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작이니 이제 34살 됐나요. 런닝타임은 100분. 스포일러 신경 안 쓰고 막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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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찾아 보면 위노나 라이더 얼굴이 있습니다. 근데 그래서 호러 무비 포스터 느낌이. ㅋㅋㅋ)



 - 오프닝부터 아주아주 팀 버튼스런 느낌이고 이게 참 오랜만이라 웃음이 나옵니다. '발명가'의 저택에 있는 이런저런 물건들을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면서 대니 엘프먼의 음악이 흘러 나오는데 그 물건들 생김새나 엘프먼의 음악이나 '맞아, 이런 느낌이었지' 라는 기분.


 그리고 액자로 시작합니다.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손녀를 재우려는데 잠이 안 온다고 징징대는 손녀의 땡깡에 이리저리 답해주다가 이 마을에 얽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그 이야기는 참으로 열심히 일하지만 딱히 그 일에 재능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 화장품 외판원 아줌마의 모습으로 출발해요. 부지런히 쉬지 않고 돌아다니지만 온종일 장사를 공치고 멘탈이 나가려는 찰나에 마을 외곽에 우뚝 솟아 있는 버려진 저택이 눈에 들어오고, 에라 모르겠다고 이미 폐허가 된 그 곳에 들어가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다가 우리 에드워드찡을 발견해서 집에 데려오겠죠. 그리고 손에 가위를 달고 고스라고 해야할지 펑크라고 해야할지 모를 과한 차림새를 한 이 청년은 손에 달린 가위로 이런저런 재주를 부리며 마을 주민들과 관객들을 즐겁게 하다가 결국 그 집의 예쁜 딸래미와 얽히면서 사건, 사고, 비극과 비극적 로맨스를 거쳐 갈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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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스족 청년을 득템!!! 한 마음 착한 동네 아줌마는 덕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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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속 미용사를 손에 넣게 되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 제가 꽤 오랜 세월 동안 위노나 라이더의 팬이었습니다만. 이 영화는 정말 옛날에 한 번 보고 다시 안 봤어요. 영화의 완성도나 인기와는 별개로 사실 이 작품이 위노나가 특별히 예쁘게 나오거나 좋은 연기를 보여줬거나 아님 그냥 캐릭터가 매력적이거나... 그랬다고 볼만한 영화는 아니잖습니까. ㅋㅋ 이건 그냥 팀 버튼의 영화이고 또 굳이 배우를 끌어들이자면 조니 뎁의 영화죠. 위노나는 그냥 거들 뿐이고, 사실 또 이 영화에서 하고 나오는 금발은 그렇게 어울리지도 않구요. 네, 이게 위노나 라이더의 원래 머리색이라는 건 알지만 어쨌든 안 어울립니...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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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명은 분장으로, 다른 한 명은 원래 머리색으로 미모를 봉인하고 있습...)



 - 어쨌든 아주아주 오랜만에 다시 보니 시작할 때 뜨는 이름들이 제 기억보다 꽤 으리으리합니다?

 팀 버튼과 대니 엘프먼, 그리고 주연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고. 은둔 발명가 아저씨는 빈센트 프라이스, 위노나 엄마는 다이앤 위스트, 아빠는 앨런 아킨, 위노나의 불량 남자 친구는 앤서니 마이클 홀(조찬클럽의 그 쪼꼬미 소년이! ㅋㅋ), 거기에 분장과 특수 효과는 스탠 윈스턴이구요. 거기에 덧붙여서 빈센트 프라이스는 극장용 영화에 얼굴을 비친 게 이게 마지막이니 살짝 우기면 '사실상 유작'이라고도 할 수 있겠구요. 당시 기준 저예산으로 만든 소품 영화라는 걸 생각하면 이 정도면 참 알차다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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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찬 클럽의 그 어린이가 어째 이렇게 자라버렸답니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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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이스옹과 젊은이들!)



 - 그리고 또 이제 와서 다시 보니 그 시절 기준으로도 많이 복고적인 영화였어요. 딱 1990년 영화이니 80년대 분위기 나야할 것도 같은데 애초에 1990년 기준 꼬부랑 할머니의 10대 시절 추억담이니 최소 1950~1960년대가 배경인 거잖아요. 그래서 사람들 스타일이나 생활 모습도 그 시절 느낌인데 그냥 그걸로 그치지 않고 정말 '옛날 영화' 삘이 충만하게 만들어진 영화라는 걸 처음 보고 30년이 흐른 후에야 깨닫습니다. ㅋㅋㅋ


 애초에 빈센트 프라이스 같은 배우를 캐스팅한 것도 그런 의도였겠죠. 그래서 특히나 에드워드가 발명가랑 둘이 성에서 보내던 시절 장면들을 보면 거의 헐리웃 흑백 영화 시절 느낌이 충만합니다. 소품도, 촬영도, 배우들 연기도 다 그 시절 느낌이고. 조니 뎁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 시절 슬랩스틱 코미디언 스타일로 에드워드를 연기하구요. 뭐 당연한 얘긴데 그걸 제가 이제 알았어요. 그래서 혼자 신기해서 주절주절...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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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렇게 얼굴에 이것저것 칠해서 만들어 놓은 모양새가 옛날 무성 영화들 느낌 낭낭하죠.)



