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영상자료원에서 두편을 연달아 보고 나서 바로 상암CGV로 넘어가서 인셉션까지 달렸습니다.

 

  쓰바키산주로는 원래 볼 계획에 없다가 요짐보를 보고 너무나 좋았어서 보게된 것이었죠. 무엇보다 요짐보가 좋았던건 미후네 도시로의 매력이 그 어떤 영화보다 잘

  드러나서 였던거 같아요. 뭐랄까 약간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 같은 느낌이랄까요?  뭔가 심드렁하고 항상 찌푸린 얼굴에 적절한 유머감각 그리고 약간의 츤츤까지...

  무엇보다 미후네도시로의 덥수룩한 구렛나루와 이어지는 수염 그리고 그 주름들... 절은시절보단 약간 살이붙은듯한 풍채가 오히려 더 그를 멋지게 보이게 했어요. 그리고

  그의 상대역 우노스케역의 나카다이 다쓰야의 핸섬한 간지도 멋졌구요. 

 

  사실 요짐보가 너무 재밌었고 이걸 그대로 베낀 황야의 무법자는 지루하고 재치도 없단 느낌이었는데 요짐보는 정말재밌었고. 또 고풍스런? 흑백화면에 사무라이들의

  모습이 너무 근사해보여서.... 그 후로 찬바라 영화들을 몇개 찾아봤어요. 물론 그 방면의 걸작들 말입니다. 다이보사츠고개,죠이우치,할복 등등요.... 셋다 미후네와 나카다이

  가 나오는데 갠적으로 나카다이 다쓰야의 그 약간 맛이 간듯한 눈동자가 너무나 인상적이에요. 얼핏보면 약간 알랑들롱을 연상시키는 미남인데 (일본인치곤 체격도 크고)

  결정적으로 그의 눈빛. 약간 맹한듯하면서 신들린듯도 하면서 광인의 눈빛이 정말 ㄷㄷㄷ 이거든요.  카게무샤나 란에서도 너무 놀랐는데 젊은 시절에는 정말 날이 바짝

  선 일본도같은 눈빛이었어요. 특히 다이보사츠 고개.......

 

  그런데 쓰바키산주로는 기대보단 별루였어요.  뭔가 전작인 요짐보가 모든면에서 딱 좋았다는 느낌인데 산주로는 거기서 좀 더 오바를 했다라는 느낌? 그리고 전작의 특징

  들이 그대로 답습되긴 하는데 뭔가 나아진게 없어서 그냥 진부했습니다. 그나마 재밌던게 9명의 청년들중에 의리없는 전쟁에서 얍삽한 중간보스 역을 했던 그 배우를

  발견해서 반가웠다는 정도.....

 

 

 7인의 사무라이는 몇년전에 집에서 봤는데 그냥 그랬었어요. 이유가 명확한데 저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멋진 사무라이들을 기대했는데 이건 머 하나같이 넝마를 걸친

 거지꼴에 후반부의 전투씬도 이건 머..... 우왕좌왕에 어설프기 그지 없으니 실망한 것이었죠.

 

  그런데 어제 다시보니 바로 그러한 점들이 약간 놀랍게 다가왔어요. 뭐냐하면 어떻게 보면 7인의 사무라이에는 영화적인 과장이 하나도 없는거 같다는 거죠. 돈없는

  농민들에게 고용된 사무라이들이니 꼴이야 오죽 하겠습니까? 당연히 거지같이 남루한 자들인게 당연하고 실력도 그렇게 대단한 자들은 아니겠죠. 그리고 후반부 도적떼

  와 싸우기 위한 준비들도 철저히 사실적이었어요. 일단 마을의 지형을 철저히 파악한담에 적절하게 방어선을 구축하고 조를 짜서 구역을 나누고 도적떼의 본거지를 알아

  내서 허를 찌르는 기습으로 상대에게 데미지를 주고, 또 사방을 철저하게 지키면서도 한 곳만 틈을 줘서 일부러 그쪽으로 쳐들어오게 유인한다음에 한명씩 들여보내

  숫적우위를 바탕으로 처리하는....... 정말 철저하게 실리적이고 현실적인 전략으로.... 싸우는 겁니다. 보면서 드는 생각이 중국사극에서는 솔직히 이렇게 복잡하고 치밀한

  준비따윈 필요없었겠죠. 일단 쳐들어오는 도적떼 수가 40이 아니라 400이었을 거고 7인의 무사들만 있으면 바람같이 날아서 칼한번 휘두르면 너댓씩 쓰러지고.... 사실

  다피옌 사극중에서 그나마 가장 현실적이라고 할수있는 투명장 조차도 초반 전투씬을 보면 연걸이횽아가 슈퍼맨이랑 다른게 없습니다만 쩝.....

