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SI20230120-0019695294-web-202301201352


오늘 [플랜 75]를 보고 귀가하는 길에 지하철을 탔습니다. 우산 없이 정류장까지 가기에는 비가 좀 많이 내리더군요. 화장실에 들렀다가 4호선을 타고 서울역까지 가려는데 어디서 많이 본 분이 있는 거에요. 전장연의 이형숙씨 같아서 말을 걸까 말까 하는데 이 분이 서울역에서 내릴 채비를 하시더군요. 그래서 옆에 서서 인사를 드리고 아는 체를 했더니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셨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잘 봤다, 시위 힘드실텐데 그래도 계속 힘내주시면 좋겠다... 정도의 이야기를 짧게 나눴습니다. 혜화역에서 시위하고 있으니 한번 와달라고 하시는데 생업 때문에 못간다고 답할 수 밖에 없어서 저도 참 아쉬웠네요.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하겠다고 했습니다. 티셔츠 산 것도 좀 티를 낼 걸 그랬는데 이건 지인과 통화를 하면서 깨달았네요.


오늘 정성일 평론가님이 [플랜 75]를 해설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을 치워버리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 예시로 전장연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들었죠. 참으로 그렇습니다. 전장연이야말로 사회적 약자의 투쟁을 비가시화하고 아예 존재 자체를 소멸시켜버리려는 그런 움직임을 가장 잘 보여주는 비극적 사례가 아니겠습니까. 이 이야기를 듣고 하필 전장연 활동가분을 만나뵙게 되서 참 신기했습니다. 제가 원래 다니지도 않는 대중교통 노선인데 이렇게 딱 타이밍이 맞아서 인사를 드릴 수 있다는 게 절묘했습니다.


세상 모두가 전장연을 비난하고 등돌리는 건 아니라는 걸 꼭 알아주셨으면 했습니다. 영화의 힘이 조금이라도 현실에 더 뻗쳐서, 싸우는 사람들이 너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반갑습니다, 시민 여러분]을 보고 '반갑습니다, 전장연 여러분'이라는 인사를 실제로 건넬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91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4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284
125866 A-LIVE 하얀 달의 노래 [2] calmaria 2010.06.07 3037
125865 김재철 회사도 아니고 이거 해고 가끔영화 2010.06.07 3052
125864 곰곰군의 이른 여름 휴가 (재수정 완료) [4] litlwing 2010.06.07 3281
125863 커피하우스 보시는 분 없나여? [8] Lain 2010.06.07 3669
125862 [자동재생] 클래식 '아리랑'의 두 가지 해석 [1] 01410 2010.06.07 3757
125861 오늘 동이... [41] DJUNA 2010.06.07 3097
125860 정말 이젠 지겹네요.. [8] amenic 2010.06.07 5104
125859 즐겨찾기 몇 개 정도 해놓으시나요?, 디지털세계에서 책장정리하기 [10] hwih 2010.06.07 3871
125858 주절 주절... [10] 셜록 2010.06.07 3646
125857 잡담 [2] 세상에서가장못생긴아이 2010.06.07 2806
125856 대구지역위내시경질문이요. [4] 아쭈굴스 2010.06.08 3854
125855 오랜만에 음악 하나 추천하고 가요 [1] 늦달 2010.06.08 3249
125854 유투브 푸른 밤 : 마츠다 세이코, 모리카와 미호, 사이토 유키, 자드 hwih 2010.06.08 3792
125853 웹툰 뭐 보세요? [25] BONNY 2010.06.08 6607
125852 내일 mithrandir님 영화 보러 가려는데... [1] 아.도.나이 2010.06.08 3428
125851 가카가 통치 2년 반만에 이룩하신 업적 [5] soboo 2010.06.08 4799
125850 중복 아이디는 안되나보군요 [2] march 2010.06.08 2964
125849 자다가 깻어요 [5] Apfel 2010.06.08 3411
125848 최근 인디 총정리...? [8] 유로스 2010.06.08 4487
125847 수학의 추억(?) [13] 산호초2010 2010.06.08 38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