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86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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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보야 어떻게든 관객 꼬시는 게 최우선이라는 건 이해하지만 아싸 중의 아싸가 주인공인 영화에다 '인싸 액션'이라니...)



 - 뉴질랜드 영화니까 배경도 뉴질랜드겠죠. 주인공 '존'은 별 볼 일 없는 시골 청년입니다. 동네 깡패 대빵 '쉘튼'이란 녀석의 시다바리를 하면서 별다른 꿈도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 살아요. 그런데 본인이 거기 별 불만이 없습니다. 그냥 이 말투만 한 번 들어봐도 '아, 아무 생각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확 드는 그런 캐릭터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같이 쉘튼의 시다바리를 하던 친구놈이 조직이 삼합회에 보내는 돈을 훔쳐내서 한탕 해 보자는 제안을 하고, 처음엔 뭐래 이 미친 놈이... 라고 넘겼지만 그 후로 겪은 몇몇 상황 때문에 생각이 바뀌죠. 그래서 성공적으로 강도질엔 성공하지만 바로 들통나서 잡혀 죽을 위기에 처하구요. 그 때 갑자기 툭 튀어 나온 누군가의 조언으로 아까 삼합회 상점(?)에서 별 이유 없이 집어 온 팔찌의 버튼을 아무 생각 없이 눌렀는데... 짠! 하고 무려 2분 전의 과거로 돌아갑니다. 와 대박!!! 그런데 포인트는 여기에서 조언을 해 준 '누군가'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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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찌질 청년 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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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가-타임 스쿼드!!!! 를 구성하여 지구를 구하... 지는 못하고 그냥 지 인생 하나 건사하려 애쓰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 언제나 그렇듯 별 생각 없이 틀어서 보는 내내 '대체 이게 어디여?'하면서 봤죠. 영어를 쓰지만 억양이 미국식은 아니어서 영국 영화인가? 했는데 뉴질랜드 영화였네요. ㅋㅋ 대충 짐작 가시겠지만 초저예산 영화입니다. 같은 사람이 화면에 둘 이상 튀어나오는 걸 제외하면 딱히 특수 효과랄 것도 없고. 화려한 액션이라든가... 뭐 볼거리 같은 건 전혀 없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냥 아이디어 하나로 승부하는 영화인데 그 아이디어란 이미 설명했듯이 시간 여행의 부산물로 같은 시간선에 '나'가 계속해서 증식하는 상황이구요. 거기에다가 평범하면서도 살짝 독특한 유머 코드를 살살 뿌려 놓은 거죠. 그리고 그 유머 코드는 뭐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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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을 위협하는 빌런 군단의 무시무시한 위용!!!)



 - 정상 범위를 살짝 벗어나는 엄청난 나이브함과 느긋함입니다. 


 그러니까 영화 템포나 내내 느릿느릿해요. 일단 사람들이 다 느립니다. 보통의 영화들이 앗! 우왁! 튀어!!! 정도 리듬으로 흘러간다면 이 영화는 ...음? ...아아.......... 튀어야겠네. 이런 식이에요. 이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절체절명 상황에서도 언제나 변함 없이 유지가 되니 별 일도 아니고 특별한 개그 아이디어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피식피식 싱겁게 웃깁니다.


 캐릭터들 성격도 그렇습니다. 주저 없이 사람에게 총을 탕탕 쏴 대는 악당들이 득시글거리는 영화인데 인간들이 괴상할 정도로 순박해요. 방금 전에 '나' 중 하나를 총으로 쏴대던 놈이 다른 '나'의 별 거 아닌 설득에 감명을 받고 용서를 빌면 '나'는 또 그걸 "어 생각해보면 나도 뻘짓 많이 했고 우린 친구니까"라고 받아주고 그런 식입니다. 사실 캐릭터 성격 일관성이 없다고 욕을 해야할 것 같은데 느긋느긋 나이브한 영화 분위기 때문에 그냥 피식 웃으며 받아들이게 되는, 그런 느낌.


