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를 보고 단상 (스포유)

2011.08.14 13:13

phylum 조회 수:1582

영화 재밌네요.  적어도 중간에 시계 볼 생각은 한 번도 안 들었어요.

시간도 그렇고 감정폭도 그렇고, 너무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고

딱 담백하고 깔끔했던 것 같아요.

(강아지가 마지막에 나오는 장면만 빼구요.)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있어요.

이 영화에도 돈 잘 벌고  머리 좋은  전문직 사이코패스가 나오는데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경제관념이 없는 걸까요?

자신이 살인이라는 행위를 저지름으로 인해 잃게 될

경제적 사회적 지위 상실 같은 게 여기서도 너무너무 커 보였거든요.


초반의 여대생 살인은 어쨌든 비경제적인 활동은 아니었잖아요.

들키지 않고 잘 처리했는데


자기 직장 지하주차장에 온갖 피칠갑을 하며 조형사를 죽이는 것부터 폭주모드로 돌변하더니

'아니 저 인간은 생각이라는 게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싶더라구요.

감정은 없어도 지능도 높고 생각도 있을 사람이

cctv같은 건 신경도 안 쓰고 현직 형사를 살해하고, 그것도 두 명이나!

수아와 기섭이가 있는 보육원 앞에 잠복하던 형사를 죽였을 때는

'내가 얘를 죽였으니 곧 경찰이 들이닥칠거야' 이런 생각이 전혀 안 들었을까요?

돈 잘 버는 산부인과의사라는 직업은 아깝지 않았을까요?


모든 일이 잘 마무리되고 결국엔 다음날에 사회에 깨끗하게 복귀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 걸까요,

아니면 에라 모르겠다, 죽이고 싶은 인간들 다 죽여버리고 인생 리셋하자-이런 맘이었을까요,

아니면 어차피 한 번 갔다온 감옥, 또 가지 뭐..이런 자포자기였을까요.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수아를 죽이는 게 맞는 것 같긴 한데

이렇게 마구잡이로 일을 벌려놓으면

나중에 대차대조표를 보면 수아를 죽이건 안 죽이건 '자기 인생 파멸'이라는 결과는 똑같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비경제적이고 자기파괴적인 싸이코패스를 보면 좀 신기해요. 원래 그런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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