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분리형에 중문이 달려있지 않는 이상, 멀쩡한 방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하는거 같습니다. ㅜㅠ

 

원래도 뭐 만들어먹기만 하면 나갔다 들어올때마다 방에서 냄새나서 환기하고 페브리즈 뿌리고 별짓을 다했었는데

요 며칠 에어컨에서 음식냄새가 섞인 비릿한 냄새가 나서 다이소표 에어컨 청소제를 사와 후드를 열어보니.....

마치 주방 가스렌지위의 환풍기 필터가 그러하듯이 에어컨 필터가 기름때로 꽉 막혀서 끈적끈적하게 코팅이 되어있었습니다! 꺄아악.....

에어컨 내부 호스까지 다 기름진거 같아서 청소제를 2통이나 뿌려서 청소를 다 끝냈죠.

(뭐 제가 좀 기름진것 많이 해먹긴 했어요..)

요리할때마다 불켜서 덥기도 하고 환기라도 되라고 에어컨을 켜놓고 했더니 다 글루 간거였니...

그러고보면 기름도 물처럼 공기중에 섞여서 날라가고 벽에도 붙고 이러는건데 왜 몰랐을까요. 중국집 주방만 봐도 알수있는걸.

 

그래서 고민하다가 무릎을 치고(?) 옥X에서 환풍기를 주문했답니다.  나름 아이디어.. ^^;;

창문이 있긴 한데 뒷집계단이 제방 창문 앞이라 그 건물 직원들이 하루에도 수백번 오르락 내리락하다보니 창문을 확 열거나 커튼을 안치기가 힘들어요.

게다가 2층인척 하는 1.5층이라 누가 창으로 들어올까봐 사람머리지름보다 약간 작게만 열리게 잠금장치까지 설치해놨거든요.

그동안은 커튼치면 밖에서 안보이는줄 알았는데 어느날 샤워하고 빨개벗고 -_-;;나왔다가 뒷집 계단을 오르는 남자직원과 커튼사이로 눈이 마주친뒤로는...;;;

내가 저사람 얼굴이 보이는데 저사람도 내가 보이겠구나...하고 다시는 창문을 열수가 없었답니다.. ㅜㅠ 꽤 두꺼운 커튼이었는데!

게다가 요리할때는 그냥 창문열고 해도 이상하게 덥기만 하고 바깥바람만 들어오는 느낌이고 도움이 안되더라구요. 골고루 음식냄새가 퍼지게 도와주는...

과거에 공기청정기를 쓴적도 있었는데 (오피스텔이라 창문이 너무 조금 열릴 때) 역시 직접 환기시키는게 짱일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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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오늘의 지름이 또 있어요! 오호호호! 5년넘게 사고 싶던 물건이에요.  >.<

씽크대가  없는 원룸이라 화장실 세면대에서 설겆이 하느라 불결감에 닭살이 돋아 괴로워하며 세면대가 너무 작아서 그릇을 조금씩 씻으며 세월아 네월아 설겆이를 했는데

(그이야기를 여기 하소연 한 적도 있다지요)

전부터 사고 싶던 6인용 식기세척기가 (신품은 40~50만원 해요 ㅜㅠ 손가락만 빨았...그럴 돈이 있으면 자전거를 사겠어요!)

근데  중고나라같은 곳에선 의외로 싸게 팔더라구요. 5만원에서 10만원사이! 뭐지 이 말도 안되는 시세는!! 이라고 생각했는데

워낙 아파트에 빌트인된 곳이 많다보니 이사가면서 처치곤란이 되서 버리다시피(?) 처분하는 사람이 많아요. 이걸 몰랐다니....

 

사실 식기세척기 설치되어 있어도, 좀 성격이 빠릿빠릿거나 원래 안써버릇해서 전기세 많이 나올거 같고 이상하고 해서 안쓰는 집도 많은데..

제 친구도 신혼살림에 제일 작은 오피스텔로 들어갔는데도 12인용 식기세척기가 있는데 (여기서 부럽다.. 했다가) 안쓴다고 해서 제가 꽤 놀랐거든요.

그집 남편이 설거지 전담인데 저랑 만나서 놀다 설거지 이야기가 나와서 이런거 안씻기는거 정말 싫지! 하고 공감하며 꼼꼼쟁이 이야기 했었는데 고온살균소독이 되는 세척기를 놀리다니 이상했지요. (하다못해 오피스텔이라 전기세도 부담 안될텐데)

 

저는 어릴때부터 어머니가 아프셔서 가사일을 못하셔서 우리가 분담하면서 컸거든요. 힘들고 어려운건 다른분이 해주셨지만..

