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5분 정도구요. 오늘은 개인 사정(?)에 의하야 스포일러 파트가 없습니다. 본문에도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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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가 좀 저렴해 보이는데, 티비 영화라 그렇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이벤트 식으로 극장 상영도 하긴 한 모양이더군요.)



 - 도쿄 하네다 공항에 착륙했어야 할 여객기 하나가 하네다 공항의 기상 문제로 인근의 작은 시골 공항에 들르게 됩니다. 예정에 없던 손님들이 우루루 내려와서 한참 시간을 죽이고 가야 하는 상황이니 늘 한가했던 이 공항 직원들은 분주해지겠죠. 그리고 직원들이 고갱님들을 밀착 마크하며 수발을 들게 되는데... 그 중 한 명이 주인공 치구사입니다. 아침부터 직장 상사에게 청혼을 받아서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는데!!?) 당황스러운 와중에 어쩌다 떠맡게 된 일가족은 구성원 하나하나가 물 샐 틈 없이 이상한 사람들이구요. 계속해서 멘탈을 위협하는 황당한 상황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연 치구사는 이 괴짜 일가를 무사히 떠나보낼 수 있을 것인지. 과연 상사의 프로포즈에 대한 답은 어떻게 될 것인지! 뭐 이런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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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내키지 않는 상사의 갑작스런 프로포즈로 하루를 시작하는 주인공 치구사. 배우님의 명복을 빌구요...)



 - 말머리에도 적어 놓았듯이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입니다. 그것도 연속극이 아니라 단막극이구요. 런닝타임을 보면 그냥 많이들 쓰는 표현으로 '티비용 영화'라고 하면 딱 맞겠네요. 덧붙여서 제목에 붙어 있는 '미타니 코키'는 이 작품을 직접 쓰고 연출한 일본의 레전드 감독님 이름이라네요. 일본쪽 이런 걸 잘 몰라서 전 이게 배우 이름인 줄. ㅋㅋㅋ 이 분의 대표작이 뭐가 있는지도 잘 모릅니다만. 필모그래피를 검색해보니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를 만드신 분이에요. 그리고 정말로 일본에선 완전 인정 받는 레전드님이셨군요. 몰라 뵈어서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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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의 사실상 주인공들인 막장 가족 풀샷입니다. 원탑 주인공 승무원을 비롯해서 모두가 자기 스토리를 갖고 풀어 나가는 군상극이에요.)



 - 그리고 이 작품의 포인트이자 핵심이라면, 원씬 원컷으로 찍은 작품이라는 겁니다. 실제 공항을 빌려서 업무 개시 시작 전에, 그러니까 새벽에 촬영을 시작해서 아침에 끝냈대요. 당연히 여러 회차를 찍어서 골랐지만 편집은 없었다고. 뭐 이런 형식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드문 건 아니지만 일단 눈속임 없이 정말 한 방에 찍은 건 아주 적고. 그게 또 티비용 컨텐츠인 경우는 더 드물겠죠. 그래서 자랑스럽게 메이킹 영상도 30여분 짜리로 만들어 따로 방송하고 그랬던 모양입니다. ㅋㅋ

 가만 생각해보면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도 원씬 촬영 같은 건 아니지만 이야기 컨셉상 좀 비슷한 맥락이 있는 것 같아요. 연출자가 연극 쪽으로도 일가를 이룬 분이라고 하니 뭔가 그런 형식을 영상물에 접목하는 걸 좋아했던 게 아닌가... 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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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한국에선 가장 유명할 배우, 오다기리 죠입니다. 메이킹을 보면 내내 웃음기 없이 심각 진지한 모습이 인상적이더라구요.)



 - 그래서 이야기는 뭐냐면, 포스터 이미지 그대로 당연히 소동극입니다. 할아버지, 아빠, 엄마, 외삼촌, 성인 딸과 아직 학생인 아들. 그리고 이들에게 딸려 온(?) 사람들 셋... 총 9명의 인물들 모두에게 비밀이 있거나 아님 심각한 문제가 있어요. 그리고 이 비밀과 문제들이 실시간으로 번갈아가며 쉬지 않고 터지며 또 이 비밀이 저 문제와 얽히고, 저 문제가 다른 문제와 얽히고... 이러는 와중에 어쩔 수 없이 이 모든 사건들에 엮여 버린 치구사가 고생을 하고, 종종 아예 그 일들에 개입하면서 벌어지는 코미디죠.


 그리고 이 비밀과 문제들은 일단 기본적으로는 평범한 막장극(...) 단골 소재들입니다. 불륜에 사기에 사업 실패에 허락 받지 못할 연애 등등. 그런데 코미디라는 장르에 맞게 다들 웃기게 과장되어 있고요. 그에 대한 등장 인물들의 대응도 다 정상은 아니죠. 그래서 이 막장 가족들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 가면서 점점 더 점입가경으로 가는... 그런 식의 구성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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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다 에리카는 뭔가 소녀 비주얼에서 갑자기 확 성인이 되어 버린 느낌인데. 이 작품에선 대략 그 중간 단계 정도 느낌이더군요. 중간 단계가 있었던 거였어!!!)



