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작입니다. 4편이 망해서 속편 나오는 데 4년이 걸렸군요. ㅋㅋ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 영화는 그 다음 편이 나오는 데 11년이 걸리게 만들었으니까 남탓은 못 하겠죠. 암튼 런닝타임은 1시간 28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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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주년 기념으로 시리즈 관짝에 못을 박아 드렸습니다.)



 - 한밤중에 여자애들이 교실 같은 데 모여서 요상한 의식을 하고 있어요. 동반 자살 하기 직전인 것 같은데... 왜 이런 걸 하고 있나 싶네요. 사교 집단도 아니고. 아니 뭐 사실 그럴 수도 있긴 하고, '혹시 한 명이라도 배신하면 귀신이 찾아가 마무리해버린다!'는 얘기로 밑밥도 까는 것 같으니 나쁠 건 없어요.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서 성질이 난 제 탓이죠. ㅋㅋㅋ


 암튼 그러다 장면이 바뀌면 여자애 한 명만 떨어져 죽고요. 그걸 발견하는 건 약속에 늦는 언니를 기다리던 동생이었구요. 죽은 게 언니구요.

 그래서 이제 의식을 치르던 여자애들 셋으로 이야기가 넘어갑니다. 얘들은 전날 죽은 아이와 관련해서 무언가를 분명 알고 있지만 당연히 꽁꽁 숨기고서 표정 관리를 해요. 그러면서 또 자기들끼리 의견이 잘 안 맞아서 갈등도 하고. 그러다 이제 슬슬 피칠갑을 한 자살한 애 유령이 나타나서 이 녀석 저 녀석 콕콕 찌르며 압박을 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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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주인공은 이 분입니다. 이제야 알았는데 이 분도 얼짱 출신이셨군요. 멀쩡히 잘 활동 중이시고 요즘 화제작 '카지노'에도 나오셨다고.)



 - 이 영화를 안 봤던 것엔 뭐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딱 봐도 되게 재미 없어 보였고, 영화가 나오고 나서 평도 아주 극단적으로 나빴죠. 시리즈 팬들은 다들 아아 이걸로 시리즈가 아예 끝장이 나는구나... 라는 탄식 모드였고요. 덧붙여서 개봉 당시에는 출연 배우들도 딱히 화제가 되질 않았죠. 그래도 한 2~3년 후에 오연서가 뜨기 시작해서 지금처럼 대성하긴 합니다만 이 영화의 덕이랄 건 정말 0.1도 없었고.

 근데... 언젠가 '그래도 시리즈에 대한 정이 있는데' 하고 vod를 싸게 팔길래 구입해서 다운로드 받아 놓고선 그대로 오랜 세월 숙성시키고 있었어요. 그러다 이참에 찾아내서 결국 봤습니다. 이걸로 시리즈 완주에 성공했네요. ㅋㅋㅋ 그게 이 영화를 본 유일한 보람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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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적으로 5편 최대의 아웃풋이 된 오연서씨. 물론 이 영화의 덕 따위는 전혀 없었겠지만요.)



 - 그래도 또 설정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일단 배경이 카톨릭 학교에요. 교내에 성당도 있고 각종 종교 시설이 있는 카톨릭 학교의 여학생들이라니 영화가 보여줄 그림과 분위기에 대한 기대치가 좀 생기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런 배경에 맞게(?) 주 소재로 출동시키는 게 자살과 낙태이고,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죽은 애 귀신은 살아남은 자들에게 죄의식을 불러 일으키는 방식으로 활동을 해요. 이 정도면 기본 발상 자체는 괜찮다고 칭찬해 줄수도 있겠네요. 거기에다가 보던 중에 '전교 1등에게만 맡겨지는 성당의 열쇠' 같은 얘기가 튀어나오니 더 그럴싸해 보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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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고괴담 시리즈에 남학생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지만 그게 참 뭐 음............)



 - 정말 영화를 처참할 정도로 못 만들었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그냥 다 나빠요. '기본조차 안 되어 있다!'고 어디 장인에게 혼나야 할 것 같은 그런 작품이에요.

 각본상으론 일단 이야기 전달이 안 됩니다. 복잡한 얘기도 아닌데 뭔 소린지 모르겠는 거 있잖아요. 

 장면과 장면 이어 붙이는 것도 서툴어서 마치 등장 인물들이 순간 이동을 하며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고. 2편이나 4편에도 나왔던 시리즈 나름의 전통인 '현재와 과거 섞어 전개'도 이 영화가 단연코 최악입니다. 그냥 구분이 안 돼요. ㅠㅜ  

 호러 씬이라고 하면 그냥 자꾸 죽은 여자애가 얼굴에 피칠갑 하고 뙇!! 하는 효과음과 함께 여기저기서 막 튀어나오는 게 전부고요.

