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넷플릭스 말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도 보게 되어 말머리를 바꿔봤습니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바낭'은 너무 기니 그냥 저렇게 통일하는 걸로. ㅋㅋ 그리고 제목에 굳이 영어 제목까지 적은 이유는 아마존 프라임 메뉴에 한글 적용이 안 돼서 저렇게 적혀 있기 때문이며...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 때는 21세기. 영국의 시골 마을에 사탄의 자식, 지구의 멸망을 불러올 적그리스도가 태어납니다. 천사들과 악마들 모두 이 적그리스도가 불러올 아마게돈을 고대하며 일대 결전을 준비하는 가운데 인간 물이 지나치게 많이 든 천사 하나, 악마 하나가 손을 잡고 남몰래 이 아마게돈을 원천봉쇄 해 버릴 음모를 꾸미는데...


 - 라고 적으면 뭔가 스펙터클하고 비장한 환타지 액션물을 생각하게 되죠 아무래도. 그런데 이 드라마의 장르는 코믹 스파이물&어린이 동화입니다. 동화가 너무 심하다 싶으면 어린이 성장 소설 정도?

 일단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스파이물이라는 건 딱히 설명할 필요도 없어요. 극중에서 친절하게 나레이션으로 상기 시켜 주기도 하구요. 무능하고 명분 없는 대의에 사로 잡혀 있지만 또 그 와중에 무자비한 자기네 조직들을 배신하고 자신들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몰래 손을 잡은 스파이들의 이야기... 이긴 한데. 이 둘이 좀 많이 어리버리한 가운데 이들의 소속 조직은 좀 더 초월적으로 무능합니다. 근데 이 무능한 것들이 지구와 우주의 운명을 결정지을 결전이란 걸 벌이겠대요!!! 그러니 이게 코미디가 될 수밖에 없구요. 

 다른 한 편에서 중요한 축을 이루는 게 적그리스도의 이야기인데. 이건 뒤바뀐 아이 클리셰와 함께 전개되는 어린이 성장 동화입니다. 평범하게 착한 아이가 친구들과 잘 지내며 평범하게 행복하게 잘 살다가 어느 날 문득 어떤 힘에 눈을 뜨게 되는데... 뭐 중얼중얼 그런 이야기요. 당연히 이야기상 비중은 아주 크지만 분량은 많지 않아서 어디까지나 메인은 배신자(?) 천사와 악마 콤비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듭니다. 

 당연히 이 둘은 상당히 이질적인 이야기고 또 도입부 이후로는 결말 직전까지 따로 전개가 되어서 과연 둘이 하나의 이야기로 서로 잘 붙을까... 싶습니다만. 뭐 딱히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까진 아니어도 그럭저럭 잘 붙는다는 느낌입니다.

 아마도 그건 무심한 듯 시크하게 이 상황들을 중계하고 있는 나레이터의 공인 것 같습니다. 이 양반이 뭔가 '영국 맛'이 듬뿍 느껴지는 어조로 주인공들을 놀려대며 이쪽 저쪽의 상황을 논평하고 정리해주는 덕에 두 이야기가 하나의 사건이라는 걸 계속 떠올리게 되거든요. 

 동시에 그 나레이션이 이 드라마 최고의 농담이기도 하죠. 나레이터의 정체가 절대신이거든요. 전부 다 지가 기획해 놓은 것이고 이야기의 결말까지 다 알면서 시치미 뚝 떼고 가증스럽게 상황 설명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정말로 얄밉기도 합니다. ㅋㅋㅋ


 - 배우 보는 재미가 아주 좋은 작품입니다. 일단 두 주인공의 캐스팅이 넘나 완벽하고 서로 합도 잘 맞아서 그냥 둘이 투닥투닥거리는 모습만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아요. 적그리스도 어린이도 순박하고 착하면서도 위협적인 이중적인 느낌이 잘 살아나는 캐스팅이었구요. 그 외에도 어느 정도 비중이 있다 싶은 캐릭터들은 거의 다 역할과 싱크로가 잘 맞고 연기하는 게 되게 즐거워 보입니다. ㅋ


 - 액션이나 스릴, 또는 뭔가 좀 격한 감정 같은 걸 기대하시면 좀 그래요. 막판에 나름 긴박한 상황과 액션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건 농담이거든요. 신이라는 존재와 신의 뜻, 그리고 인간의 의지에 대한 아주 살짝 철학적이면서 대체로 시니컬한 농담들이 핵심인 이야기라서 클라이막스의 결전(?) 장면에서도 이 우선 순위는 바뀌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이 농담들은 대체로 타율이 높고 또 종종 정곡을 찌르기도 합니다. 전 노아의 방주 앞에서 우리 악마님이 던지는 투덜거림에 제대로 반박할 수 있는 기독교인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 궁금했어요. 
 암튼 그래서 이런 시니컬 지식인류의 농담을 좋아하신다면 강력히 추천하구요. 그게 취향이 아니라면... 그래도 일단 한 회 정도는 보고 판단해보세요. 어쨌거나 재밌거든요. ㅋㅋ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두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느끼는 감정 같은 건 충분히 진실하면서 또 울림도 있다고 생각했구요. 


 - 베드씬이 한 번 나오지만 부모와 함께 보지만 않으면 15세가 봐도 상관 없을 수준이구요. 악마 죽는 장면이 나오긴 하는데 딱히 잔인한 장면도 없어서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맙니다. 다만 독실한 기독교 집안의 어린이에겐 매우 유해할 수도. ㅋㅋ 기독교인들이 이 드라마 제작 중단 운동을 했었다는데 이해가 갑니다. 극중에서 나오는 "주님의 형언할 수 없는 계획이라는 건 말 그대로 형언할 수 없는 계획인데 니들이 하는 일이 그 계획이 맞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 거지?" 같은 대사를 보면 아마 수많은 어린이&청소년 신자들의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하지 않겠습니까(...) 


 - 현대 마녀 역할로 나오는 배우가 참 귀엽고 예뻐서 검색을 해봤더니 '퍼시픽림 업라이징'에 나왔던 그 분이더군요. 그 영화에서도 예뻤지만 뭔가 그냥 전형적인 그 동네 미인 느낌이었는데 이 드라마에선 정말로 귀엽습니다. 


 - 위에 적은 줄거리 요약 부분에서 일부러 빠트렸는데, 사실 저 두 스토리 말고도 두 커플의 이야기가 또 있죠. 대체로 빼버려도 이야기 요약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비중이긴 한데, 원작에서는 어떤지 궁금하더군요. 이 두 커플 이야기가 후반에 살짝 헐거운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둘 다 귀엽고 사랑스런 이야기라 불만은 없었습니다.


 - 이제 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뭘 봐야 할까요. 일단은 맥거핀님 추천작이었던 플리백, 그리고 전부터 궁금했던 높은 성의 사나이를 볼 예정이고 오피스도 봐야 하고 또 예전에 무슨 SF인지 호러인지 단편 모음 시리즈 같은 게 있다고 들었는데... 근데 이것만 해도 무료 기간 일주일 동안 다 보긴 힘들어서. 웹에서 보니 첫 가입 후 6개월간은 2.99$로 할인된다던데 그건 그냥 가만히 있으면 그 액수로 적용되는 걸까요? 따로 항목이 있나 해서 찾아봤는데 어디에 적혀 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냥 한 달에 십 몇 달러라는 설명만 보이던데. 답답해서 여쭤봅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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