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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7월에 나온 게임입니다. 엑스박스 & PC에서 플레이 가능하며 게임패스 등록 게임이기도 하죠.

 일단 트레일러부터 올려놔 보구요.



워낙 게임을 오래 쉬어서 뭘 해도 손이 안 가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켜놓고 가끔 뭐 하나씩 골라주기만 하면 되는, 게다가 플레이타임도 5시간 내외로 짧은 걸 골랐죠.

어드벤쳐... 도 아니고 '인터랙티브 드라마' 내지는 '인터랙티브 무비'라고 불리는 장르의 게임이에요.


대체로 그냥 이 장르 게임들의 특성을 그대로 따라가는 평이한 물건이긴 합니다만 굳이 설명을 덧붙이자면,

가만 냅두면 스토리가 전개가 되죠. 그러다 중요한 순간마다 선택지를 하나씩 고르구요.

중요한 건 어떤 선택지를 고르든 '게임 오버'가 없다는 겁니다. 그냥 이야기가 조금씩 달라질 뿐 결국 몇 종류로 준비된 엔딩까지 계속해서 플레이하게 되는 게임이에요. 그러다 누군가가 더 죽고 덜 죽을 순 있고. 엔딩에서 처리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어쨌든 게임 오버는 없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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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략 이런 느낌? 뭘 골라도 '그쪽'으로 스토리가 전개될 뿐 게임이 중단되지 않습니다.)



이런 류의 게임은 크게 히트는 못 쳐도 계속 꾸준히 나오죠. 가아끔씩 '워킹데드'나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같은 히트작이 나오기도 하지만 큰 인기 장르는 아니고. 그래도 꾸준히 나오는 걸 보면 많이 안 팔려도 제작비 대비 수익은 나쁘지 않나보다 싶기도 하구요.

근데 이 게임의 경우엔 게임패스 데이원으로 만들어진 게임이고, 그래서 마소의 눈먼 돈(...)을 듬뿍 받아서 그런지 무려 한국어 더빙이 되어 나왔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어차피 스토리 보는 게임이라 몰입도가 중요한데 한국어 더빙은 정말 의미 있는 장점이라 하겠구요.


한 가지 웃기는 점은, 더빙 퀄리티는 꽤 괜찮은데 자막에는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ㅋㅋ

그것도 대사는 괜찮은데 (자막과 더빙의 내용이나 표현이 조금씩 다르다는 개그가 있긴 하지만) 하필 선택지가 문제에요.

그냥 평이하게 'Yes'라고 되어 있는 선택지를 계속해서 '이거지!!!'라고 화끈하게 적어놔서 사람을 교란 시키기도 하고. 가끔은 오역으로 잘못된 선택을 유도하는 부분도 있고 그렇긴 한데... '이거지!!!'야 처음 한 번 당황하고 적응하면 되고. 선택에 문제를 일으킬 수준의 오역은 별로 없습니다.

고로 이 정도면 무난하네. 어쨌든 더빙도 해줬잖아! 라고 극복 가능한 부분이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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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지!!!!!!!)



뭐... 가장 큰 문제는 스토리입니다.

그러니까 알고 보면 참 문제가 많은 한 가족이 차를 몰고 멀리 이사가는 길에 잠시 들른 모텔에서, 그 동네 빌런 가족(...)의 범죄에 말려들면서 두 가족 인생이 셋트로 위기에 처하는 이야기이고. 그 과정에서 계속 플래시백 등으로 가족들 사연이 한참 나오고. 마지막엔 그 사건 이후 그들의 삶까지 보여주면서 '인생에서 선택이란 게 이렇게 중요한 거란다'라는 교훈을 주는 좀 암울하고 애잔한 스토리인데요.


이런 류의 게임을 해 보신 분들이면 다들 아시겠지만 이게, '니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진단다'라는 컨셉 때문에 이야기를 수십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야 하다 보니 그렇게 매끈하고 앞뒤가 잘 맞는 스토리를 만들어내기가 어렵습니다. 잘 흘러간다 싶다가도 갑자기 무리수가 튀어나오고 뜬금포 전개가 감정선 끊어 먹고 그러죠. 이 게임도 그런 장르상 특성을 거의 벗어나지 못 했어요. '여기서 내가 뭘 고르면 어떻게 전개될까?'라는 호기심은 꾸준히 유지하지만, 그 선택으로 얻게 되는 결과가 그렇게 설득력 있고 재밌진 않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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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라 설명은 못 하겠지만 이것도 꽤 난감한 장면들 중 하나입니다. 내 선택과 관계 없이 벌어지니 더더욱. ㅋㅋ)



또 한 가지 문제로, 그냥 선택만 하다 보면 졸리니까(...) 중간중간 들어가는 버튼 액션(?)이 또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비탈길을 기어 올라가는 장면 같은 게 나오면 주어진 시간 안에 컨트롤러 스틱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버튼을 연타하고. 이런 걸 계속 시키는데 이게 처음 해보는 사람들이나 긴장하고 재미도 느끼고 그러지 많이 해 본 사람들 입장에선 '아 거 참 무의미하네'라는 생각 밖에 안 들거든요. 그런데 이게 아주 많이 까지는 아니어도 상당히 자주 나옵니다. ㅋㅋㅋ 주인공들이 몸 쓰는 액션 장면이 적지 않은 '범죄극' 장르이다 보니 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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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거 안 하고 싶다고!!! 라는 애절한 심정입니다만. 다행히도 버튼 액션은 난이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그래도 나름 장점이 있긴 합니다.


