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온지 며칠 안 됐구요. 대략 50분 정도 되는 에피소드가 고작 다섯개입니다. '파트1' 이거든요!!! (으드득.) 중요한 스포일러는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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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이 어느 나라인지 직접 언급 안 하고도 효과적으로 전달해주는 포스터입니다.)



 - 이렇게 시즌제로 이어지는 드라마의 최신 시즌 얘길 하면서 직전 시즌 스포일러를 피할 순 없겠죠. 그러니까 우리의 히어로 '조'는 저번 시즌 막판의 그 난장판에서 또 살아남았고. 자신이 죽은 걸로 꾸며서 사라진 후 막판에 자기가 꽂혔던 여자를 쫓아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갑니다. 그리고 뭐 여차저차한 사연 끝에 (소소하지만 스포일러일까봐 걍 생략) 새로운 신분으로 런던의 대학 강사로 자리를 잡아요. 그리도 당연히도 또 또 또 다시 다짐하겠죠. 다시는 예전 같은 실수는 하지 않을테야!!! 난 내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소중히 할 거라고!!!!

 하지만 그래서야 드라마가 되겠습니까. 또 이웃 여자에게 꽂히고. 그야말로 갑작스레 시체가 뚝 떨어지고. 정체불명의 누군가에게서 메시지가 날아와 그를 압박하기 시작하고.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살아 남기 위한 우리 정겨운 사이코패스 조의 필사의 잔머리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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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은 애시당초 지원도 안 해본 서점 직원이 갑자기 대학 교수라니 어이가 없지만 나름 설정으로 핑계는 만들어 줍니다.)



 - 원작 소설을 갖고 시작한 시리즈였죠. 아마 시즌 2~3까지도 그랬던 것 같고, 원작자는 신이 나서 시리즈 책을 세 권을 내고 올해 한 권을 더 낼 예정이래요. 근데 드라마를 보고 나서 검색해 보니 이번 시즌의 스토리는 아마도 오리지널인 것 같습니다. 뭐 4월에 나온다는 네 번째 책에 들어갈 내용으로 드라마를 만든 걸 수도 있겠지만 그럼 책은 누가 사나요? 어쨌든 뭐 이건 드라마 소감 글에서 중요한 건 아닌데요. 사실은 안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ㅋㅋㅋㅋ 이게 대체 무슨 말장난이냐면... 작품의 이야기와 전개에 엄청 큰 변화가 생겼거든요. 지금까지 나온 세 시즌이 사실상 시즌 1 이야기의 반복과 비틀기였다면, 이번 시즌은 거의 다른 이야기에 가까워요. 주인공이 여전히 그 놈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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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당연히 누군가와 자칭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전개는 나오죠. 이건 시리즈의 핵심이니까요. ㅋㅋ)



 - 애초에 재미의 대략 95%를 주인공 캐릭터와 설정 하나에서 뽑아 먹는 시리즈입니다. 책 많이 읽고 좌파적, 정의로운 사고를 지닌 지적인 미남자. 그리고 동시에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로맨티스트... 라고 스스로 믿는 찌질한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놈이 매번 '운명의 사랑'을 만났다고 믿으면서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해 사방에 피를 튀긴다는 거죠. 그리고 이런 주인공의 비대한 자아와 계속해서 어긋나는 현실을 보여주며 시청자를 웃기고요. 그러니까 결국 그동안은 쭉 '조'라는 인물로 다 해먹는 캐릭터 코미디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세 시즌을 넘기니 아무래도 좀 식상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번 시즌에서 이야기를 확 틀어 버린 것인데 그게 뭐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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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인은 이 안에 있다!!!!!)