 기껏 성당도 딸린 카톨릭 학교를 배경으로 해놓고선 그런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는 장면이 안 나옵니다.

 거의 모든 게 다 이 지경인 판국이니 캐릭터들도 다 뭐하는 놈들인지 모르겠고 갸들 관계도 모르겠고 그래요. 예를 들어 전 아직도 주인공이 자기 단짝 친구를 그렇게 내버린 이유가 뭐였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막판에 뭐라고 말하는 걸 보긴 했는데 그게 뭔소린지도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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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이 장면 정도는 괜찮았다... 고 할 수도 있겠는데요. 한 5초 정도 나왔던가 그래요.)



 -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사실 그냥 못 만든 걸로 따지면 여섯 번째 이야기인 '모교'도 크게 다르지는 않거든요. 근데 이 영화는 거기에 자신만의 필살기를 하나 추가하는데, 그게 뭐냐면 이게 참 혐오스런 기분이 드는 이야기라는 겁니다. ㅋㅋㅋ 


 일단 등장 인물들 중에 호감이 가는 놈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빌런과 빌런에게 끌려다닌 애들은 그냥 모두 평등하게 나쁜 놈들로만 보여요. 주인공이 막판에 나름 착한 애인 척 하는데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스포일러라서 말은 못하겠지만... 암튼 그래요. ㅋㅋ 거기에다가 결정타가, 귀신입니다. 얘는 억울하게 죽고 복수하러 돌아온 귀신이잖아요. 근데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정말 앞뒤 안 맞는 멍청한 짓들만 하고 있어서 나중엔 이 귀신도 꼴 보기 싫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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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가 착하다고 주장하는 이기적인 머저리와 정말 착하지만 너무 멍청해서 안 착해 보이는 분. 잘 어울립니다.)


 이야기가 참 후진 방향으로 보수적입니다. 결국 이 영화에서 하는 얘기는 십대 때 혼전 임신 조심해라, 자살은 나쁘고 동반 자살은 더 나쁘다. 뭐 이런 건데 그것 자체는 나쁘지 않겠죠. 그런데 그걸 그렇게 재미 없게, 비호감 캐릭터들로 후지게 전달을 하니 그냥 꼰대들 잔소리 듣는 기분만 듭니다. 짜증이 난단 얘기죠.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고작 이딴 걸 만들려고 '동반자살'처럼 심각한 소재를 갖다 썼니? 라는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납니다. ㅋㅋㅋ

 그래서 이건 그냥 한심한 게 아니라, 참 나쁜 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그런 면에서 시리즈 최악 선정 배틀에서 제게 이 영화는 '모교'를 가볍게 물리치고 탑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축하합니다. 참 잘 했어요.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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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이라는 시기 때문인가. 유난히 아이돌그룹 사진 느낌이 나는 홍보샷이네요.)



 - 대충 마무리... 를 할 것도 없이 이미 할 말은 다 해 버렸군요.

 시리즈 최악일 뿐만 아니라 그냥 최악에 가까운 영화구요. 못 만들고 재미 없고 뭐 온갖 나쁜 말을 다 갖다 붙여도 썩 잘 어울릴 작품입니다.

 '모교'를 보면서 어렴풋이 '5편도 대략 이만큼 나쁘겠지?'라고 상상했던 걸 사죄합니다.




 + 웃기는 점 하나. 고해상도 짤을 위해 이 시리즈를 영어 제목으로 검색하면 자꾸만 뉴진스 최근 곡 사진이 섞여 나옵니다. 왜인지는 다들 아실 테고... ㅋㅋ



 ++ 그래서 '여고괴담' 잡담 시리즈는 이걸로 끝입니다. 6편이 있긴 하지만 이건 본지 얼마 안 돼서요. 제가 그걸 보고 또 뭔 뻘소리를 했는지 궁금하신 분이 계시다면 아래 링크를 보시면 되겠습니다.


http://www.djuna.kr/xe/board/14000339 



 +++ 아마도 자타공인(?) 한국 최강의 여고괴담 시리즈 매니아 Djuna님께서는 4편의 리뷰에서 이 시리즈에 대해 이런 드립을 남기셨던 바 있습니다. 아주 적절한 것 같아서 옮겨 보아요. 


첫째 언니인 [여고괴담]이 시스템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불타는 운동권 학생 같고, 둘째 언니인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가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비극의 여자 주인공 같으며, 셋째 언니인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이 우등생들을 질투하며 지나치게 열심히 노력하는 학구파 소녀 같다면, 이 막내 동생은 늘 교실 구석에 말없이 앉아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학우들을 향해 도끼를 휘둘러 댈 법한 문제소녀 같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요 5편에 대한 촌평.


