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깔끔하게 100분. 장르는 호러/스릴러겠죠.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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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디'는 제가 좋아하는 영화지만 '프로듀서'라고 하니 뭐. 그리고 번역제에서 '트'는 어디다 팔아 먹었을까요.)



 - 평범한 카페 풍경이 나와요. 근데 한 남자가 들어오더니 그대로 총을 꺼내 주변의 사람들을 모두 갈겨 버립니다. 그러고 본인도 자살이었는지 뭔지 피를 흘리며 가게 정문 바깥쪽으로 쓰러지는데... 마침 그 앞을 지나가던 어린애 하나가 죽어가는 그 남자와 눈을 마주쳐요.


 그 어린애는 인생이 편치 않네요. 뭔 일인지 모르겠으나 엄마 아빠가 빡세게 싸우고, 결국 아빠가 떠나요. 엄마랑 단 둘이 살게 됐는데 엄마는 멘탈이 나갈대로 나간 상태라 애를 잘 못 돌보구요. 그런데 그 때... 갑자기 뙇! 하고 '다니엘'이라는 친구가 나타납니다. 하루 종일 주인공과 함께 지내며 참으로 사이 좋게 지내는 이 녀석. 하지만 영화 제목대로 이 녀석은 남들 눈엔 안 보이구요. 그런데 그러다 이 놈이 슬슬 이상한 짓을 시작하겠죠. 엄마를 독살하려 든다든가... 그래서 우리 주인공은 엄마가 시키는대로 커다란 인형의 집에다가 이 녀석을 가두는 퍼포먼스를 하고 열쇠로 잠가 버려요. 그랬더니 마술처럼 사라지는 다니엘!!


 그러고 세월이 흘러 우리 주인공은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그 총기 난사 현장 목격의 트라우마와 난감한 엄마 상태 때문에 인생이 스트레스이고. 자꾸 이상한 환각에 시달려요. 그런데 도움을 받으러 찾아간 학교 상담사는 하필 그 다니엘 얘길 듣고선 '그 녀석을 풀어주고 너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여 보렴' 이라는 큰일 날 소리를 하는데 주인공은 당연히 시키는대로 하겠죠. 그리고 우리 다니엘이 뙇!! 어두컴컴한 사건들이 파파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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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어린이 카리스마 표정 짓느라 애쓰는 게 귀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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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부터 의상 코드까지 맞춰주는 정성!)



 - 글 제목에 적은대로 제목으로 끄는 어그로에 끌려서 찜을 해놓은지 한참 된 영화였구요. 웃기는 건 영화 소개용 시놉시스만 보고선 제가 이게 진지한 드라마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총기 난사 사건이 생존자들에게 남기는 깊은 상처를 그린 진지한 사회성 드라마... 같은 걸 생각했는데. 그래서 영화를 틀어 놓고 한참을 '어라?'하는 기분으로 보고 있었죠. ㅋㅋㅋ 뭐 덕택에 좀 더 신선하다는 기분으로 보긴 했습니다만, 암튼 그런 영화 아닙니다. 그냥 재밌으라고 만든 호러/스릴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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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비밀 친구' 스토리에서 친구는 언제나 거칠 것 없는 터프 가이이고 주인공의 연애를 대신 성사시켜 주는 게 공식이죠.)



 - 대충 짐작할만한 스토리 그대로 착실하게 따라가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이 다니엘씨는 컴백하고 한동안은 꽤 보탬이 되겠죠. 소심한 주인공을 부추겨서 평소라면 해낼 수 없었던 일들을 하게 도와주고, 예쁜 여자 친구 하나 얻는 데도 큰 공헌을 하구요. 그렇게 주인공을 돕다가 슬슬 수상한 짓들을 하고, 결국엔 폭력적이고 위험한 짓들을 막 저지르고, 당연히 외부 사람들이 볼 땐 그게 다 주인공이 벌이는 짓들이고. 그래서 인생이 망가질 위기에 처한 주인공은 이제 이 녀석을 손절하고 싶어지고. 그런데 그게 뜻대로 될 리가 없고. 뭐 그런 이야깁니다. 아주 뻔~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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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도 표정도 다 괜찮은 장면인데 묘하게 웃기게 나온 짤입니다. ㅋㅋㅋ)



 - 그런데 이런 장르에서 뻔한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재밌게 잘 꾸며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고 이 영화는 그걸 그럭저럭 잘 해냅니다. 일단 우리 선량한 소심남과 사악한 터프가이는 캐스팅부터 적절하게 되어서 각자 역할에 어울리는 비주얼과 적당한 연기로 괜찮은 대조를 보여주고요. 쉬지 않고 계속해서 자잘한 사건과 떡밥들을 던져가며 보는 사람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 잘 끌어 가구요. 중반쯤부턴 또 당연히 '근데 다니엘이 정말 존재하지 않는 게 맞아?'라고 의심하게 만드는 전개로 흥미를 잡아 끌고요.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결은 영화의 도입부와 수미상관을 이루면서 나름 애잔한 정서도 살짝 유발하고. 

