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 피판 비추작;

2010.07.19 23:08

로즈마리 조회 수:2345

매일 피판 이야기만 해서 어쩐지 죄송(?)스러운 기분이지만 부천시민 듀나의 영화낙서판이니까 눈감아 주시렵니까 (__*

 

오늘은 [퍼펙트 서클], [사랑의 타이머], [조우]를 봤는데... [퍼펙트 서클]과 [조우]를 비추하고 싶어서 글을 열었어요.

아니, 사실 [퍼펙트 서클]은 기대와 다른 영화였고 (티켓카탈로그에 나온 시놉의 말줄임표 뒤에 우발적 살인사건들이 등장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그런 영화 전혀 아니었음.)

제가 보면서 졸았던 관계로 마구 욕할 마음은 들지 않는데요. (혹시 제가 조는 동안 끝내주게 좋은 장면이 지나갔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누군가에겐 괜찮은 영화.......이려나? 일지도? 싶기도 해서 그냥...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정도인데요.

 

[조우]는 정말이지......... 이런 걸 왜 장편으로 만들었을까? 싶고 솔직히 말해서 부천 프로그램팀의 안목에 좀 실망했습니다.

뭔가.. 일주일동안 준비해서 장편 하나 뚝딱 만드는 프로젝트 같은 거 좋은데요. 친한 지인들과 놀러가서 영화도 찍고 화기애애하게 창작욕을 불태우는 것도 좋구요.

그걸 영화제에 내는 것도 좋은데요. 프로그래머들은 무슨 생각으로 상영작으로 고른 걸까요? 한국 독립영화에 지나치게 관대한 게 아닌가 싶은 기분을 지울 수가 없네요.

표값은 그렇다치고 이 시간에 다른 영화를 볼 수도 있었는데! 그냥 부천 프로그래머의 취향을 너무 맹신한 제가 잘못. (꽤 잘 맞는 편이었거든요, 그전까진..)

 

제 취향 아닌 영화라고 폄하하고, 욕하는 건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 줄곧 생각해왔는데 이 영화는 보고 나서도 왠지 부아가 치밀고.......

머리로는 이런 것도 표현의 자유고 다양성이고 그런 생각이 들지만 역시 썩 기분은 좋지 않달지......

관객과의 대화에서 입소문 내달라고 하시고, 출구에선 포스터까지 주시던데, 진짜 사양하고 싶었지만.... ('저 숙소 들어가자마자 이 영화 비추 날릴 거에요 ㅠ_ㅠ')

 

시나리오 없이, 콘티 없이, 즉흥적으로... '이야기는 배우와 카메라만 있으면 어디에나 존재한다.', '나도 결말이 어떻게 될지 몰랐고 존재하는 이야기를 따라간 거다.'

이런 이야기들은 영화를 빼어나게 만들고서 한다면 되게 설득력 있게 들렸을지도 모르겠는데

영화를 본 직후라 도저히 공감할 수가 없더군요. 그냥 산으로 가는 영화에 대한 변명처럼 들려서.

(어디에나 존재하는 이야기만 추구하면 이런 진부한 영화가 나오는 걸까요.)

무작정 롱테이크로 찍고 애잔한 연주곡을 넣는다고 애잔해질 리가 없을 텐데, 하여간 영화 전체가 너무나도 안이해보였어요.

 

깐느 제출일에 맞추기 위해 서둘러서 만들었다든가 하는 말은 100% 농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GV 듣고서 진담인가 싶더군요;

심지어 영화 속 설정처럼 연극영화과 포트폴리오용 영화인가 싶기까지..

 

독립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저예산 영화는 어차피 요래조래 돈 조달해서 자기들끼리 즐겁게 찍는 영화라 이정도인 건가' 하고

오해할까봐 겁난다면 노파심이 지나친 거겠죠? -.-; 하여간.. 프로그래머 실망이에요.. 내일 단편걸작선 예매했는데 취소해야하나 잠시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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