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92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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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포스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동민씨 화이팅!!! ㅋㅋㅋ)



 - 주인공 찬우씨는 5년째 경찰 시험 준비 중입니다. 라고 하면 뭔가 한국 영화의 이런 캐릭터들에 붙어 다니는 구질구질한 디테일들이 좌라락 떠오르실 텐데 그게 뭐가 됐든 다 맞으니 설명은 여기까지.

 당장 내일까지 다섯 번째 도전 응시를 해야 하는데 수중에 단돈 만원이 없어서 접수를 못하다가, 니가 나와서 같이 술 먹어야만 돈 빌려 준다는 웬수 같은 친구에게 끌려나가서 필름이 끊기고, 정신을 차려 보니 어머나. 오피스텔 자기 집이 아니라 그 옆집 침대에서 자고 있었고, 왠지 모르게 자기 몸은 상처 투성이인데 방바닥엔 웬 남자가 피를 철철 쏟은 채로 뻗어 있어요.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그리고 난 이제부터 뭘 어떡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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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엄마한테 만원만 보내 달랄 것이지 괜한 자존심 부렸다가...)



 - '광화문 시네마'를 기억하십니까. 전 아주 좋아했었는데 이 분들 이제 다 산산이 흩어졌는지 마지막 작품이었던 '소공녀'가 벌써 5년 전 영화입니다.

 아니 물론 요 '옆집사람'은 광화문시네마와는 관계가 없어요. 굳이 갖다 붙이자면 감독이 한예종 출신이더라는 것 정도? ㅋㅋ 영화의 톤도 특별히 그쪽과 닮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이 영화가 '요즘 청춘'을 주인공 삼아 저예산으로 알찬 장르물을 뽑아낸 솜씨를 보고 있노라니 자꾸만 광화문 시네마 생각이 나더라구요. 오겡끼데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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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됩니다. ㅋㅋㅋ 엄마 말을 잘 듣자. 주사가 있으면 술은 끊자. 라는 교훈을 담은 건전한 영화!)


 

 - 영화를 보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참 모범적이구나' 라는 거였습니다.

 그러니까 뭐 시작부터 끝까지 특별할 게 하나도 없어요. 저 도입부 설정에서 떠올릴만한 장면, 전개들이 그냥 그대로 나옵니다. 등장 인물들도 다 어느 우주의 클리셰 사전에서 끌어내다 세워 놓은 듯 익숙하구요. 막판에 반전으로 튀어나오는 전개도 사실 대부분 처음부터 짐작할만한 거였죠.

 돈 없는 인디 영화가, 그것도 장르물이면서 이렇게 특별한 아이디어나 임팩트 있게 참신한 설정 하나 없이 어쩔꼬... 싶은데 그게 재밌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재밌고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재밌어요. 왜냐면... 그냥 '잘' 만들었으니까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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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걸 미스테리로 놓고 보면 사건의 진상은 참 하찮은데요,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재밌게 보도록 관객들을 끌고 가는 솜씨가 상당합니다.)



 - 그러니까 도입부에선 영화 속 공무원 시험 장수생들 캐릭터 묘사의 클리셰들이 펼쳐집니다. 근데 그게 웃겨요. 디테일이 좋고 배우도 잘 해서요. 시체를 발견한 후 한동안은 모자란 아마추어 탐정이 땀을 뻘뻘 흘리며 고군분투 하는 슬랩스틱이 펼쳐집니다. 어쨌든 웃겨요. 디테일이 좋고 배우도 잘 해서요. 그러다 같은 방에 머물게 되는 누군가(?)가 등장한 후로는 이 놈을 믿을 것인가 말 것인가? 사건의 진상은 무엇이란 말인가? 라는 미스테리와 함께 스릴러 분위기에 발동을 거는데요. 그동안 이어 온 코믹한 분위기를 깨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긴장감을 살려냅니다. 역시 각본과 연출의 센스가 좋고 배우들이 잘 합니다... 하하. 그만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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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이 겁나 예쁜 옆집 처자는 애처로운 피해자이자 찬우의 로맨스 상대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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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님 여기서 제일 나쁜 사람일지. 뻔한 듯 하면서도 유머와 스릴러를 오가며 사람들 헷갈리게 만드는 솜씨도 좋았구요.)



 - 모두에게 익숙한 재료를 갖고 익숙한 방식으로 조리를 해도 그 재료가 좋고 요리사의 솜씨가 좋다면 충분히 맛있는 게 나온다. 라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시켜주는 참으로 모범적인 코믹 스릴러였습니다. 굳이 '인디인데 잘 만들었네!' 같은 설명 안 붙이고 그냥 '잘 만들었네!'라고 해주고픈 영화에요.