그래서 세상에서 설거지가 제일 싫었어요! 지금도 싫구요. 제 전담이 설거지 였거든요....ㅜㅠ

매끼 설거지에 1시간을 허비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해보세요. 일요일이면 3시간..

내 방식대로 휘리릭 씻고 끝나는 것도 아니라, 엄마가 아주 꼼꼼하고 결벽끼(?)가 있으셔서 아파서 직접은 못해도 옆에서 팔짱끼고 그게 아냐 이게 아냐 간섭하며 저를 이병 굴리듯 막 굴리셨거든요.

이걸 닦고 그걸 닦은 도구를 닦고 그걸 닦은 도구를 다시 소독하고.. 이런 식 -_-;;

그리고 왠지 설거지에 저는 필수, 오빠는 옵션 - 엄마 머리속에선 이렇게 되어 있어서 - 오빠는 돕고 싶으면 돕고, 귀찮으면 방에 들어가고.. 그러면 난 끝까지 방에 들어가서 설거지 같이 하자고 하고.. 엄마는 저거저거 못됐다고 지가 하면 되지..하고 울고 불고 싸우고

내가 안하면 엄마가 해야하니 할수 없이 하긴 하지만 왜 나는 일하면 할수록 지만 아는 나쁜 년이 되고 오빠는 가끔 나와서 설거지 해도 딴집에 없는 착한 아들이 되는지..

어째서 설거지라는 가사노동은 과소평가되어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그 집에서 가장 하위의 계급에 처한 힘없는 자가 하게 되는 일이라서인가봐요.

 

<우묵배미의 사랑>에서 배종옥이 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엄마에게 '난 시집가면 꼭 설거지 기계 살거야. 요즘은 그런것도 있대. 난 이런거 다시는 안해'라고 말했다가 싹퉁머리없고 철없는 년 취급을 받으며 엄마에게 구박당하는 장면을 보면서

어린 저는 치를 떨며 아.. 서양에는 그런것도 있나 나도 나중에 꼭 설거지 기계를 살수 있는 사람이 될거야! ㅜㅠ 라고 다짐했지요.

그리고 국내에 식기세척기가 수입되자마자 아빠가 사오시긴 했는데..  서양식이라 국그릇 밥그릇이 잘 안씻기던...;;

그리고 꼼꼼한 우리엄마는 또 한시간동안 절 식기세척기 앞에 세워놓고 그릇으로 테트리스를 시키셨어요. 어떻게 잘못 쌓으면 잘 안씻기는 부분도 있거든요.

그래도 저는 잔반이 뒤엉킨 물에 손을 안담그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아토피랑 온갖 알레르기가 있어서 설거지후에 열심히 소독성분있는걸로 손을 씻고 핸드젤을 발라도 손등이나 손목이 짓물르거든요.

(그나마 전에는 제대로 씻겼는지 확인해야 하는 성미때문에 장갑없이 손으로 뽀독뽀독 확인하며 씻어야 했는데

아주 얇고 내부에 면이 코팅된 고무장갑들이 일본이나 대만에서 수입되기 시작해서 그거 끼고 제일 뜨거운물로 씻으면 그릇도 소독되는듯 하고 손도 덜 상하긴 했지요.)

 

음 하여간 오늘 6만원짜리 식기세척기를 사왔답니다 >.<  와~~~ 식기세척기가 가습기보다 청소기보다 싸다니.. 배종옥은 이날을 예견이나 했을까요?

나중에 싱크대 있는 원룸으로 이사가면 팔든지 아님 그냥 쓰든지 하죠. 와~~

설치가 문제이긴 한데 제가 취미중에 홈임푸르브먼트도 있다보니 몽키스패너 들고 욕실 세면대 아래 수전에다가 아답타 달고.. (싱크대 아래에 수전이 달린 주방에 정수기 설치할때랑 정확히 똑같거든요.)

 

그러고 보니 전 허구헌날 이런 글이나 쓰는군요. ;;

가사일이 의무가 되면 피를 뿜는데... 취미는 가사에 죄다 관련된 인간이라서... ㅜㅠ 좀 멋있는 취미가 갖고 싶지만 결국은 제자리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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