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38분. 특별한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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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겐 이런 스타일의 포스터는 깊이 따지지 않고 그냥 '일단 맘에 들어!'라고 생각해버리는 병이 있습니다.)



 - '벤'이라는 청년이 주인공입니다. 어려서 아버지를 좀 수상하게 잃은 모양이고 아버지의 옛 친구 집에 얹혀 살면서 그 아저씨가 하는 전파상 일을 도와요. 보아하니 친구도 없고 성격도 조용하면서 좀 우울한 듯. 근데 천재입니다. 전파상에서 쓰는 물건들 부품을 모아서 이미 사라진 소리를 탐지해서 재생하는 기계를 만들어 들고 다니니 이건 뭐 토니 스타크급 아닙니까. ㅋㅋ

 근데 타고난 히키코모리 성향 때문인지 그 싱기방기한 기계를 갖고 고작 하는 일이란 게 걍 무작위로 동네 소리들 듣고 다니고. 짝사랑하는 여자 사생활 침해하고(...). 가끔은 역시 아버지와 얽힌 사연이 있는 경찰 아저씨 일을 도와주고 알바비 받는 정도에요. 정말 낭비가 따로 없죠.

 암튼 그러던 어느 날 뭔가 뒤가 많이 구린 다크한 아저씨와 조직이 이 물건을 탐내게 되고. 주인공은 죽어라고 도망다니며 이 마술 상자로 열심히 재주를 부리고. 뭐 이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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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이 익숙하십니까?? 이 분은 4년 후 '웬즈데이'로 인생 대박의 꿈을 꾸게 됩니다... ㅋㅋ)



 - SF... 라고 해야겠죠? 그런데 그게 참 애매합니다. 작중 설정에 따르면 '모든 음파는 소멸하지 않고 그냥 점점 더 약해질 뿐이다. 이 기계는 그걸 탐지하는 물건이다' 라는 간단한 설명으로 이 엄청난 발명품에 대한 설명을 끝내버리는데요. 음파는 소멸하지 않는다... 는 것도 좀 괴상한데 그게 중반에 업그레이드를 통해 수년 전의 소리까지, 그것도 한 곳에 앉아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수년 전에 났던 소리까지 간단히 재생해 버리는 단계까지 가면 이걸 SF로 봐줘야 하나... 라는 생각이 진지하게 들게 됩니다. 솔직히 그냥 요술 지팡이급 아닌가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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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복잡한 설정 필요 없고 걍 모든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실시간으로 멀리 떨어진 사람이 내는 소리도 다 들으니 도청 능력을 갖춘 수퍼 히어로 이야기 같기도 하구요.)



 - 하지만 나름 아이디어는 참신하잖아요? 흘러간 소리를 재생해내는 기계라니 말이죠. 게다가 영화 속에서 이 기계를 이런 상황 저런 상황에서 나름 열심히 써먹으며 이야기를 전개하니 대략 눈감아 주기로 했구요. 다만 이렇게 되니 영화의 장르가 진지한 SF라기 보단 80~90년대에 잠시 유행했던 '어쩌다 신기한 물건을 득템한 청춘들의 신나는 모험!'류 영화들에 가깝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봤습니다. 그런 영화들 꽤 많았잖아요. 거의 다 B급 영화들 내지는 티비용 영화들이었고 참 허술하고 대충대충이었지만 어린이의 마음으로 그냥 다 신나게 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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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 시절 그런 영화들 속 천재들은 일상 제품들 아무 부품이나 조합해서 말도 안 되는 발명을 해대곤 했죠. ㅋㅋ 얘도 그래요.)



 - 다만 좀 문제가 있다면... 이 영화의 이야기는 아주 진지하고 다크하다는 겁니다.

 먼저 말 했듯이 주인공 캐릭터부터가 어둡고요. 이야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웃음 한 점 없이 시리어스하기 짝이 없습니다. 사람이 꽤 많이 죽어 나가거든요. 이런 분위기에 저런 환타지 아이템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도구로 등장을 하니 뭔가 좀 어색해요. 