 유머 감각도 좋고 스릴러로서의 리듬감도 준수하고 둘이 섞이는 부분들도 참 솜씨 좋게 잘 엮어 놨습니다. 근래의 시사적인(?) 요소들을 이야기 속에 이것저것 좍좍 깔아가며 웃기기도 하고 떡밥 삼기도 하는 센스도 좋았고. 또 몇 안 나오는 배우들은 다 천연덕스럽게 잘 해주고요. '난 소품은 그냥 다 별로야'라는 취향이 아니시라면 누구든 즐겁게 보실만한 수작이었어요.

 영화 스타일상 뭐 더 주절주절 떠들 게 없어서 글은 짧습니다만. ㅋㅋ 최근 나온 한국 극장 & OTT 장르물들이 아쉬우셨던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보시면서 다시 꿈과 희망을 키워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 장르물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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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시청 부탁... 은 아니고 그냥 아주 가볍게 권유해 드립니다!!! 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찬우의 옆집은 평소에 잦은 소음 제조로 입주민들의 짜증을 불러일으키던 곳이었고. 집 주인은 젊은 여성인데 맨날 남자를 불러 들여다가 쌈박질을 해대서 찬우도 여러 번 항의를 했었거든요. 그러니 거기 뻗어 있는 건 세입자의 남자 친구일 것이고, 아마도 세입자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겠죠. 하지만 어쨌든 그 시체 옆에서 깨어난 건 찬우인지라 방안을 샅샅이 뒤져가며, 그리고 필름 끊겨 날아간 기억들을 재구성해가며 탐정 놀이를 빡세게 해 봅니다만 딱히 쓸만한 정보는 떠오르질 않구요.


 그러다 결국 집에 돌아온 세입자 여성과 마주치는데, 아우씨 진짜 예쁩니다. (주인공 대사를 흉내내 본 겁니다. ㅋㅋ) 너무 예뻐서 찬우씨는 정신줄을 놓고 여자가 하는 말을 다 믿어주기 시작하는데, 이 분의 주장에 따르면 자긴 로또에 맞아서 갑부가 되었고 그걸 안 남자 친구가 돈 내놓으라고 협박 하며 폭력을 행사해대서 저항을 하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됐대요. 그리고 자긴 감옥 갈 생각은 없으니 시체 처리하고 도망치는 것 좀 도와주면 돈 삼천을 주겠답니다. 그러면서 선금으로 천만원을 바로 뙇!!!


 그래서 어찌저찌 시체 처리에 동참하려는 찰나에 시체가 일어나서 날뛰기 시작합니다. 그냥 머리에 큰 상처를 입고 하루 종일 뻗어 있었던 모양이구요. 본격적인 난장판 모드가 되어 서로 죽이려고 달려들고 난리를 치다가... 다시 그 시체 아닌 남자가 뻗습니다. 그리고 여자는 마지막으로 찬우에게 제안을 해요. 내가 아까 니 사진 좀 찍어놨는데 나 안 도와주면 이거 경찰에게 바로 전송할 거다. 근데 도와주면 비트코인 가득한 내 계좌 키를 usb째로 넘겨주마! 그 대가로 니가 저 놈을 죽여라!!! 부들부들 떨던 찬우가 결국 시체남을 진짜 시체로 만들기로 결심하는 순간, 계속되는 소음 때문에 이웃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문을 두드려대고. 그러다 시체남은 또 정신 차리고 일어나고. 난장 of the 난장 속에서 어쩌다 그 시체남과 여자는 둘 다 사망. 찬우는 부들부들 떨며 증거 인멸하고 바깥 창을 통해 자기 방으로 귀환하고 데드 라인을 몇 십초 남겨 놓고 경찰 시험 응시에 성공합니다. ㅋㅋ


 사건은 결국 남녀의 치정극으로 마무리되고. 혼자 밥 먹던 찬우가 문득 여자가 줬던 usb가 생각나서 노트북에 꽂아보는데. 검은 크레딧 화면이 흐르는 가운데 '둥!' 하는 윈도우 에러 소리. 그리고 찬우의 맥빠진 '엥?' 소리와 함께 끝입니다.


 ++ 일부러 끝까지 그 남녀의 사정을 디테일하게 보여주진 않습니다만. 대략의 정황과 무심하게 흘러가던 사소한 대사, 단어들로 미루어 볼 때 이 여자분은 아마도 술장사 업계에 계시던 분인 모양이고. 시체남은 이 여자가 낚은 갑부 젊은이였구요. 근데 여자가 남자를 뒷통수 치고 돈만 빼먹고 튀려던 찰나에 들통이 나서 몸싸움을 하다가 이렇게 상황이 흘러간 듯 합니다. 로또니 가상 화폐니 하는 건 다 여자가 그때 그때 지어낸 구라였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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