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6 21:41
스포일러를 알고 봐서 그런가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했어요. 이런 영화를 내가 몇시간 동안이나 참고 봐야 하다니... 단지 다른 사람들과 대화거리의 레퍼런스로 삼기 위해서... 그리고 가족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 이 시간에 HBO '웨스트월드' 2부나 볼 것을...
캐릭터들 간의 파워 밸런스가 엉망진창이란 생각이 드네요. 물론 이 영화는 '캐리비안의 해적'하고 비슷해서, 송원섭 기자가 '캐리비언의 해적'을 평할 때 쓴 말 마따나, 여기서는 이렇게 룰을 만들었다가 다음편에는 이게 왕이다 라는 식으로 룰을 바꿔도 상관없는 영화지만요. 어디서는 로봇 비전 (vision)이 최강이더니 여기서는 전혀 힘도 못쓰고, 각종 영웅들은 와칸다의 전사들하고 비슷한 급의 파워를 보여주고, 헐크는 브루스 안에서 못나오게 만들어서 파워를 떨어뜨리질 않나... 파워 스톤 가진 타노스는 굳이 육체노동을 해가며 이겨야 제 맛 인지...
게다가 캐릭터들 행동이 짜증스러워요. 타노스에게 이길 수 있었는데 성질 부리느라 지게 만든 스타로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대표적이구요. 미국 틴에이저들이 어른들 말 끊어먹고 통강통강 끼어드는 걸 잘 표현한 스파이더맨은 아예 등짝을 팡팡 때려주고 싶더군요. 소심한 아시아 여자 스테레오타입을 입힌 맨티스가 단조로운 목소리로 이야기할 때마다 닭살이 돋더군요. 맬서시안 (Malthusian) 타노스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 하는 걸 들어주기도 답답하구요. 저래같고 무슨 초월적인 지능을 갖고 있다고...
누군가 그러더군요. 그렇게 강력한 장갑이 있으면, 우주의 반을 쓸어버리지 말고 우주 자원을 두 배로 늘리란 말야, 라고. 아니 거기다가 리얼리티 스톤도 있으면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게끔 우주인들의 지능을 열배로 올리면 될 것 아니예요? 분명 성장이 어느 궤도에 오르면 출산율도 줄어들텐데.
2018.05.06 22:50
2018.05.06 23:37
2018.05.07 00:33
2018.05.07 11:24
늘어나는 등장인물을 더 감당할 수 없는 지경까지 온 거 같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