가로 들고 가서 툭 던져 놓는데... 인형입니다? ㅋㅋㅋ 이게 뭐꼬!!! 싶은데 다음 날 유모와의 대화로 대략 밝혀져요. 사실 이 부부의 아기는 작년에 죽었습니다. 이유는 떡밥이라서 아직 안 알려줌!! 암튼 그걸로 아기 엄마가 완전히 맛이 갔는데, 임시 변통 심리 치료 비슷한 맥락에서 아기 인형 하나를 던져줬더니 그게 진짜 자기 아기라고 생각하면서 애지중지 키우기 시작한 거죠. 그러다 이제 자기 다시 직장 나가야 한다고 유모까지 고용하게 된 것...


 그런데 이런 기구한 사연을 듣는 유모의 반응이 영 이상합니다. '그랬니? 근데 뭐?'라는 표정으로 다 듣고 나더니 애지중지 그 인형을 들고 진짜 아기처럼 다루며 유모 일을 해요. 남편은 어처구니 없지만 뭐 어차피 와이프 때문에 고용은 해야 하니 그냥 두죠. 그러다 밤이 되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상황이 너무 난감하고 힘든 남편이 혼자 찌질거리고 있는데, 그동안 당연히 침묵을 지켜왔던 아기방 스피커에서 문득 진짜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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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저처럼 이것도 모르고 보시는 게 더 재밌겠지만 예고편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은 양해해 주시죠!)



 - 필라델피아가 배경이고. 뭔가 비밀과 과거의 아픔이 있는 가족이 등장하고. 괴상한 설정으로 도입부에서 화끈하게 사람들을 낚아 채고요. 살벌하고 괴상한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와중에도 가족 드라마스러운 좀 나이브한 휴머니즘이 둥둥 떠다니고... 뭐 그냥 '진짜 샤말란 이야기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이야깁니다만. 우습게도 이 이야기를 쓴 건 샤말란이 아니더군요. '토니 바스갤롭'이라는 크게 안 유명하지만 경력 좀 되는 양반이 전체 시리즈의 각본을 쓰고 쇼러너 역할도 샤말란과 겸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제가 봤던 아마존 프라임 '컨설턴트'도 이 양반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샤말란은 결국 최종 책임자 직함을 갖고서 이 양반을 서포트하면서 얼굴 마담 역할을 한 걸로 보이는데. 뭐 그냥 '샤말란이 만든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봐도 문제는 없습니다. 그럴 정도로 이야기가 샤말란풍이에요. 본인 취향대로 잘 골라서 작업을 했던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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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넷이서 다 해먹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심 대략 맞습니다.)



 - 기본적으로는 작은 이야깁니다. 4개 시즌 내내 이야기의 배경이 주인공들이 사는 필라델피아의 부잣집 건물과 그 앞 거리를 거의 안 벗어나요. 거의 99% 가까이 이 집에서만 전개되고 등장 인물 역시 주인공 부부와 아내의 동생 + 유모. 이렇게 넷이 비중의 90%를 먹고 조역 서너명과 단역들이 나머지를 차지합니다. 런닝타임도 회당 30분 정도에 은근히 코미디도 강해서 살짝 시트콤 느낌도 나구요. 편당 호흡이 짧다 보니 와다다 몰아서 달리는 데도 부담이 적고 그렇습니다. 다 보는 데 대략 1주일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마지막 시즌 후반에 가면 몰입도도 높아서 어느 순간 '오늘 끝까지 봐야해!'라는 압박감에 빠져서 어제 평소보다 한 시간을 늦게 자는 바람에 출근해서 좀 힘들었습니...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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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이 요리사라는 설정이라 요리 장면 자주 나오구요. 또 전공이 분자 요리라서 희한한 요리 구경을 매 회마다 하게 됩니다.)



 - 장르는 미스테리 & 호러에 코믹이 많이 가미된 경우라고 생각하면 대충 맞습니다.

 일단 아기 부활의 미스테리로 강렬하게 낚구요. 아무리 봐도 정상이 아닌 데다가 보면 볼 수록 음침한데 또 동시에 천진난만한 유모 캐릭터의 배경 이야기가 막판까지 이야기를 이어가는 떡밥 역할을 하는 가운데 나머지 식구들에게도 다 비밀이 하나씩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또 한 가지 기둥 줄기 역할을 하는 게 원래 아가의 죽음에 대한 건데요. 죽었다고만 하지 왜, 어떻게 죽었는지 안 보여주는 가운데 그게 첫 시즌의 하일라이트를 장식하고, 비밀이 밝혀진 후로는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서스펜스와 비극적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중심 소재 역할을 합니다. 