"그냥 일진 같아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그러니까 대략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서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주인공인 소이와 도입부의 자살 소녀 언주는 고1 때 영혼의 베프였습니다. 특별한 사연 같은 건 없고 그냥 그래요. 

 그런데 2학년이 되어 반이 갈리고, 소이가 유진, 은영과 같은 반이 되면서 일이 꼬인 거죠. 전교 1등만의 특전인 성당 열쇠 관리(근데 그게 대체 뭐 하는 일인지는 끝까지 아무도 안 알려줍니다)에 자부심을 갖고 있던 유진은 본인이 언주, 소이에게 밀릴까봐 이 둘에게 근심 거리를 만들어 성적을 떨어뜨려보자는 일념으로 소이를 자기 패거리에 끌어 들여 둘의 사이를 갈라놔요. 그 과정에서 소이를 클럽 데려가서 유흥의 단맛까지 보여주며 최선을 다하다가... (이러니 어디 전교 1등 하겠습니까?) 자기가 좋아하던 남자를 소이에게 빼앗기면서 소이에게 따로 악감정이 생기죠. 그래서 성질나던 터에 소이가 덜컥 임신을 하자 남자애 엄마한테 그 사실을 몰래 고자질하구요. (아, 참고로 그 남자는 이 영화의 끔찍한 등장인물들 중에서도 단독 1위급으로 더럽고 짜증납니다.) 근데 이 일로 상심한 소이가 자살을 입에 담자 얼씨구나! 하고 동반 자살을 제안합니다. 왜 같이 죽는지에 대해서는 뭐라고 핑계를 대긴 했는데 하찮고 말도 안 돼서 제가 까먹었어요(...) 물론 진짜 계획은 그렇게 동반 자살하는 폼만 잡고 소이만 죽이려는 거였죠. 모든 건 전교 1등 수성, 그리고 뭐하는지도 모를 성당 열쇠 관리직을 위해!!!


 근데 소이가 하필 그 날 아침에 언주를 찾아가 자신의 속사정을 다 털어 놓고 자살 계획까지(왜;;) 알리는 바람에 언주가 동반 자살 현장에 나타나 버린 겁니다. 죽으려면 고1 때 약속대로 같이 죽자고, 자기도 함께 죽겠다고 우기네요. 그런데 여기에서 이 망할 소이놈이 '그래, 그럼 살자 우리!'가 아니라 '응 고마워!!'라고 반응해 버리고. (미친 거 아닙니까?;;) 소이에 대한 언주의 영문을 알 수 없이 거대한 사랑은 정말로 동반 자살을 실행하게 만듭니다... 만. 당연히 유진과 은영은 죽을 생각이 없었고. 얘들이 어찌저찌 수를 쓰다가 언주만 떨어져 죽어 버린 겁니다. 그러고서 다음 날 셋이 다 함께 입 꽉 다물고 지낸 거죠. 


 그 후로 출몰하는 언주의 귀신은 비주얼과는 다르게 멀쩡한 인격과 기억을 갖고 있어서 이런 사실들을 다 기억합니다만. 아니 진짜 쓸 데 없이, 이 모든 일의 흑막인 유진을 냅두고 자꾸 뻘짓만 하고 다녀요. 소이 임신 시킨 남자애 엄마를 죽이고, (음파 공격으로 머리를 터뜨립니다!) 유진의 하수인에 불과했던 은영을 계속 몰아 붙여서 자살하게 만들고, 이렇게 시간 낭비하는 동안에 자기 동생이 자살하려들자 후닥닥 나타나서 살려주고요. 그렇게 한참 시간 낭비 하는 동안에 유진은 언주 동생을 두들겨 패고, 소이까지 죽이려는데 그래도 가까스로 그 시간은 지켜 나타나서 소이도 구하고 유진도 처단합니다. 그러고선 얼굴의 피 싹 씻고 깨끗한 얼굴로 소이에게 나타나 '내 동생을 위해서라도 넌 죽지 말고 오래 살아주렴' 같은 훈훈한 말을 던지고는 사라집니다.


 그리고 에필로그. 소이에게 임신 공격을 저질렀던, 며칠 전에 자기 엄마 머리가 터져 죽은 남자애가 라랄랄라 즐겁게 걸어갑니다. (여담이지만 이 영화에서 그 머리 터져 죽은 사건은 아무에게도 언급되지 않고 줄거리에 그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습니다 ㅋㅋㅋ) 그러다 여학생 하나를 데리고 다정하게 엘리베이터에 타는데, 그때 그 여자애가 고개를 돌리니 언주의 얼굴이 보이네요. 아까 사라진 줄 알았더만 끝까지 자기 베프 복수는 다 해주고 가는 상냥하고 꼼꼼한 언주 귀신이었습니다. 레스트 인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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