 

 사무라이들 넷이 죽고 마을주민들도 한 네댓이 죽고 도적떼는 40명 전원이 몰살당하는 완벽한 승리죠.  애초에 지키는 쪽에서 준비가 잘 되어있었기 때문에 모든면이 유리

 했어요. 그리고 철저하게 숫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싸웠기 때문에 그렇게 뛰어난 능력이 아닌 도적떼패거리로서는 근접전에서 아무런 힘을 쓸수가 없었어요. 기껐해야

  말위에서 칼을 휘두르지만 그보다 더 힘없는 농민 열명씩 달라붙어서 리치도 더 긴 죽창으로 찔러대니 이건 머.......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농민이나 사무라이들에게 데미지

  를 입힐수 있는 거의 유일한게 원거리 무기였는데 정말 사무라이들 넷이 다 조총에 맞아 죽은거고 마을사람들도 활에 맞아 죽는것까지 철저하게 현실적인 설정같이 느껴

  졌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늘한건 마지막 장면. 자신들을 위해 싸우다가 죽은 사무라이들의 무덤은 아무도 보지 않고 농민들은 그저 마을을 지킨 기쁨에 지들끼리 신나서 소닭

  보듯 합니다. 전날밤까지 그렇게 달려들던 마을처녀도 쌩깝니다..... 사무라이들은 영주에게도 그렇지만 농민들에게도 자신의 안위를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거죠....

  사실 사무라이사마 감사하므니다 하면서 다같이 마을 축제 벌이면서 끝나는 엔딩이 가장 보편적일텐데 끝까지 이렇게 철저하게 현실적인 시선을 두는 이 영화가 참 신기

  했어요. 

 

 

  인셉션은 몸이 많이 피곤한 상태에서 들어갔는데 초반 10분쯤 지나면서 정신이 광속으로 집중되고 2시간 20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몰입도가 최고였어요. 무엇보다

  저는 거기서 끝날줄 몰랐어요. 어라 아직 더 남았을거 같은데? 시간이 벌써다되엉네? 이런 느낌.

 

  저는 전작인 다크나이트도 그렇게 대단한 걸작이라고는 생각 안해서 그런지 인셉션도 극찬일색에도 불구하고 아주 큰 기대는 안했어요. 뭐 보고나니 역시 그랬지만요. 물론

  정말 재밌고 잘만들어진 영화다 이정도는 보지만요. 사실 꿈이나 가상현실 무의식에 침투해서 모험을 벌이는 류의 이야기는 크게 참신한 아이디어는 전혀 아니죠. 이 영화

  의 장점은 그게 아니라 나름의 규칙. 그것도 아주 소소하지만 재밌는 규칙들을 만들어낸것이 핵심이라고 봐요. 바로 단계별로 꿈의 층위가 있고 갈수록 시간이 20배씩 확장

   되는것과 킥과 토템의 존재. 딱 이정도의 게임의 룰 아주 간단하지만 바로 이것들이 이 영화의 긴장감이나 재미들을 발생시키는 요소더군요. 특히 첫번째 꿈에서 밴이

  낙하하는 순간부터 다섯단계의 각기 다른 현실이 분주하게 진행되는것을 교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정말 무릎을 치게 만들었어요. 아 정말 기발하다 이런거죠....

 

   물론 정서적으로 어떤 울림이나 충격을 주는 영화는 아니에요. 그리고 소품이란 말에도 수긍이 가고요. 

 

  무엇보다 보면서 내내 생각했던게 배우들의 전작이 자꾸 연상된다는거죠. 마리온의 라비앙로즈도 그렇고 레오의 셔터아일랜드... 심지어 저는 조셉고든래빗의 500일의썸머

  도 생각났어요. 거기서 조셉이 회사 그만두고 건축가가 되잖아요..... 엘렌페이지를 훈련시키는 장면에서 뭐 그런게 연상되었고 왠지 무의식에서 맬처럼 썸머가 튀어나올거

  같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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