 - 또 이게 다들 얘기하듯 '동화적인' 이야기잖아요. 세월 흐르면서 두 주인공의 로맨스 위주로 인상에 남아 있었는데, 이제 와 다시 보니 그냥 괴물 취급 받는 착한 소년(멘탈의 젊은이)의 비극을 다룬 동화에 로맨스를 포인트 삼아 살포시 얹어 놓은 이야기라는 느낌인데요.


 재밌는 건, 이야기 전개에 요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흔히 말하는 '빌드 업'이라는 게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또 캐릭터들에 디테일이라 할만한 것도 많지 않아요. 선량한 사람은 선량하고 나쁜 사람은 그냥 나쁩니다. 남녀 주인공은 만났으니 당연히 사랑에 빠지는 것이고. 또 그렇게 사랑에 빠지면 갑작스레 서로 희생하고 몸을 던지며 돕고 난리를 쳐요. 그렇게 쉽게 쉽게 막 전개되는 이야기인데, 그렇담 당연히 뭔가 지적질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럴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아마도 그만큼 앞서 말한 '동화' 분위기가 제대로 먹히기 때문이겠죠.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다 납득 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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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튼, 몹시 사랑하는 겁니다!!!)



 - 어쨌든 그래서 참 예쁜 영화입니다. 고전 시대 영화들 풍의 이미지들 속에 팀 버튼의 리즈 시절 개성이 수공예품 감성으로 자연스럽게 잘 들어가 박혀 있어서 대단한 스펙터클 없이도 보는 내내 눈이 즐겁구요. 정말 그런 그림들과 찰싹 달라 붙어 있다는 느낌의 대니 엘프먼 음악들도 예쁘고. 비극적이지만 동화풍 나이브함의 끝을 달리는 에드워드의 이야기도 예뻐요. 위에서 금발은 안 어울린다고 투덜거렸지만 그 빙수기 눈빨(...) 아래에서 춤을 추는 위노나 라이더의 모습은 또 아름답지 아니할 수가 없구요. 정말 무엇 하나 빠질 것 없이 다 예쁘고 사랑스럽고 근사하니 나중엔 '웬즈데이' 생각이 나서 슬퍼지더군요. 그것도 재밌게 보긴 했지만 역시 이 양반도 이젠 힘이 많이 빠졌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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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마을은 실제로 지었다든가 그랬다죠. 원색의 마을도, 모노톤의 저택도 모두 다 팀 버튼스럽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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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가내수공업 미술 장치들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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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감성들도, 이젠 팀 버튼 본인에게서도 찾아보기 쉽지 않은 듯 하여 슬펐습니다.)



 - 그러니까 이 또한 더 옛날 영화 스타일로 만들어진 옛날 영화 되겠습니다. 2023년에 1990년에 나온 1950년대 갬성 영화를 보고 있으니 기분이. ㅋㅋ

 아마도 팀 버튼도 다시는 만들 수 없을 듯한 최고로 팀 버튼다운 영화이면서 동시에 아마도 커리어 대표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 만들었구요.

 뭣보다 요즘 시절엔 기대하기 힘든 그 시절 특유의 나이브한 선량함과 낭만이 가득해서 보는 내내 참 흐뭇한 기분이었네요.

 어차피 다들 보신 영화일 테지만 본 지 오래되셨으면 한 번 더 보세요. 나이를 참 곱게 먹은 경우더라구요. 아주아주 즐겁게 잘 봤습니다.





 + 이게 알고 보니 원래는 톰 크루즈가 맡을 역할이었군요? 불러다 미팅까지 했는데 톰 크루즈가 내내 팀 버튼과 공동 각본가에게 대체 얘는 화장실은 어떻게 가냐, 밥은 먹을 수는 있냐 등등 매우 현실적인 질문을 해대고 결말도 해피 엔딩이었으면 좋겠다고 그러다가 그만... 뭐 그랬다고 합니다. 뭔가 공감이 가서 더 웃겨요. ㅋㅋㅋ



 ++ 에드워드에게 달려드는 나아쁘고 이기적인 동네 아줌마들 있잖아요. 이 시국에 그 분들 나오는 장면들을 다시 보고 있으니 딱 떠오르는 영화가 그 전설의 코뤼언 컬트 무비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였습니다. ㅋㅋㅋ 아니 근데 진짜로 비슷해요. 농담 아니구요, 전 매우 진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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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다시피 다들 별로인 양반들이지만 특히 센터의 저 분...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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