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사람님 글을 보다보니 불현듯 생각하는 일이 있어요. 뜬금없지만.

정말 대충 20년 가까이 된 일인데 퐁퐁 생각이 나네요.


제가 중학생 시절엔 공일오비가 참 인기가 있었어요.

윤종신으로 대표되는 객원가수들의 청아한 목소리와

공일오비 특유의 감수성과

솔직하고 직설적인 가사...


그러던 중 공일오비가 대구에서 콘서트를 했었답니다.

적잖은 친구들이 그 콘서트에 갔었죠.

저는 부모님 설득에 실패에 가지 못했었습니다만.


그 대구 콘서트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제 친구는 언니와 함께 갔었는데, 자리도 무대 가까이여서 그야말로 계를 탔다고 하더라구요.

콘서트가 막바지에 이르고, 공일오비도 팬들도 매우 흥분한 상태가 되어,

팬들이 무대로 선물을 던지기 시작했답니다.


친구 언니도 준비한 선물(아마도 손수건)을 무대로 던졌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그 선물을 장호일이 바로 받아서

매우 멋있게 그 꾸러미에 입을 맞추고 뒷주머니에 넣었대요.

친구 언니는 완전 계탄거죠. 


정말 기뻐하면서 최고의 기분으로 콘서트 관람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 씻는데

갑자기 언니방에서 '악'하는 비명소리가 들리더래요.

놀란 친구가 뛰어가보니, 

언니 손에는 원래 선물하려던 꾸러미가 들려 있었고,

망연자실한 표정의 언니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내가 장호일에게 생리대를 던졌어."

였답니다.

그러니까, 그 날 언니의 가방 속에 선물과 (따로 주머니에 챙긴) 생리대가 들어있었는데,

흥분한 언니가 그만 생리대를 던졌고, 장호일은 그걸 받아서 ... ...가 된 거였죠.


공연마치고 무대 뒤에서 선물을 확인해 보던 장호일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지금도 그 날 일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그 언니께서야 민망했겠지만, 

제 주변에는 그렇게라도 장호일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그 언니를 부러워하던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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