 그리고 이게 또 별 고민 없이 툭 던져진 '2분전 시간 여행으로 사람 증식하기' 설정과 결합해서 이야기가 전개되니 한참 보다 보면 아 이거 컨셉이 옛날 영화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80년대에 많이 나왔던 저예산 청소년 SF 모험 영화들 있잖아요. 대략 그런 느낌의 영화라고 생각하시면 비슷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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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당연히도 신비로운 마법의 아이템은 중국인이 중고 골동품 가게에서 던져 주는 게 국룰이겠죠.)


 

 - 그래서 그렇게 옛날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면 대충 아귀가 맞습니다.

 엔딩까지 다 보고 나면 참으로 훈훈하고 교훈적인 이야기거든요. 이상한 아이템 같은 데 의지하지 말고 너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라. 친구란 소중하다. 세상엔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 자기 삶에 대해 생각도 좀 하고, 뭣보다 꿈을 갖고 살아라. 등등등 오만가지 흔한 교훈들이 막판에 와장창창 쏟아집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주인공이 그렇게 생각 없고 무기력했던 삶을 버리고 새 인생을 살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이런 교훈이 정말로 나이브하기 짝이 없게 툭툭 떨어지는데, 앞서 말했듯이 주인공이 참 뭘 해도 마가 뜨는 모자라 보이는 녀석이고 영화도 무표정하고 뚱한 톤으로 계속 흘러가니 부담스럽지 않고 그냥 귀엽습니다. ㅋㅋ 소재와 내용을 요약한 느낌과는 다르게 참 귀여운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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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액션(?)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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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도 하고!!)



 - 그리고 그 와중에 장르물로서 자기가 할 일도 꽤 열심히 합니다.

 여기서 '할 일'이란 5분 시간 여행 장치! 라는 설정으로 최대한 재밌는 장면들을 많이 만들어 보는 거죠. 그러니까 간단 루프물에다가 주인공 증식 설정을 넣은 건데, 그래서 같은 상황을 주인공 둘, 주인공 셋으로 계속 반복하기도 하고. 또 시점이 현재의 주인공이었다가 5분 전의 주인공이었다가 하는 식으로 오락가락하니 전개도 심심하지 않아지구요. 나중엔 영화 제목처럼 시간 여행을 한 주인공들이 쌓이고 쌓여서 '메가'까진 아니어도 꽤 많은 주인공들이 우루루 몰려나와서 합동 작전도 펼치고 지들끼리 싸움도 하고 배신도 하고... 이러면서 재미난 상황을 많이 만들어요. 

 어떻게 생각하면 별 거 아닌데, 또 생각해보면 시간 여행물에서 이렇게 주인공을 와장창 쌓아가며 전개하는 이야기는 떠오르는 게 없기도 하구요. 심플한 아이디어로 성실하게 뽕을 뽑아낸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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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통 유명한 배우란 걸 찾아보기 힘든 와중에 그나마 이 분이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에 나오셨더군요.)



 - 뭐 더 할 말은 없겠습니다.

 일단 배경이 우리가 자주 볼 일이 없는 뉴질랜드의 깡촌이어서 괜히 신선한 느낌이 좀 있구요.

 그 외엔 80년대 환타지 모험 성장물 느낌으로 뽑아낸 성실한 SF 소품이면서 참으로 시종일관 꾸준하게 소소하고 싱겁게 웃기는 영화였습니다.

 뭐 보고 나서 오랜 세월 기억에 남고 그럴 영환 아닙니다만, 이런 소소한 소품 SF/환타지물 좋아하는 분들은 한 번 보셔도 괜찮을 거에요.

 전 아주 만족스럽게 보았습니다. ㅋㅋㅋ




 + 주인공이 그 팔찌를 훔쳐갈 때 가게 주인이 신비로운 가게 주인장 같은 느낌으로 '언젠간 돌려주러 오게 될 것이야' 라는 대사를 칩니다만. 그에 대한 주인공의 대꾸가 '중국제라서요?' 라고(...)



