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죽음의 리무진(2016. 75분. 장르는 스릴러. 티빙으로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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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는 대충 '유리관' 정도 되는 뜻이랍니다.)



 - 나이는 마흔쯤 된 잘 나가는 여배우님이 아주아주 럭셔리한 리무진을 타고 시상식에 참석하러 갑니다. 거기서 좋은 상 하나 주기로 약속해서 아주아주 기분이 좋아요. 그런데 갑자기 리무진 기사가 맘대로 이 배우 출연 영화, 인터뷰 영상 같은 걸 막 트네요. 거기에 뭔가 안 좋은 기억이라도 있는지 이만 꺼달라 하지만 말도 안 듣고요. 그러니 화를 내는 주인공에게 운전사는 한참을 침묵으로 버티구요. 그러다 갑자기 스피커에서 변조된 목소리로 폭언이 날아오기 시작하더니, 전파 차단, 문과 창문 잠금으로 밀실을 만들어 놓고는 괴이한 미션들을 요구하며 주인공을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과연 우리 배우님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애초에 당최 이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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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구해지는 가장 멀쩡한 주인공님 원샷 사진이 이 꼴입니다.)



 - 도입부 설명을 보면 아시겠지만 또 하나의 초저예산 호러 무비입니다. 시작하자마자 리무진에 탑승하고, 결말 부분에서 잠시를 제외하곤 그냥 그 안에서 지지고 볶고 다 하는 이야기에요. 그러니 고작해야 리무진 승객석 내부로 한정된 상황에서 최대한 머리를 굴려서 이야기를 짜내 런닝타임을 다 채운다는 미션에 도전하는 이야기이고, 전 이런 거 좋아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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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이렇게 무서운 아저씨가 달려와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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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됩니다. ㅠㅜ)



 - 근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게 좀. 음... 분명 75분 내내 지루할 틈 없이 계속해서 뭔가 벌어지긴 합니다. 벌어지는 일들이 심심하지도 않아요. 계속 되게 극단적인 일들이 벌어지는데, 문제는 그게 '여성 수난' 쪽으로 흘러간다는 거죠. 간단히 말해서 폭행은 기본이고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 거의 그런 쪽으로 괴롭힘 당하는 주인공을 봐야 하는 영화이고 그래서 좀 불편합니다.

 전부터 느끼던 건데 스페인 영화, 드라마들이 좀 그런 게 많은 같아요. 성적인 묘사에 굉장히 거침이 없는 편인데, 그러면서 요즘의 대세(?)를 사뿐히 무시하고 걍 자극적인 쪽으론 뭐든지 다 한달까. 암튼 이 영화도 그래요. 게다가 뭐 딱히 훌륭한 명분이나 주제 같은 걸 들이밀며 쉴드를 삼는 것도 아닌 걍 킬링타임용 스릴러 무비라서 좀 더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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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 재밌고 스릴 넘치고 그러면 제가 또 '뭐 어때!' 하고 즐겁게 볼 텐데요. ㅋㅋ 또 한 가지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스피커로 목소리만 들려오는 빌런과 주인공의 대치 상황에서 주인공이 살아 남아야 하는 게임인데. 그렇담 주인공이 그 위기 상황에서 뭔가 이런저런 머리를 굴리며 대적하는 게 나올 것 같잖아요. 그런 것도 없어요. 주인공이 당하는 수난도, 또 그걸 극복하기 위한 대응도 계속해서 육체적, 물리적으로만 전개가 되거든요. 사실 이게 제일 아쉬웠습니다. 이러면 그냥 고문 영화잖아... 라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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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남을 수 있을지!!! ...굳이 안 보셔도 된다는 결론.)



 - 그래서 추천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소재와 설정의 참신함으로 영업해서 아주 평범하게 전개되는 스릴러였어요.

 장점이라면 그렇게 제작비를 절감한 덕에 최종적으로 보여지는 것들은 저렴한 느낌이 안 들었다는 거.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알고 런닝타임을 짧게 잡은 덕에 어쨌거나 지루하진 않습니다. 킬링타임용으로 뇌 없이 즐길 저렴한 스릴러 원하시고, 제가 위에서 적은 불편 요소들이 별로 신경 안 쓰인다... 는 분들이라면 한 번 틀어보셔도 뭐 말리진 않겠습니다. ㅋㅋㅋ 전 그냥 그랬어요.




 + 한 가지 재밌는 점. imdb에서 이 영화 관련 정보를 검색하면 출연진 부분에 주인공 역 배우 한 명만 딸랑 적혀 있습니다. 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궁금하신 분들만 아래를 긁어 보세요.


 알고 보니 마스크 쓰고 등장해서 몽둥이 찜질을 해대는 운전사는 그냥 고용인이었고, 음성 변조의 주인은 거리를 두고 카메라를 통해 관찰하며 지령을 내리고 있는 거였죠. 게다가 목소리는 남자 목소리인데 말 실수를 해서 정체를 들킵니다. 여자였고, 또 말하는 폼을 보니 배우에요.

