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년작이었네요. 런닝타임은 95분. 스포일러 주의가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막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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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청춘 영화들 포스터들에서 많이 보이던 구도네요. 앨리슨 해니건은 악기 안 들고 있음 못 알아볼 뻔.)



 - 뭐 굳이 설명할 게 없네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절친 넷. 패션 감각 후지고 여자랑 제대로 된 대화를 못하는 짐, 잘 나가는 라크로스 선수 터프가이지만 역시 여자에 약한 크리스, 노숙한 취향에 사회성 떨어지는 찐따(...) 폴, 그리고 멀쩡한 여자 친구와 한참을 사귀었지만 섹스 한 번을 못 해봐서 애 태우는 케빈... 뭐 이런 놈들이 3주 후 프롬까지는 어떻게든 여자랑 한 번 해보겠다고 발버둥을 친다는 내용의 섹스 & 화장실 코미디 겸 십대 성장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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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찐따s. 의외로 하나 같이 다 선량한 놈들입니다만. 사건 하나 때문에 그 선량함의 기준은 20세기인 걸로. ㅋㅋ)



 - 그러니까 이것도 제 개인적인 '보긴 여러 번 봤는데 제대로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영화' 리스트에 올라 있던 작품인데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참으로 볼 게 없는 현실을 개탄하다가 눈에 띄길래 그냥 봤습니다. 그냥 별 부담 없이 시간 때울 영화가 필요하기도 했고. 가끔은 이런 20세기식으로 나이브하고 가벼운 영화들이 땡길 때가 있잖아요. 뭐 그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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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겐 요 아빠님이 이 영화에서 가장 재밌는 캐릭터였습니다. 생각할 수록 괴상하게 웃겨요. ㅋㅋ)



 - 이제와서 다시 보니 배우들 보는 재미가 좋습니다. 주인공 격인 제이슨 빅스 + 친구 3인방 + 스티플러역의 션 윌리엄 스캇까지, 모두 다 지금 시점에선 그렇게 스타 대접 받는 사람들은 아니잖아요. 모두 다 검색을 하면 인생 대표작으로 나오는 게 이 '아메리칸 파이'구요. 그래서 참 오랜만이구나... 라는 감흥이 있는데, 그 외의 다른 배우들도 그 당시 반짝하고 흘러간 분들이 많아요. '버피'로 잘 나갔던 앨리슨 해니건, '무서운 영화' 정도가 기억할만한 유일한 대표작인 섀넌 엘리자베스, 유난히 Z급 호러 무비들에 와장창 나오신 타라 레이드, 이 영화와 같은 해에 나온 '아메리칸 뷰티'로 1999년에 가장 주목 받은 신예였던 미나 수바리 등등...


 거기에 덧붙여서 지금 오히려 더 유명하고 잘 나가는 양반들도 있죠. 스티플러 엄마 사진을 보며 MILF 드립을 치던 & 합창단 멤버로 병풍을 서던 동양인 존 조라든가, 짐과 찐따들에게 이래저래 유용한 도움을 주는 괴짜 여학생 역의 나타샤 리온. (이제 보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에서 제이슨 빅스와 또 함께 했었군요 ㅋㅋ) 보면 볼 때마다 노익장이란 기분인데 이 때도 이미 나이 50이었던 짐 아빠 유진 레비, 그리고 뭣보다 스티플러 엄마 역의 제니퍼 쿨리지. 이 분은 지난 달에 '화이트 로터스'로 골든 글러브 여우 조연상 먹으셨습니다. 훌륭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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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한 번 수상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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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야말로 '병풍' 역할이었던 존 조. 지금은 저 중 가장 잘 나가지 않나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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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타샤 리온 넘나 풋풋하고 귀여우신 것이구요.)



 - 아무래도 지난 세기의 섹스 코미디이다 보니 보면서 불편한 게 많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그런 건 별로 없습니다. 좀 더러운 개그가 나오긴 해도 그렇게 심하지 않고 (뭔가가 섞인 맥주 드링킹 정도가 좀...) 섹스 장면은 어차피 클라이막스에만 좀 나오는데 그마저도 부담스러울만한 장면은 다 생략하고, 또 전반적으로 참 건전하고 아름답게(!) 연출이 되거든요.


 다만 영화를 대표하는 킬링 조크 하나가 좀 심각하죠. 짐이 자기가 짝사랑하던 교환학생 나디아를 집으로 불러 놓고 몰래 자기 방을 웹캠으로 생중계하는 장면인데, 이건 요즘 상식으로 그냥 범죄잖아요. 요즘 세상에 이걸 웃기는 상황이라고 각본에 집어 넣었다간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텐데요. 또 아무리 옛날이고 장르가 가벼운 코미디라 해도 영화 끝날 때 이 둘이 하하 호호 웃으며 훈훈하게 영상 채팅까지 나누는 걸 보면서 참 세상 인식 많이 바뀌었다 싶었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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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량한 중범죄자들이 행복을 느끼는 중입니다.)