 워낙 미스테리와 떡밥들이 많아서 방영 중에 팬들에게서 우려가 많았던 모양이에요. ㅋㅋ 특히나 원래 만든 사람들이 6개 시즌으로 계획했다고 밝혔던 이야기를 막판에 4개 시즌으로 축소하면서 끝내게 되면서 더 걱정이었나 본데, 다 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아쉬움 없이 깔끔하게 밝힐 것 다 밝히고 이야기를 마무리 짓습니다. 돈 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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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테리'를 '코믹'하게 보여주는 장면.jpg 입니다만. 이야기 자체가 워낙 험악해서 웃기는 장면도 대부분 좀 다크하게 웃깁니다.)



 - 작품의 주된 분위기와 재미 포인트를 말하자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미스테리인데 계속해서 이어지는 괴상한 상황들과 그에 대한 주인공들의 비정상적인 반응들을 보여주면서 계속해서 '낚이는 재미'를 유발하는 드라마입니다. 정말로 마무리 거의 직전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떡밥을 투하하며 대차게 낚아대요. ㅋㅋ 덕택에 막판까지 재밌는 동시에 불안감(이거 수습 가능해? ㅋㅋ)을 유발하는데. 방금 말 했듯이 마무리는 잘 합니다. 퍼펙트는 아니어도 이 정도면 참 깔끔하다 싶었구요.


 기본적으로 강렬한 캐릭터들을 내세우는 캐릭터 쇼거든요. 특히 그 중에서도 유모와 애 엄마 둘이 중심이 되는데. 둘 다 뭐랄까... 캐릭터들이 굉장히 멀리 나갑니다. 이야기 자체는 샤말란 스타일 맞는데 그런 것 치고는 아주아주 멀리 가요. 뭔 소리냐면, 보통 이런 드라마의 주인공답지 않게 굉장히 강렬하게 비호감(...) 살 짓들을 자꾸만 하면서 이야기를 파국의 파국의 파국으로 끌고 갑니다. 이 부분에는 장단점이 있는데, 장점은 그만큼 이야기가 강렬해진다는 거고. 단점은 그러다 보니 보면서 정 줄 곳이 마땅치 않아진다는 거(...) 전체적인 이야기를 두고 볼 때 두 사람 모두 참 난감한 양반들이면서도 분명히 강한 이입을 유발할 수 있는 캐릭터들인데. 대략 시즌 3쯤 가고 나면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구경하는 기분도 들고 그럽니다. (쿨럭;)


 하지만 또 다시 한 번, 막판에 수습과 마무리를 잘 해줘서 결국 비호감 쑈가 되진 않았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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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뜩하고 위험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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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틋하고 짠하다가. 오락가락하면서도 양쪽 다 참 잘 해 준 괴상한 이름의 '넬 타이거 프리'씨.)



 - 배우들이 되게 인상적입니다. 


 일단은 제목대로 '서번트' 역할을 맡은 넬 타이거 프리의 임팩트가 참 큽니다. 비주얼부터 정말 근사하게 잘 어울려요. 기본적으로 길쭉 시원한 미인인데 시리즈 내내 입고 나오는 시대 착오적 고루 답답 (하지만 예쁜) 의상들을 정말 잘 소화해 내구요. 어린 애처럼 애처로운 표정부터 무표정 살벌한 미스테리 싸이코 표정까지 다 그냥 잘 어울리게 생겨서 복잡하고 드라마틱한 캐릭터를 정말로 잘 표현해냈습니다. 이제 20대 중반이니 앞날이 기대되구요.


 애 엄마 역의 로렌 앰브로스는... 이미 나이가 40대 중반을 넘긴 분인데 저는 처음으로 인식을 했네요. 보니깐 세기말 청춘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와 '식스핏 언더'에서 주인공은 아니고 주연급으로 활약했던 게 대표작인 듯 한데 제가 둘 다 안 봐서. ㅋㅋ 암튼 이 분의 캐릭터도 유모역 못지 않은 스턴트 캐릭터거든요. 정말 어처구니 없이 웃기다가, 되게 사악하고 못됐다가, 애처롭고 처연하다가... 를 쉴 새 없이 오가고 또 그 과정에서 비호감 어그로도 잔뜩 끌다가 막판엔 또 되게 진지하고 깊은 드라마를 끌고 가야 하는 어려운 캐릭터인데, 종합적으로 뭐 하나 처지는 것 없이 인상적으로 잘 했습니다. 아니 이런 배우가 또 있었다니! 하고 검색을 해 보니 지금 매주 하나씩 공개되고 있는 '옐로우 재킷' 시즌 2에도 나오네요. 반갑습니다 배우님.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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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 칭찬해 놓고 짤 올리다 보니 이름도 기억 못 하네요. 로렌 앰브로스씨 죄송합니다 꼭 기억하겠습니다 로렌 앰브로스씨.)