호불호가 갈리긴 하겠지만 저 인물들을 2D 그림으로 처리한 아트 스타일... 종종 어색하거나 알아보기 힘들 때도 있지만 또 어떨 땐 그럴싸한 그림을 잘 잡아내서 보기 좋기도 하구요. 결정적으로 어쨌든 '개성'이 되는 건 확실하고. 또 3D 캐릭터 대비 좀 생생한 표정 같은 걸 자주 보게 되기도 하구요. (실제 배우 연기를 녹화한 후에 괜찮은 컷을 골라내서 그림으로 변환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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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략 3D 배경과 2D 인물의 합체!! 라는 식인데. 이렇게 보기 그럴싸하게 좋을 때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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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좀 난감할 때도 있구요. ㅋㅋ)



그리고 선택지가 실제로 이야기에 주는 영향이 상당합니다.

보통 이 장르 게임들이 다들 '니 선택이 이야기를 만든단다!' 라면서 약을 팔지만 죽어라고 선택해봐야 상황에 따른 대사나 조금 바뀌고 이야기가 크게 달라지진 않는 경우가 거의 90% 이상인데요. 이 '애즈 더스크 폴즈'는 정말로 뭔가 많이 달라지는 편이에요. 선택지에 따라 어떤 장소가 등장하거나, 아예 안 나오거나 하기도 하고. 스토리상 끝까지 살아 있어야만 하는 몇 명을 제외하면 사망 가능 캐릭터도 많은 편이고. 그래서 그냥 선택지 이것저것 골라가며 이야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기를 즐기는 분들이라면 보통의 이 장르 게임들 대비 고평가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뭐 그냥 제 맘대로 선택지로 한 번 쭉 달려서 엔딩 보면 뒤도 안 돌아보고 삭제한 후 위키나 유튜브로 나머지 루트들 확인하는 사람이라 그닥... ㅋㅋㅋ


마지막으로 이 게임 특유의 멀티 플레이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걸 갖고 뭔 멀티 플레이를 하나 했더니, 선택지 투표 시스템이에요. 핸드폰, 태블릿, 노트북, 2번 컨트롤러 등등으로 여러 사람이 참여해서 선택지가 뜰 때마다 투표를 해서 이야기를 끌고 나갈 수 있습니다. 솔직히 번거로워 보이지만 실제로 여럿이 모여서 파티 게임 같은 느낌으로 즐긴다면 재밌을 것 같기도 하구요. 이 놈은 성향이 이렇구나. 이런 거 알아가는 재미도 있을 수 있겠고. 또 그 과정에서 수다를 떨며 이야기를 실제보다 더 입체적이고 흥미로운 무언가... 로 즐길 수 있지도 않을까, 라고 생각만 합니다. 전 그냥 고독하게 혼자 클리어했으니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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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21세기의 게임이다!!!!!)



 어쨌든 뭐 그래서...

 정말 아무 생각도 노력도 하고 싶지 않은데 게임은 가볍게 하나 해 보고 싶다. 라는 기분일 때 큰 기대 없이 골라봄직한 물건이었습니다.

 이미 말 했듯이 선택에 따라 스토리 변동 폭이 넓은 건 분명한 장점이었구요. 또 여러 번 도전하며 모든 스토리, 대사를 다 보고 싶어하는 양반들을 위한 편의 기능도 잘 되어 있구요. 호불호가 갈릴 비주얼 스타일도 저는 맘에 들어서 전반적으로 괜찮게 잘 만들었다... 싶었는데.

 정작 제가 본 스토리가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습니다. 개연성도 종종 발목을 잡고, 캐릭터들도 특별히 매력적이지 않았구요. 게다가 엔딩에서 이야기 다 마무리 해놓고선 추가 떡밥을 날리며 맺는 것도 좀 상도덕에 어긋나지 않나... 뭐 그랬어요.

 그래서 추천은 하지 않겠습니다만. 이런 인터랙티브 무비류의 게임 즐겨하는 분들이라면야, 큰 기대 없이 한 번 플레이 해 볼만 하겠습니다. 게임으로서의 시스템 완성도 같은 건 괜찮았으니까요.




 + 이런 게임을 하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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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드시 이런 장면이 나오죠. 그리고 주인공은 반드시 저 쪽지를 잃어버릴 겁니다. ㅋㅋ

 예전엔 뭐라도 꺼내서 메모를 했는데, 이젠 걍 폰 들고 화면을 찍어 버리면 되니 편리한 세상이죠.



 ++ 대체로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강조해서 적었는데. 어쨌든 이 장르의 비슷한 작품들에 비해 분명히 선택의 폭은 넓은 편입니다.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처럼 뭐를 다양하게 선택시키는 척 하다가 엔딩 직전의 단 하나의 선택지로 딱 두 개 밖에 없는 엔딩이 갈라지게 만드는 파렴치한 경우도 흔하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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