 - 굉장히 일본적입니다. 상황 설정이나 배우들의 연기, 장면 연출까지 아주 많이 일본적이에요. 한국인들 보기엔 좀 오바스럽고, 또 좀 만화책 같고. 이런 느낌이 듬뿍 가미된 코미디인데요. 다행히도 그 선이 감당 불가능 영역까진 가지 않습니다. ㅋㅋ 여기 나온 분들이 출연한 다른 작품들을 본 게 좀 있는데. 작품 분위기에 맞게 적당한 톤으로 잘 하더라구요. 그래도 어쨌거나 그런 일본풍 자체가 싫어! 라는 분들은 어쩔 수 없겠지만 이 정도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쾌하게 볼 수 있을만한 톤이 아닐까 싶었구요. 뭣보다 마지막을 무슨 눈물의 명연설로 마무리하고 그런 건 없거든요. ㅋㅋㅋㅋ 가볍게 시작해서 끝까지 가볍고 즐겁게 마무리되는 상쾌한 작품입니다.


 잔잔하게 스타트를 끊고서 클라이막스의 대혼돈까지 차근차근 빌드업 해나가는 솜씨도 좋습니다. 일단 주인공 캐릭터의 상황과 캐릭터를 간략히 설명하고. 가족들의 사정을 하나씩 하나씩 치구사가 체험하며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상황 A, B, C, D, E 등등이 한 번씩 서로 얽히다가 마지막엔 한 방에 다 얽히며 대환장 파티로 이어지는 식으로 연결이 차근차근 잘 되어 있어서 분위기를 자연스레 고조 시키구요. 마무리는 살짝 반전스런 전개 몇 번으로 이 대환란을 깔끔하게 맺어 줘요.


 그리고 뭣보다... 그렇게 막장스런 이야기지만 결국 등장 인물 모두를 긍정하는 식의 따뜻한 이야기라는 것도 좋았네요. 이건 사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겠죠. 현실 세계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이라면 명백하게 빌런일 수밖에 없는 인물이 몇 있거든요. 그래도 뭐 이건 픽션이고 환타지니까요. ㅋㅋ 이런 식의 터치도 재밌고 설득력 있게만 풀어낸다면 괜찮은데, 이건 잘 된 경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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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이런 식의 일본풍 표정, 몸개그들이 종종 나옵니다만. 수용 가능선에서 웃기게 잘 연출 됐습니다.)



 - 캐릭터들도 모두 개성 있게 잘 빚어진 가운데 배우들도 꽤 좋습니다. 아무래도 연출자님 네임 밸류 덕인 거겠죠? 주인공 역을 맡은 타케우치 유코도 당시 톱배우였던 걸로 알고 있구요. 토다 에리카도 나오고 오다기리 죠도 나오구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드라마인 '트릭'의 아베 형사님도 나오고... 그 외엔 제가 지식이 모자라서 잘 모르지만 출연작들을 검색해보니 다들 잘 나가는 분들이었던 듯 하고 연기도 다 좋습니다. 막 톱스타까진 아니어도 그쪽 드라마 판에서는 대략 인정 받던 배우들이었던 거... 겠죠? ㅋㅋㅋ 잘 모르는 얘기는 여기까지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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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역시 제게 가장 친숙하고 정이 가며 반가웠던 배우는 바로 이 분. 아베 형사님이었죠. 아... '트릭' 다시 보고 싶네요.)



 - 대충 마무리하자면요.

 메이킹 영상을 보니 원씬 원컷이라는 컨셉을 먼저 잡고 이야기를 짠 것 같던데. 덕택에 형식과 이야기가 잘 어울리게 만들어진 수작이었습니다.

 난데 없이 엽기 가족들 사이에 감금(?) 되어 버린 주인공의 황당한 심정이 잘 전해지구요. 또 막판의 정신 없는 전개도 그 덕에 잘 살아나구요.

 이야기 측면에선 엽기 막장극으로 웃기는 휴먼 코미디(...) 정도 되겠는데요. 캐릭터들이 다 잘 만들어져 있고 그 정신 없이 벌어지는 사건들도 따라가는 데 전혀 무리가 없도록 잘 조율되어 있어서 편하게,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다만 추천해드리긴 좀 그런 게...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군요. ㅋㅋㅋ 암튼 저는 아주 잘 봤다는 거!




 + 제가 예전에 원씬 원컷으로 만든 영화 잡담을 했을 때 이 작품을 추천해주신 모 회원님께서 도와주셔서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짜로 보고 싶었고 또 진짜로 재밌게 봤어요. ㅋㅋ


 ++ 2013년이 이렇게 푸근한 옛날 느낌이라니. 이게 벌써 11년 전이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


 +++ 다 보고 나서 제목에 본인 이름까지 박아 넣은 '미타니 코키'라는 양반이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봤죠. 나무위키에 정리된 내용이 있길래 읽었는데... 분량이 정말로 방대한 겁니다! 그래서 그냥 아 정말 유명하고 인정 받는 사람이구나... 하고 대략 훑었는데. 문득 호기심이 생겨서 같은 사이트의 스티븐 스필버그 문서를 찾아봤죠. 음. 대략 1/3쯤 되는 느낌? ㅋㅋㅋ 그래 이래야 나무위키지... 하고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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