 그리고 시각 효과가 좀 재밌습니다. 간단히 말해 재래식 특수 효과, 분장들이 많이 쓰여요. 크게 튀거나 투박한 느낌은 없으면서도 정겨운 기분. 그리고 그런 재래식 효과들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꽤 볼만 했어요.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었기도 하구요.

 뭐 이래저래 괜찮습니다. 전반적으로 준수한 B급 호러/스릴러에요.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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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지고 보면 이게 다 이 상담사 양반 때문입니다? ㅋㅋ 이 분은 마지막에 난데 없는 활약(?)으로 영화의 아쉬움을 키워주는 데 한 몫 하시구요. 뭐 그게 배우 잘못은 당연히 아니겠습니다만.)



 - 관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려는 애틋한 마음은 참 훌륭합니다만. 이것저것 다양하게 막 던져대다 보니 이야기가 살짝 산만해지는 감이 있습니다. 굳이 나올 필요가 있었나 싶은 장면들도 있고. 조금 써먹다가 그냥 유기해버리는 설정 같은 부분도 눈에 밟히구요. 또 '악몽 느낌'을 의도한 혼란스런 화면 연출 같은 부분들은 솔직히 좀 식상한 느낌이었구요. 결정적으로... 나름 갬성 터지는 결말에서 충분한 감흥을 느끼기엔 주인공의 드라마가 많이 건성이었어요. 

 이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따져 보면 그렇게 결정적인 것들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자잘한 게 자꾸 눈에 띄니 최종적으로는 '아. 이거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주기엔 좀 아쉽네'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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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이런 특수효과처럼 말이죠. 잘 보면 얼굴이 눌려서 벌칙 게임 표정이 된 배우들 모습이 보입니...)



 - 결론입니다.

 전반적으로 큰 부족함 없이 적당히 잘 만들어진 B급 호러물이었습니다. 꽤 괜찮은 점도 많았어요.

 하지만 웰메이드라고 칭찬해주기엔 어딘가 조금씩 조금씩 아쉬운 부분들이 계속 나오고. 결정적으로 뭔가 기억에 남을만한 영화가 되기에는 자신만의 컨셉이나 색깔 같은 게 별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자주 하는 소리로 '호러 앤솔로지의 에피소드 하나였다면 딱 좋았을 영화'였네요.

 그러니 그런 스타일 영화라도 즐기는 B급 호러 팬분들만 도전을 해보시면 될 것이고. '나쁘지 않았지만 적극 추천은 안 해요'라는 사족을 덧붙이며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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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이 분 은근히 이종석 닮지 않았나요? 이종석이 아니라 또치를 닮은 것 같기도 하지만 어차피 그게 그것이니...)




 + 아시는 분들 투성이겠지만 우리 '다니엘'씨는 알비백 주지사님의 아드님 되시겠습니다. 그런데 짤을 찾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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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결국 제목은 훼이크였습니다. 다니엘은 Real 이었어요. ㅋㅋㅋ

 다만 환상 속의 비밀 친구 같은 게 아니라 악마였다는 게 반전인 거죠. 영화 도입부의 그 자살한 총기 난사범도 요 다니엘에게 씌여서 그런 짓을 저지르곤 자살한 것이었고. 하필 그 때 그 앞을 지나가던 주인공에게 그 다니엘 악마가 갈아 타 버린 것. 다행히도 별로 안 중요한 설정으로 주인공의 엄마가 영매 기질이 있던 사람이라 이걸 눈치 채고 봉인을 시켜 놨는데. 망할 놈의 상담사가 (아니 뭐 이 양반은 상식적으로 할 일 한 겁니다만. ㅋㅋ) 그걸 풀어주라는 조언을 해버리는 바람에 이 사단이...


 그리고 다니엘의 최종 목적은 주인공의 몸을 빼앗아서 현실에서 물리력을 가진 존재가 되는 것이었고. 아무 설명은 없지만 그걸 이루기 위해선 주인공의 멘탈을 무너뜨려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계속 주인공의 처지를 궁지로 몰았던 거고, 막판에는 결국 성공해요. 처음에 다니엘을 가두었던 인형의 집에 주인공이 갇히고, 다니엘은 주인공의 몸을 끌고 여자 친구를 찾아갑니다. 여자 친구 대 위기!!!


 하지만 설명하기 귀찮고 별로 납득이 가지 않는 방법으로 절체절명의 순간에 주인공은 뿅! 하고 탈출에 성공하고, 다니엘과 건물 옥상에서 마대 걸레 자루를 들고 칼싸움을 벌여요. 영화 도입부에 둘이 사이 좋던 시절에 하던 놀이였죠. 근데 뭐, 당연히 주인공이 우리 주지사 아드님을 피지컬로 이겨내는 건 무리였고. 난간에 몰려 꼼짝 못하게 된 순간에, 다니엘을 붙들고 뛰어 내려 동반 자살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이러면 다니엘도 숙주가 없어져서 사라지는 모양이에요. 뭐...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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