 - 퍼즐 미스테리가 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아니 이게 뭐람. ㅋㅋ

 그러니까 조가 이번엔 영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금수저 집안 자식들과 얽혀요. 갸들끼린 나름 절친 모임이랍시고 굴러가는 모임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조가 잠시 끼어들어간 순간에 그 중 한 명이 시체가 되는 겁니다. 다행히도 평소의 조답게 깔끔하게 처리는 잘 했지만, 분명히 범인은 이 금수저들 중 하나일 것이고. 근데 또 그 범인이 예상치 못했던 조의 깔끔한 처리 실력을 보고 놀라서 뒷조사 끝에 조의 정체와 과거를 알아내고선 협박 하며 이용해 먹으려고 하고. 그래서 조는 도망도 못치게 발목을 잡힌채로 그 금수저 클럽과 어울리면서 범인을 찾으려고 몸부림치는 가운데 시체는 쌓여간다... 대략 이런 이야기입니다.


 아니 물론 그 무리들 중에 조가 꽂히는 여자가 한 명 있다는 건 당연합니다만. ㅋㅋ 어쨌든 그렇게 '후더닛' 장르로 가구요. 이런 장르 변경이 신경 쓰였는지 극중 대사로 아예 '후더닛'이 나와요. 아가사 크리스티 매니아 캐릭터도 하나 나오고. 그러니까 정말로 그 쪽을 정색하고 파는 게 이번 시즌입니다. 당황스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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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지적 허세덩어리 조에겐 뉴욕이나 LA보다 이 런던이 정말 천상의 궁합이긴 합니다 여러모로.)



 - 이런 노선 변경으로 얻는 게 있다면... 아무래도 시즌 3을 보면서 간간히 느꼈던 '아, 이제 좀 약빨 떨어졌는데'라는 기분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뭐 당연하잖아요. 이젠 아예 다른 이야기를 하니까요. 그렇다고해서 주인공의 캐릭터 자체가 바뀌어 버린 건 아니고, 그냥 그 캐릭터를 갖고 퍼즐 미스테리를 해보면 어떨까. 라는 식의 전개가 돼요. 아마 배경이 영국에다가 런던인 것도 이런 부분과의 조화를 노린 거겠죠.


 그리고 그 배경 활용을 꽤 잘 했습니다. 일단 오래된 영국의 건물들을 열심히 보여주며 분위기 잘 잡아 주고요. 앞서 말했듯이 아가사 크리스티를 살짝 활용해서 조의 탐정 놀이에 디테일도 넣어주고. 또 애초에 조가 문학 매니아잖아요. 그래서 후더닛 장르에 대해 이것저것 투덜거리는 식으로 드립도 넣어주고요. 덧붙여서 이 시리즈가 지금껏 쭉 고집해 온 게 상류층에 대한 풍자와 비꼬기였는데, 그런 얘길 하기에 런던의 초갑부 귀족 집안 금수저들만큼 적절한 대상이  또 어딨겠어요.


 그래서 갑자기 배경과 장르를 싹 갈아치웠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시리즈의 특성과 재미 포인트는 꽤 많이 남겨서 새로 택한 장르와 잘 어울리게 조율을 해냈습니다. 덧붙여서 '그래서 대체 누가 죽인 건데??'라는 호기심 유발과 유지도 꽤 잘 하는 편이에요. 막판이 좀 싱거워지긴 하는데. 뭐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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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여주인공은 여전히 예쁩니다. ㅋㅋ 살짝 이전 주인공들과 겹치는 부분도 있는 비주얼인데 제작진 취향인지 극중 조의 취향인지...)



 - 다만 당연히 아쉬운 부분들도 있겠죠.


 "그래서 이게 왜 '너의 모든 것'의 새 시즌인데요?" 라는 생각이 보는 동안 자꾸자꾸 듭니다. ㅋㅋ 좋게 봐줘서 외전 정도는 될 수 있겠는데, 암튼 이전까지 나왔던 시즌들 대비 혼자 격하게 성격이 다르니 이게 재미가 있어도 아쉽고 재미가 없으면 더 아쉽고 그랬습니다.