 ++ 영화의 하찮은 분위기와 부조화를 이루는 '메가 타임 스쿼드'라는 거창한 제목은 극중에서 주인공들 중 한 놈이 치는 드립입니다. 이렇게 나랑 나랑 나랑 나 등등이 조직을 만들면! 이라는 대화를 주고 받다가 조직 이름을 하나씩 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중 하나에요. 



 +++ 영화에서 계속 무슨 이상형처럼 언급되는 '파에로아'라는 지명이 있는데요. 다 보고 나서 검색을 해봐도 잘 모르겠네요. 그렇게 특별한 동네 같진 않은데. 뉴질랜드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보니 이렇게 좀 따라가지 못 하는 내용 같은 게 있었던 듯.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근데 별 거 없습니다. ㅋㅋㅋ 쉘튼의 갱단과 티격태격 일진일퇴를 반복하던 존은 결국 '나'가 이만큼 모였으니 아예 쉘튼에게 쳐들어가 돈도 빼앗고 여자 친구도 구해오자는 결심을 하구요. 계획대로 쳐들어가 교란 작전(?)을 펼쳐요. 그래서 일단 목적을 이루고 퇴각하여 여자 친구랑 파에로아를 향해 떠나는 와중에... 다른 '나'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돈, 혹은 여자 친구를 노리고 다툼을 벌입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뒤를 쫓아 온 쉘튼의 패거리에게 단 하나의 원본 '나'만 남고 다 죽음. 여자 친구도 잡아 가는데 사실 이 분이 쉘튼의 여동생이라 별 의미는 없지만 존은 그렇게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이 상황에 신물이 나 버린 존은 팔찌를 반납하러 중국인 가게에 가는데, 거기에서 사장님에게 의외의 인생 조언을 듣게 되죠. 이딴 물건에 의지하지 말고 너 자신의 힘으로 뭐든 이뤄보지 못할꼬!!

 그래서 심기일전한 존은 자신을 도와주는 밀덕 아저씨와 함께 쉘튼의 본거지로 쳐들어가 돈가방과 여자 친구를 구해서 탈출... 하다가 결국 쉘튼 패거리에게 붙들리는데요. 그때 뭔가 깨달음을 얻은 존은 자신에게 총을 겨눈 쉘튼 패거리에게 쉘튼의 비밀을 폭로합니다. "얘들아 생각해봐. 사실 쉘튼 이거 지 힘으론 아무 것도 못 하는 찌질이야. 그래서 뭐 하찮은 거 하나라도 다 니들한테 시키잖아. 보라고, 지금 총 겨누고 있지만 내가 그냥 가도 쏘지도 못할 걸?" 그리고 이 연설에 감명을 받은 쉘튼 부하들이 다 쉘튼을 버려요. ㅋㅋㅋ

 그러고서 정말 총을 쏘지 못하고 찌질찌질하는 쉘튼을 비웃으며 자리를 떠나려는데 악에 받친 쉘튼이 부들거리며 간신히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삼합회 조직원 하나가 나타나서 쉘튼을 총으로 쏴 버립니다. 그러고 돈가방을 들고 떠납니다만. 알고 보니 이 가방엔 돈 대신 여자 친구가 넣어 둔 폭탄이 들어 있었고... 삼합회 빠이빠이.


 그렇게 이제 존과 여자 친구가 행복하게 차를 몰고 자기들 이상향을 찾아 가는 와중에, 주유소 화장실에서 아주 뜻밖에도 사실 안 죽고 살아 있었던 또 하나의 존이 나타나서 총을 들이댑니다만. 주인공 존은 침착하게 '난 돈 따위 필요 없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만 있음 된다. 돈가방은 차 트렁크에 있으니 갖고 가' 라고 설득을 해요. 그래서 결국 그 존(?)은 돈을 갖고 떠나고. 이 상황을 눈치 챈 여자 친구가 '내가 널 좀 사랑하는 듯?' 같은 고백을 하며 영화는 해피하게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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