 그리고 여기까지 그러려니 해주자... 라고 생각을 해도 전반적으로 스토리가 그렇게 개연성 챙기면서 착착 깔끔하게 전개되질 않습니다. 악당들의 능력치도 상황 따라 오락가락, 주인공의 멘탈도 상황 따라 오락가락. 아무리 호의적으로 봐주려고 해도 절대 훌륭한 각본은 아닙니다. 거리가 많이 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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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생각해봐도 악당도, 주인공도 다 한 방에 상대방을 무너뜨릴 수 있는데. 둘 다 뻘짓들만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 게다가 이게 또 저예산 B급 영화거든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감독님께서 나름 이것저것 열심히 하시는데... 그게 또 문젭니다. ㅋㅋ 대표적으로, 주인공이 이 기계를 발동할 때마다 갑자기 영화가 스톱 모션으로 전개가 됩니다. 진짜 뭐 인형이 나오는 게 아니라 그냥 스틸샷들을 이어 붙이는 식으로 장면이 흘러가는데요. 처음 한 번은 그러려니 했는데 이게 계속해서 튀어나오고, 또 그 과정에서 스틸샷을 잘 못 고르셔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장면들이 종종 발생합니다. 애초에 폼도 안 나는데 단점들이 수두룩하니 아 감독님 좀 적당히 하시지... 라는 생각이 막 들구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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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력 발동!!! 하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정지샷으로 몇 초간 소리만 들리고, 다음 정지샷으로 넘어가고... 그런 식.)



 -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거나 그럭저럭 끝까지 볼 수 있었던 이유는 대략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이미 위에서 얘기한 요 아이템의 참신함이요. 사실 뭐 B급 영화란 게 그렇잖아요. 애초에 완성도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핵심 아이템 하나만 신선하면 점수를 꽤 먹고 들어가는데 전 이 기계가 꽤 재밌더라구요. 설정을 듣는 순간 파파팍 떠오르는 그 엄청난 가능성을 완벽하게 활용한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나름 이것저것 애는 많이 써서 보여주니 그럭저럭 만족했구요.


 두 번째는 그냥 주인공과 막판에 함께하게 되는 여성 캐릭터가 맘에 들었어요. 아니 사실 이것도 참 별 거 없긴 한데, 일단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의 비주얼과 이미지가 역할과 잘 어울리기도 했고. 또 생각해보면 제가 이렇게 '어쩌다 도망자가 되어 죽어라고 도망치다가 동료 하나 득템해서 함께 고생하는 이야기'를 되게 오랜만에 보지 않았나 싶더라구요. 그냥 그래서 좋았습니다. 차암 하찮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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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엔 그런 도망자 이야기가 별로 인기가 없는 걸까요. 아님 제가 그런 이야기만 피해가며 영화&드라마를 보고 사는 걸까요.)



 - 암튼 그렇게 개인적으로 나름 맘에 드는 구석들 때문에 끝까지 기대감을 놓지 않으며 나름 즐겁게 보긴 했습니다만.

 불행히도 마지막까지 제 기대를 그리 만족시켜주진 못했습니다. 그 기계만 잘 쓰면 훨씬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인데 괜한 고생을 사서 하다가 마지막엔 좀 쌩뚱 맞은 방향으로 해결이 되어 버리구요. 그 와중에 또 몇몇 떡밥을 완전히 해소하지 않고 그냥 맺어 버려서 '설마 속편 만들려고 그랬니?'라는 생각을 하며 혀를 찼습니다. ㅋㅋ 이제 벌써 5년 전 영화인데 아무 소식 없는 걸 보면 뭐. 그냥 감독님의 과욕이었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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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엄청난 기능을 발휘하는 물건인데, 휴대용임에도 딱히 배터리처럼 생긴 게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와 같이 태클 걸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영화에요. 그냥 초능력자인 걸로 설정하는 게 나았겠다 싶을 정도. ㅋㅋ)



 - 더 길게 말할 건 없겠구요.

 그냥 정말 아무 기대 없이 봤을 때만 좋은 점을 찾을 수 있을, 많이 아쉽고 모자란 소품입니다.

 저는 그 기계에 꽂혀서 즐겁게 봤지만 차마 다른 분들께 추천은 못 하겠구요. 

 역시 차라리 티비 시리즈로 나왔더라면 어땠을까... 싶었지만. 영화 속에서 그 기계를 활용하는 폼을 보면 시리즈로 만들어낼만한 아이디어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ㅋㅋ 참 아쉽죠. 그냥 아무 사람들 몇 명 모여서 브레인 스토밍을 해봐도 이것보단 재밌는 게 많이 나올 것 같은데요.

 암튼 그렇습니다. 아이디어 하나만 남은 아쉬운 영화라는 걸로 마무리.




 + 워낙 듣보 영화에다가 제목도 흔한 단어라 짤 찾기 참 힘들었습니다. '트랜스포머'의 그 분 잔뜩에 '사운드웨이브'라는 음악 페스티벌 관련 사진만 와장창창창...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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