 - 뭐 암튼... 영화는 의외로, 기대보다 재밌게 봤습니다.

 아무래도 세월이 흘렀다 보니 예전만큼의 자극이 없어요. 더러운 농담이든 야한 농담이든 거의 다 심심한 느낌인데요. 그게 심심하긴 한데 썰렁하지는 않달까, 뭐 그런 정도로는 먹히는 게 꽤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구요. 

 또 주인공 놈들이 그냥 악의 없이 얼빵한 가운데 스토리는 무려 선량합니다? ㅋㅋ 뭐 그게 그 나이 되도록 섹스는 둘째 치고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 해 본 쑥맥들 캐릭터랑 어울리기도 하는데요. 암튼 뭐 작정하고 무례하거나 나쁜 짓 저지르는 게 거의 없다시피 해요. 특히나 라크로스 선수 터프가이 크리스와 미나 수바리의 러브라인은 거의 고전 로맨스 느낌이고. 처음부터 커플로 나오는 케빈 커플의 이야기는 심지어 좀 성숙하고 진지한 로맨틱 성장물 느낌까지 있습니다. 그나마 스티플러 같은 놈이 중간중간 튀어나와서 뻘짓들을 저질러주니까 그 시절 표현으로 '발칙한 코미디' 소리도 들었구나 싶더라구요. 그 외엔 정말로 건전하고(!) 온화한 청춘 로맨스, 성장물이란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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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친구들의 최애 캐릭터였던 스티플러. 다시 보니 영화에서 정말로 막나가는 캐릭터는 얘 뿐이어서 그럴만 했구나 싶었구요.)



 - 거기에 덧붙여서 의외로 이 영화 속 여성 캐릭터들이 꽤 멀쩡합니다. (그냥 섹스 환타지 그 자체로 존재하는 '동유럽 섹시녀' 나디아는 제외입니다만.) 다들 나름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 인물들로 그려져요. 뭐 대단한 깊이까진 당연히 없지만 그거야 남자들도 다 마찬가지이고. 암튼 그렇게 막 성적 대상화를 목표로 대충 빚어진 비현실 캐릭터들이 아니어서 영화의 건전함(?)을 한층 강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실 다시 보면서 이게 가장 의외였네요. 그리고 이 영화 때문에 튀어 나왔음이 분명한 '색즉시공'은 대체 왜 그 모양이었는가... 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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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야말로 아가아가한 미나 수바리. 당시 나이 (한국식으로) 21세였네요.)



 - 뭐 그렇다고해서 '지금 봐도 재밌으니 한 번 다시 보시죠!!!' 이럴 정도는 아니었구요. ㅋㅋㅋ

 앞서 말한 교환 학생 관련 에피소드처럼 거슬리는 부분도 있구요 (그 사건 뿐만 아니라 그냥 나디아의 캐릭터 자체가 21세기랑은 많이 안 맞습니다.) 또 이제 이 영화의 개그들은 대부분 약발이 다해서 크게 웃기지 않아요. 좀 심심한 느낌이 많이 들 겁니다.

 그저 저처럼 이게 숙제처럼 남아 있던 분들이라면 딱히 재미 없지 않으니(?) 그냥 보셔도 괜찮겠다 싶었고. 또 앞서 적었듯이 세월 흐르면서 배우들 구경하는 재미가 강해진 영화이니 옛 추억 떠올리며 한 번 더 볼까 하는 분들도 말리진 않겠구요. 그냥... 그랬습니다. 저는 나쁘지 않게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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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그 시절 하이틴 영화들은 이런 홍보 사진도 많았죠. 아니, 하이틴물일 경우엔 요즘도 비슷하겠네요.)




 + 근데 어쨌거나 1999년이고 다들 컴퓨터로 이메일 주고 받고 웹캠으로 화상 채팅도 하는 시대인데 등장 인물들이 핸드폰 쓰는 장면을 한 번도 못 봤네요. 각본가들이 이 신문물을 이야기 속에 집어 넣기를 귀찮아하던 시절이었던 걸까요.



 ++ 당시 제 친구들 중에 정말 스티플러랑 생긴 것도 많이 닮았는데 행동거지나 이미지도 굉장히 비슷한 놈이 있었어요. ㅋㅋ 지금은 매우 얌전하게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 글에 첨부할 짤을 찾아 보니 영화 홍보차 출연 여배우들이 모여서 비키니 입고 찍은 단체 화보 짤들이 보이네요. 여러모로 세상 참 많이 변했다 싶구요.



 ++++ 이게 뭐 외전에 그냥 속편까지 해서 영화가 총 7편이나 나왔었네요? ㅋㅋㅋㅋ 2편 나온 것까지만 기억하는데요. 아예 세월 흘러서 2012년에 나온 '아메리칸 파이: 리유니언'은 살짝 궁금하기도 하지만, 어차피 국내 수입도 안 된 것 같으니 관두겠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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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게 그 '리유니언' 당시 사진인가 봅니다. 나타샤 리온...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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