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악의 소개팅남에게

2012.11.17 17:03

겨울매화 조회 수:11624

아래 글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http://djuna.cine21.com/xe/?mid=board&search_keyword=%EA%B2%A8%EC%9A%B8%EB%A7%A4%ED%99%94&search_target=user_name&document_srl=5038481

 

내 생애 최악의 소개팅남에게

 

답답한 마음에 몇자 적어봅니다.

 

1. 나는 당신이 나쁜 대학을 나왔는지 좋은 대학을 나왔는지 모릅니다. 주선자도 출신 대학을 물어봐도 모른다고 하고 당신이 그렇게도 "나는 나쁜 대학 나왔다"고 되풀이 해서 이야기를 하니 어디 물어나 보겠습니까? 그런데 당신은 대학을 졸업한지가 10년도 넘었어요. 그 부분을 포기를 하든, 자기합리화를 하든, 학벌세탁을 하든, 뛰어난 성취로 극복을 하든 정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2. "나 별로죠?", "저 보고 실망하셨죠?", "저 목소리 깨죠?", "저 외모가 별로죠?": 저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무슨 대답을 원하시나요? 아니라는 대답도 한 두번이죠. 위의 질문들의 안 좋은 점은 상대방이 할 말이 없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소개팅은 자신을 최대한 어필하고 싶은 자리가 아닌가요? 겸손의 표시셨다면 전혀 겸손으로 안 느껴지고 오히려 공격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3. 구구절절한 가족사를 첫 번째 소개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납득은 안 가지만 불리한 조건을 다 털어 놓고 홀가분하고 싶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왜 당신이 아버지에 대해 가진 트라우마에 대해 들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당신의 상담가가 아닙니다.

 

4. "여자를 별로 안 사궈봤다"라는 정보는 소개팅 상대에게 안 주셔도 되는 정보입니다. 더우기 30살 넘은 남자가 "플라토닉한 사랑"을 추구한다고 하면 이 사람이 플라토닉의 뜻을 정확히 알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하고 플라토닉하면 이혼사유도 됩니다.

 

5. 소개팅 전에 상대방 싸이, 페이스북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xx씨 싸이 대문사진은 무슨 옷 입고 어디서 찍은 사진이고 이런저런 사진 올려 놓으셨죠? 저 기억력이 좋아서 이런 것 기억 잘해요."라는 이야기 들었을 때 저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6. 결정적으로 당신은 제 부모님이 다 살아계신지 물어봤습니다. 뭐 그게 본인에게 중요한 정보이면 물어볼 수도 있겠지요.  제가 아버지가 어릴 때 돌아가셨다고 하자 불쌍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자란 것 같지 않은데"라고 덧붙였지요.  그리고 나서 제가 잠시 가만히 있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물었죠? 숟가락 놓고 밥값내고 나갈까 진지하게 생각 중이었습니다.

 

주선자 왈 당신은 내가 마음에 든다네요. 주선자에게 "너도 그 남자도 다시는 보기 싫다"라고 하려다 그냥 "나와는 안 맞는 분인것 같다"고 했습니다.  당신은 이번에도 당신의 조건과 외모 때문에 소개팅이 안 되었다고 생각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요. 저 당신 외모는 생각도 안나고 뭐하는 분이었는지도 가물가물해요. 태도가 정말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죠.

 

----------------------------------------------------------------------------------------------------------------------------------------------------------------------------------------------------------------

 

화나는 마음에 적어봅니다. 실화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58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11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594
125885 스팀덱 oled를 사고 싶다가 catgotmy 2024.04.03 93
125884 이강인,음바페보다 많이 팔린 유니폼 daviddain 2024.04.03 195
125883 핫초코 daviddain 2024.04.03 102
125882 후쿠오카 어게인 칼리토 2024.04.03 190
125881 [영화바낭] 이게 다 돌도끼님 때문입니다. '킹콩' 오리지널 버전 봤어요 [6] 로이배티 2024.04.03 292
125880 [넷플릭스] 눈물의 여왕, 5회까지 감상. [2] S.S.S. 2024.04.03 404
125879 게임에 대해 catgotmy 2024.04.02 129
125878 2024 갤럽 피셜 프로야구 인기팀 순위] 롯데 - 기아 - 한화 - LG - 삼성 [4] daviddain 2024.04.02 281
125877 치즈 어디서 사나요 [2] catgotmy 2024.04.02 250
125876 에피소드 #83 [4] Lunagazer 2024.04.02 76
125875 프레임드 #753 [4] Lunagazer 2024.04.02 89
125874 [넷플릭스바낭] 오랜 세월만의 숙제 해결. '그것: 두 번째 이야기' 잡담입니다 [16] 로이배티 2024.04.02 414
125873 근래에 감명깊게 듣고 있는 곡의 감상 [1] 부치빅 2024.04.01 244
125872 프레임드 #752 [6] Lunagazer 2024.04.01 78
125871 대파 시위 하고 왔습니다... [11] Sonny 2024.04.01 637
125870 [일상바낭] 여러분 저 짤렸어요!!!!!!! 우하하하하하하하하!!!! [14] 쏘맥 2024.04.01 690
125869 포수 강백호 daviddain 2024.04.01 107
125868 링크] 롯데 자이언츠 유발성 우울증 daviddain 2024.04.01 155
125867 [핵바낭] 어느새 4월이네요 [11] 로이배티 2024.04.01 440
125866 고X콩 뉴 엠파이어 (2024) 노스포 [5] skelington 2024.03.31 27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