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작이고 런닝타임은 1시간 33분. 장르는 하드코어 버전 나홀로 집에(...) 정도 되고 스포일러는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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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 제목을 읽으면서 '파수꾼' 생각이 나는 건 저 뿐일까요.)



 - 시작부터 결말 상황을 보여주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있을 수가 없어요. 어린 소녀 벡키가 경찰과 대화를 나누고 있고 '대체 숲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라는 질문이 나오는데 아주 잠시 뭔가 되게 험한 장면이 스쳐가구요. 그러니 결국 얘가 다 죽인 거겠죠. 누굴 죽였는지는 곧 알게 될 일이고.


 간단히 요약하면 우리 벡키는 1년 전에 엄마를 병으로 잃고 그 상실감에 아주 난폭하고 싸가지 없어진 13세 소녀입니다. 겪은 일과 나이를 생각하면 뭐 그럴만 하긴 한데요. 근데 사람 좋지만 좀 생각이 짧은 아빠가 벡키를 엄마와 함께 지내던 별장으로 데려가선 자기가 재혼할 사람을 소개해요. 뭐 좋은 꼴을 보겠다고. 그래서 빡친 벡키가 별장을 뛰쳐나가 호숫가에서 성질을 죽이는 동안에 별장에는 탈옥수 4인방이 쳐들어 오고. 벡키 아빠와 재혼 상대 아줌마, 그 아줌마가 데려온 어린 아들을 인질로 잡고 벡키를 호출합니다. 이 놈들이 옛날 옛적에 이 별장에 숨겨둔 물건이 있었는데 그걸 벡키가 가져가서 숨겨놨거든요. 그리고 상황은 당연히도 꼬여가며 결국 피와 살점이 사방에 흩날리는 괴이한 액션 스릴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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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수한 소녀의 숲속 모험기!! 라고 약을 팔기엔 이미 표정부터, 그리고 들고 있는 아이템부터 전혀 설득력이...)



 - 많이들 '나 홀로 집에'와 비교를 하던데 그럴만 합니다. 어린 아이가 자기 집에 쳐들어온 어른 범죄자들을 괴롭히는 이야기잖아요. 그 과정에서 어리고 작고 약하다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도구와 트랩들을 활용하는 것도 비슷하구요. 근데 다만... 이 영화는 그걸로 사람을 웃길 생각은 정말 0.1도 없이 잔혹하고 처절하고 살벌한 복수극, 액션 스릴러로 갑니다. 아마도 만든 사람들이 '나 홀로 집에'를 보면서 "저놈아 저렇게 귀엽고 웃고 있는 거 정말 소름 끼치지 않아? 저거 완전 사이코패스라고!!" 같은 생각을 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본인들이 받은 인상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겨 본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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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나홀로 집에'스런 상황입니다만. 이 장면 30초 후에 펼쳐지는 장면을 한 번 보시고 나면 할 말을 잃으실 겁니다.)



 - 그래서 우리 소녀 '벡키'님은 어떤 분이시냐면요. 아... 그냥 무시무시한 사이코입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얘는 그냥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되어야할 존재라는 생각만 들어요. ㅋㅋㅋㅋ 물론 이야기상 벡키가 그렇게 미쳐 날뛰는 동기는 충분히 제공이 됩니다만. 영화가 끝나고 나면 사실 영화 속 사건은 그냥 트리거가 됐을 뿐 얘는 원래 이럴 애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 심지어 결말 직전에 빌런 보스님에게 칭찬도 받아요. 나랑 함께하자! 넌 정말 타고난 애야!!! 라며(...)


 그리고 이런 무시무시한 주인공과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탈옥수 4인방 역시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인간들로 묘사됩니다. 구체적으로 보여주진 않지만 영화 도입부에 이미 보편적 인류 정서와 헐리웃 영화 공식상 절대로 용서 받을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르면서 스타트를 끊구요. 그걸로 이후에 벡키가 펼치는 하드고어 살상극을 정당화 해 주죠. 물론 그거야 관객들 입장이고 극중에서 벡키는 갸들의 과거 행적따윈 전혀 모릅니다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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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빌런님의 연기가 상당히 훌륭했는데요. 이 배우님으로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할 것 같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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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배우님이셨던 걸로! ㅋㅋㅋ 사실 유명한 분이잖아요. 아예 본업이 코미디언이기도 하고.)



 - 당연히 엄청나게 비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총으로 무장한 프로 범죄자 4명을 비무장의 13세 소녀가 농락하며 처단하는 이야기가 현실적일 리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영화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최소한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관객들에게 '아 진짜 깬다 ㅋㅋㅋ' 같은 느낌이 안 들도록 잘 풀어내는 편인데요. 제 느낌에 그 1등 공신은 배우들이었습니다. 