 - 근데... 네 시즌이나 되는, 그것도 끝 없이 이어지는 미스테리가 이야기의 핵심을 차지하는 드라마 얘길 스포일러 없이 하려니 진짜 어렵고 또 할 말이 없네요.

 그래서 대충 마무리하자면요.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위에서 계속 말 했듯이 미스테리를 와장창 때려 박은 후에 서서히 하나씩 풀어나가며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작품인데. 그게 다 기꺼이 낚일만큼 먹음직스런 떡밥들이고 또 마지막엔 충분히 해답을 제시해주니 마지막 화의 만족도가 꽤 높았어요.

 코믹할 때도 진지할 때도 언제나 '기괴한 분위기'를 바탕에 깔고 있어서 기본적으론 호러 성격이 강한 시리즈인데 그쪽 방면으로도 괜찮습니다. 은근히 피를 많이 보는 시리즈에요. 가볍게 웃기다가도 또 갑자기 사정 없이 강렬한 폭력이나 폭력적 상황들이 터지며 긴장하게 만드는 식으로 사람 쥐락펴락도 잘 하구요.

 마지막으로 그 이야기의 기둥에는 '죄책감'이라는 테마를 깔고 드라마를 만들어가는데, 적어도 마지막 시즌에서는 이 드라마들도 꽤 잘 풀어냈습니다. 모든 갈등이 정리되는 대단원의 클라이막스 장면에선 '아 이거 좀 무리수 아닌가' 싶으면서도 몰입해서 잘 봤어요.

 그러니까 괴상망측한 미스테리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시도해볼만한 작품입니다. 중간에 좀 늘어진다 싶은 구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워낙 짧으니까 견뎌낼만 하구요. 또 마무리도 깔끔하고 좋았어요. 기존 애플티비 이용자이면서 아직 안 보신 분이라면 한 번 시도해 보셔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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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30대 중반이 된 우리 론도 보셔야죠.)




 + 그래서 우리 '넬 타이거 프리'씨에게 본인 이름에 대한 질문이 많았나봐요. 그럴 만도 하죠? ㅋㅋ 근데 본인 해명에 따르면 자기 부모는 히피 같은 거 전혀 아니구요. 그냥 실제로 아버지네 성이 '프리'라네요. 가운데 타이거가 들어간 건 자기가 엄마 뱃속에서 하도 설쳐서 '뱃속에 호랑이를 키우나 보다' 라는 농담을 주고받던 부모가 그걸 이름에 넣어 버린 거라고(...)



 ++ 샤말란 당연히 나옵니다. 첫 화에 뭐 배달하는 사람으로 아주 잠깐.




 +++ 네 시즌이나 되는 드라마지만 그냥 초간단 요약 모드로 스포일러를 적어 봅니다.


 초반엔 집안 남자 둘이 남몰래 무슨 사악한 일을 벌인 빌런들 같은 떡밥을 흘리지만 훼이크구요. 이 집 원래 아이 '제리코'의 죽음은 애 엄마 도로시의 비극적 실수 때문이었습니다. 남편이 타지 출장 간 사이에 독박 육아를 하다가 완전히 지쳐서 뻗었는데. 하필 기록적인 무더위를 기록한 날에 아기를 차에 두고 집에 들어와 버렸던 거죠. 그 직전에 동생에게 '너무 힘드니 좀 도와달라'고 연락을 했지만 동생 놈은 품질 좋은 마약 들어왔다며 전화 씹고 라랄라 놀러갔다가... 암튼 그래서 도로시는 현실을 부정하며 그 기간의 기억을 스스로 지워버린 채 아기 인형에 집착하는 매우 위험한 상태가 되어 버렸고. 남편과 동생은 도로시를 위해 그 인형 놀이에 장단을 맞춰주며 동시에 아기의 죽음에 기여한 자신들의 책임을 분명히 인지하면서 속이 썩어 문드러져가고 있었던 것.