 바로 위에서 말 했듯이, 거의 내내 호기심 유발은 잘 하는데 정작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이 되게 하찮습니다. 더불어서 범인도, 범인의 동기도 별로 재미가 없을 뿐더러 좀 반칙성이기도 하구요. 어쩌다 보니 퍼즐 미스테리 내지는 퍼즐 미스테리 비슷한 성격의 영화 세 편을 연달아 보고 이 드라마를 봤는데 이것도 요즘 트렌드인가 하는 생각을 했네요. 다들 재미는 있는데 마지막 범인 밝히기에서 전혀 퍼즐 미스테리스럽지 않은 전개를 펼치며 보던 사람 맥 빠지게 하더라구요. 기껏 주인공에게 탐정 놀이를 시켜 놓고 내내 아가사 크리스티, 홈즈 드립을 쳐댔으면 마지막을 이렇게 하면 안 되지... 라는 생각을 했네요.


 결정적으로, 이야기가 완결되지 않습니다. ㅋㅋㅋ 다행히도 '일단락'은 되는데 다음 시즌이 나와야 온전한 마무리가 되는 이야기에요. 진짜 요즘 넷플릭스가 계속해서 저지르는 이 짓거리 몹시 짜증나는데 제발 작작 좀 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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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류층 풍자는 좋은데 그러기 위해서 굳이 이렇게까지 뇌 없는 우스꽝스런 생명체들로 표현할 것까지 있었나 싶기도 했구요.)



 - 대충 마무리하겠습니다.

 엄격하게 평가하자면 참 애매한 시즌입니다. '너의 모든 것' 시리즈를 즐겨온 팬들에게도 아쉬움을 남길 것이면서 동시에 후더닛 장르 팬들 입장에서도 딱히 크게 만족스럴 완성도는 못 되거든요. 이런 부분은 먼저 감안하시구요.

 하지만 뭐 그냥 외전격 시즌이라 생각한다면. 그리고 조가 다시 나와서 참으로 조 같은 행동을 하며 조 같은 나레이션을 읊어대면서 후더닛 세상에서 삽질하는 이야기. 라는 설정에 뭔가 끌리는 구석이 있으신다면 걍 무난하게 즐길만한 정도는 된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그래서 저는 그럭저럭 재밌게 봤지만 추천은 하지 않겠구요. 근데 뭐... 이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지난 시즌 다 보셨다면 언젠간 이번 시즌도 보시겠죠. 뭐 시즌제 드라마란 게 그런 것 아니겠어요. ㅋㅋㅋ 전 나쁘진 않았습니다.




 + 그래서 시즌 4의 남은 다섯개 에피소드는 3월 10일에 공개 예정이랍니다.

 그리고 제작진은 시즌 5까지는 만들 생각인가봐요. 뭐 이번 시즌 반응을 본 후에야 확정될 일이겠지만 어쨌든 더 만들어도 시즌 한 개 정도만 만들면 끝낼 듯한 분위기네요. 사실 스토리상 시즌 2나 3의 피날레로 마무리 지었어도 괜찮았겠지만 장사가 된다니 뭐...



 ++ 시즌 3에서 이미 이 시리즈의 컨셉 중 하나인  '상류층 비꼬기'가 좀 선을 넘은 느낌이었지만 이번 시즌은 특히 아주 많이 막나갑니다. 아직 '귀족'이란 게 국가 공인으로 존재하는 영국을 배경으로 삼아서 그런지 작가들이 과하게 신났던 것 같아요. 실제 영국 상류층 양반들이 이 드라마를 보면서 뭐라고 그럴지 궁금해졌네요. 아마 비웃겠죠... ㅋㅋㅋㅋ


 

 +++ 뻘소리지만 제가 '제나 오르테가'를 알게 된 게 이 시리즈 덕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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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 배질리가 한국 기준으로도 그냥 보통 키 정도인데 오르테가 체구가 작긴 작네요.)


 이젠 넷플릭스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가 되셨네요. ㅋㅋㅋ 축하합니다. 시즌 2도 얼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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