 일단 벡키를 맡은 룰루 윌슨의 표정 연기가 정말 쩔어요. 보니깐 '힐하우스의 유령'에서 맏딸 셜리의 어린 시절을 맡았던 배우인데 완전 이미지가 달라서 알아 보질 못했네요. 암튼 이 분의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극중 나이 13세 소녀가 저런 짓(?)들을 할 수 있다는 게 그럭저럭 납득이 되구요.


 빌런 군단의 리더를 맡은 케빈 제임스의 악역 연기도 상당히 좋습니다. 속사정 따위 없는 원래 아주 나쁜 놈이면서 수틀리면 어느 순간에라도 바로 홱 돌아서 어떤 짓이라도 할 수 있는 인간 쓰레기... 느낌을 아주 잘 살려서 시종일관 긴장감을 조성해 줍니다. 위압감 쩔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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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세 여자애가 어떻게 그런!!? 이라는 의문을 한 순간에 풀어주는 표정 연기였습니다.)



 - 각본도 이 정도면 제법 잘 썼습니다. 한 20분 정도는 벡키 캐릭터를 풀어내면서 교차 편집으로 탈옥수 군단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식으로 흘러가는데 양쪽 다 성공적이어서 이후 전개의 기반을 든든히 닦아 주고요. 또 본격적으로 위기 상황이 시작되면 늘어지는 순간 없이 신속하게, 그러면서 단계별로 강도를 높여가며 클라이막스까지 한 달음에 달립니다. 무울론 '아무리 그래도 13살 여자애가 갑자기 뭐 저런 트랩을 만드니!?' 같은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니지만 뭐, 이런 이야기를 보기로 결심했으면 그런 부분은 어느 정도는 눈 감아 줘야죠 뭐. 모델처럼 바짝 마른 '여전사'들이 펄펄 날며 근육질 남자들 발차기로 날려 버리는 영화들도 재밌게 잘 봐 왔으니 그냥 그 연장선상인 걸로 생각하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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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아빠 역을 맡은 조엘 맥헤일도 다들 아시다시피 코미디언이죠. '커뮤니티'의 스타이시기도 하고. 물론 이 영화에선 궁서체로 진지합니다.)



 - 암튼 뭐 그렇습니다. 

 상당히 악취미 영화입니다. 어린 여자애가 미칠 듯한 폭력을 휘두르며 상당한 수위의 고어 장면을 만들어내는 영화이니 바르고 건전한 취향의 관객들을 위한 건 절대 아니겠죠. 저 조차도 보면서 좀 불편하기도 하고, 배우 걱정도 하게 되는 순간이 여러 번 있었구요.

 하지만 '그렇게 좀 악취미라고 해도 괜찮아' 라는 분들이라면 은근히 탄탄한 액션 스릴러로 즐길만 하구요. 또 굉장히 화끈한 복수극이기도 합니다. 피도 눈물도 없고 일말의 주저도 없는 복수극들 즐기는 분이라면, 그 복수자가 13세 소녀라도 괜찮으시다면 한 번 보실만 할 거에요.

 다만 좀 강렬한 고어가 여러 번 나온다는 건 감안하시구요. 하하...;




 + 다행히도 배우 나이가 정말로 13세는 아니었구요. 15세였더라구요. ㅋㅋㅋㅋ 고작 두 살 차이지만 뭐 중 1가 중 3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적은 차이는 아니겠죠. 다만 며칠 전에 제가 '꽃잎' 얘기하면서 꺼냈던 이야기가 다시 생각나긴 했습니다. 이젠 13세나 15세에게 노출 연기 시키는 게 안 될 짓이라는 데는 대략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은데. 이런 폭력 연기는 어떨지. 보통은 '나는 진지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이고 이 장면은 현실의 반영이니 괜찮습니다~' 라는 핑계들을 장착하는데. 이 영화는 정말 그냥 킬링 타임용 스릴러라서 그런 핑계도 없거든요.



 ++ 잔인무도한 폭력을 저지르는 어린 여자애 캐릭터... 라고 하면 아무래도 '힛걸' 생각이 나는데요. 음. 그게 폭력의 장르가 다릅니다. '힛걸'은 환타스틱 무술 액션이잖아요. 벡키는 그냥 막가파 고어에요. 관객에게 와닿는 폭력의 강도가 천지 차이죠. 으음.



 +++ 흥행은 월드와이드 총합 106만 달러로 폭망했습니다만. 연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코로나 시국에 아주 제한적으로 상영했던 결과이고, 2차 시장에선 나름 반응이 괜찮았나봐요. 이미 속편이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랍니다. ㅋㅋ 그리고 우리 룰루 윌슨님께선 플래나간의 '어셔가의 몰락'에도 나오셨죠. 역시 촬영 마치고 후반 작업 중.



 ++++ 원래 저 빌런 두목 역할은 사이먼 페그였다는군요. 헐. ㅋㅋㅋ 뭐 그 분도 잘 했겠지만 그래도 케빈 제임스가 워낙 잘 해서 아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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