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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작 멕시코 영화 <나는 여기에 없다>입니다. 정식 개봉과 넷플릭스 공개는 한창 팬데믹이 터졌던 2020년 5월에 했네요. 


우연히 발견했는데 찾아보니 평가도 엄청 좋고 포스터와 각종 스틸샷, 예고편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들이 아주 강렬하길래 어쩌다 이런 작품을 제때 보지 못했을까 생각하며 감상했는데 자칫하면 정말 훌륭한 작품을 모르고 넘어갈뻔 했습니다.



주인공은 멕시코 몬테레이라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청소년으로 Los Terkos라고 불리우는 동네 친구들끼리 뭉쳐서 결성한 갱그룹의 리더격인 인물입니다. 사실 말이 갱이지 별다른 심각한 불법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고 특이한 헤어스타일에 헐렁한 옷을 입고 그냥 학교 땡이치고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담배(떨) 피우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특정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거기에 맞는 춤을 추고 노는 정도가 다입니다. 이는 일종의 카운터컬쳐인 '콜롬비아'라고도 불리는데 영화 오프닝에서 간략하게 화면 문구로 설명을 해줍니다.


현실은 시궁창이고 미래의 희망도 전혀 보이지 않는 멕시코 외곽도시의 암담한 기운이 강하게 드리워지고 있지만 최소한 갱단 친구들끼리 있으면 그 순간만큼은 행복한 소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점점 극성을 부리기 시작하는 '진짜 갱단'과 그 악명높은 마약 카르텔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어떤 불행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어쩔 수 없이 미국 뉴욕으로 불법 밀입국을 하게됩니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현재 뉴욕에서 어떻게든 먹고 살아가려는 주인공의 모습과 과거 몬테레이에서 어쩌다가 지금 상황에 처하게 됐는지를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회상씬이 번갈아가면서 진행됩니다. 더 디테일한 부분들을 얘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이고 대충 이정도 정보만 아시고 흥미가 생기신다면 감상해보실 것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미국 이민자/성장 스토리인데 단순히 고생하다가 넘어와서 힘든 일을 하는 라틴계 이민자가 아니라 고향에서 어떻게 자랐고 어떤 문화에 심취해서 어린나이에 확고하게 설립한 정체성이 어떻게 충돌하고 좌절하고 또 작은 희망을 얻는지에 대해 효과적인 과거와 현재 교차편집과 음악/댄스, 비주얼을 통해 아주 시네마틱하면서도 잔혹하고 현실감이 느껴지게 전달하고 있기에 굉장히 신선하면서 강렬하게 다가오는 작품이었습니다. 왜 그렇게 멕시코를 배경으로하는 창작물들에서 갱단과 폭력으로 인한 평범한 사람들의 고통이 소재로 자주 다뤄질 수 밖에 없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작품이기도 하구요.




이게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데 얼마나 인상적이었으면 멕시코 영화계의 대선배이자 세계적인 명감독 델 토로, 쿠아론이 모여서 10여분 동안 서로 침이 마르도록 극찬하며 작품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이냐리투는 바빴나...)


첫번째 포스터 홍보에 나와있듯이 멕시코의 오스카라고 할 수 있는 아리엘 어워즈에서 작품상 포함 10개부문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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