 그리고 우리의 유모 '리앤'은... 사이비 컬트 집단의 아이돌입니다만. 원래는 부모에게 학대 당하던 가련한 어린양이었어요. 그러다 화재로 부모를 잃고 헤매던 걸 사교 집단 사람들이 줍줍해서 키웠던 거죠. 그런데 어려서 우연히 짧게 만났던 도로시에게 자신이 꿈꾸던 엄마에 대한 환타지를 투영하며 스토커의 삶을 살다가 도로시가 자기 아기를 죽게 만든 걸 알게 되고 이 집에 본인이 들어와 가족이 되기로 결심을 했던 거죠. 그러기 위해 사교 집단을 배신하는 바람에 드라마 내내 그들의 암살 시도에 시달리는데, 마지막에 밝혀지지만 사실 이 사교 집단이 그러는 데엔 나름 이유가 있었습니다.


 드라마 내내 메인 떡밥이었던 '그래서 대체 리앤은 초능력자인 거야 사기꾼인 거야?' 라는 부분은 막판에 가서 진짜 능력자인 걸로 밝혀집니다. 갑자기 살아난 아기 제리코는 어디 다른 데서 데려온 게 아니라 정말로 죽었던 제리코를 리앤이 살려냈던 거에요. 뭐 이리 스케일 큰 능력이 있나... 싶겠지만 그럴만 합니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리앤의 진짜 정체는 무려 적그리스도 클래스의 타락 천사 비스무리한 거거든요. 그래서 자꾸 위험하고 험한 짓을 하니 처음엔 리앤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하던 도로시가 오히려 자기 자식의 안전을 위한다며 리앤을 없애버리기 위해 갖은 수를 다 쓰게 되고. 리앤은 그렇게 자신을 받아들여주지 않고 오히려 쫓아내려고 발버둥치는 주인공 가족에게 좌절하고 분노해서 필라델피아 역대 최강의 태풍과 함께 세상 멸망의 서막을 몰고 옵니다. 주여...


 결국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 남자들이 도로시에게 모든 사건의 진실을 밝혀요. 제리코는 이미 죽었다. 절대 니 탓이 아니다. 우리도 책임이 있고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지금 리앤이 데리고 있는 저건 제리코가 아니다. 이제 포기하고 리앤에게서 도망치자.

 당연히 도로시는 엄청난 충격에 상당히 맛이 가구요. 그때 리앤이 나타나 '그냥 나를 따르겠다고 한 마디 말만 해라. 그동안 니가 본 제리코는 결코 가짜가 아니고 니가 결심만 하면 일생 동안 진짜 제리코와 함께 살 수 있다.' 라고 들이대는데요. 도로시는 한참을 헤롱거리다 '잠시 시간을 다오' 라며 고민 모드에 들어가죠. 그리고 잠시 후 "우와아앙 이딴 세상 다 불타 없어져 버려라악!!!!" 하고 분노하고 있는 리앤에게 다가가 대충 이렇게 말 합니다. 니가 나에게 진짜 제리코를 데려다 주었다는 건 나도 믿는다. 넌 정말 내게 엄청나게 고마운 일을 해 준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나의 제리코는 이미 죽었고 그에 대한 내 슬픔과 아픔은 내가 감당해야할 몫이며 그것 또한 엄연히 제리코에 대한 나의 사랑의 일부다. 그러니 이제 와서 제리코를 다시 살려서 남은 인생을 사는 건 옳지 않다. 등등. 이 말을 들은 리앤은 자신의 부모 죽음에 대한 자신의 죄책감을 털어 놓구요. 동병상련으로 그걸 이해하고 받아들여주는 도로시의 반응에 리앤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겠죠.


 하지만 이미 리앤이 불러 온 태풍 등등의 지구 멸망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고. 이걸 돌이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리앤은 자살을 선택합니다. 다른 식구들을 다 집에서 내보낸 후 문을 걸어 잠그고 집에 불을 붙여요. 그리고 드라마 내내 썸만 타고 제대로 데이트 한 번 해 본적 없던 젊은이에게 영상 통화로 데이트 약속을 하고. 자기가 살던 꼭대기 층의 방에서 자기가 좋아하던 곡을 틀어 놓고 혼자 행복한 표정으로 춤을 추다가 결국 무너지는 집과 함께 불에 탑니다. 


 다음 날, 태풍은 잦아들고 평화가 찾아온 가운데 드디어 자식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모든 비밀을 서로 털어 놓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 주인공 부부가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모습. 그리고 홀로 커피 한 잔 하는 처남에게 (리앤이 속해 있던) 사교 집단 사람이 찾아와 상냥하게 말을 거는 모습으로 끝입니다. ㅋㅋ 후속 떡밥 같은 거 아니고 걍 가벼운 쿠키 같은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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