 결론은 무려 20년 전에 주인공이 어찌저찌하다 보니 역할을 가로채 버린, 그러니까 자기가 하기로 됐던 역할을 빼앗긴 여배우였습니다. 근데 하필 그 영화가 여기저기 상을 받고 평가도 대박나면서 그 때까지 무명이었던 주인공이 단숨에 탑으로 올라갔고, 그 덕에 20년을 호강하며 살게 된 거였던. 반면에 빌런님은 자기 캐스팅된다고 해서 진짜 열심히 캐릭터 연구하고 공부도 하고 정말 열과 성을 다 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허무하게 남에게 빼앗긴 데다가 이후 경력도 계속 안 풀려 버린 거죠. 게다가 하필 또 둘이 외모가 닮아서 어찌저찌 하다 보니 주인공과 닮았다는 컨셉의 포르노 배우로 살기도 했고... 뭐뭐 그러다가 결국 시한부 판정까지 받고서는 인생 너무 억울해서 이런 기획을 한 겁니다. 그리고 요게 자꾸만 주인공을 성적으로 괴롭히는 설정에 대한 알리바이(...)로 설명이 되구요.


 암튼 주인공은 결국 리무진 기사에게 성폭행까지 당하게 되는데, 차 안에 있던 샴페인병 조각으로 푹푹 찔러대며 기사를 죽이고 탈출은 해요. 하지만 바로 근처에서 지켜보고 있던 빌런이 마취총 푱푱! 정신을 차리고 나니 호수에 가라앉는 리무진 속에 빌런과 마주 앉아 있습니다. 악도 써보고 살려달라 빌어도 보고 하던 주인공은 빌런의 '너 내 이름조차 모르지?'라는 말에 문득 그쪽 심정을 이해하게 되구요. 결국 전혀 공손하진 않지만 정말 진심을 담아 미안하다. 정말 후회스럽다... 이런 말을 하게 됩니다. 그 말을 들은 빌런이 씩 웃으며 주인공에게 달린 수갑 열쇠를 건네주고요. 본인은 그냥 차 속에 남아 수장되고, 간신히 살아 남은 주인공이 서럽게 울며 정처 없이 걸어가는 모습으로 끝.




2. 데스파이터: 죽음의 매치(2020. 1시간 45분. 장르는 코믹 + 액션 스릴러이고 왓챠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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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포스터를 보고도 한 번 틀어볼 생각을 하신 분이라면 아마 대체로 무난하게 만족하실 확률이 높습니다.)



 - 원제인 '넉클더스트'라는 비밀 클럽 같은 곳이 주배경입니다. 이곳은 사실 비밀리에 vip들 한정으로 운영되는 현대판 콜롯세움이에요. 먹고 살기 막막하고 죽어 없어져도 누구 하나 찾을 사람 없는 처지의 싸움꾼들을 암암리에 모집해서 라이브 배틀을 보여주는 거죠.

 '나는 쏘쿨하며 B급 감성 넘친다!!!' 라고 외치는 듯한 도입부의 캐릭터 소개를 넘어가면 이제 이 클럽의 유망주 '하드 에잇'이 싸움 중에 난데 없이 총을 난사하며 난동을 부리고요. 당황한 클럽 운영자들이 이리저리 대책을 강구하다가...

 갑자기 훅 넘어가서 경찰서입니다. 클럽에 생존자는 하나도 남지 않았는데 하드에잇은 멀쩡한 상태로 붙들려 왔어요. 그리고 강력계 반장은 이 인간을 취조하며 대체 뭔 일이었는지, 넌 뭐하는 놈인지 등등을 알아내려 합니다... 라는 상황을 통해 플래시백으로 과거, 현재를 오가며 상황을 재구성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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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익숙한 도입부입니다. 그래서 카이저 소제가 누구야!!!!)



 - 저렴하기 짝이 없는 제목... 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뭐 번역제의 문제니까 넘어가구요.

 암튼 뭔가 '글라디에이터'의 저렴 B급 버전이지 않을까 하고 틀었던 영화가 갑자기 '유주얼 서스펙트'가 되어 버리는 도입부에 살짝 호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ㅋㅋ 제가 좀 이렇게 의외의 전개를 보여주는 이야기에 후하다 보니까요. 그리고 이런 이야기 구조에 '락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 비스무리한 스타일이 얹힙니다. 그래서 시종일관 가볍고 과장되게 흘러가는 가벼운 이야기에요. 데스파이터!! 죽음의 매치!!!! 와는 정말 안 어울리는.


 그래서 이런 스타일의 영화라면 필수적으로 따라와야 하는 요소가 바로 재치와 센스인데요. 계속해서 자기가 재밌고 세련되었다고 외쳐야 하니까요. 자칫하면 한 시간 사십 분 동안의 부장님 개그쇼가 되어 버릴 수 있는 위험 속에서 이 영화는 어땠냐면... 좀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정도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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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에 등장 인물 하나씩 소개하면서 클로즈업 잡아 주고 이렇게 자막 넣는 거. 사실 이런 짓 하는 영화들 중에 멀쩡한 게 드물죠.)



 - 일단 의외로(?) 영화가 때깔이 괜찮습니다. 그리고 또 의외로(??) 연출도 준수해요. 배우들은 그렇게 막 유명한 사람들은 아니어도 다 경력 충분한 사람들이라 연기가 안정적이고, 또 뭔가 좀 헐리웃 스타들을 조금씩 닮아서 영화의 '뭔가 있어 보임'에 공헌하구요. ㅋㅋㅋ 이래저래 돈 없이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제목이 '데스파이터: 죽음의 매치' 따위인데 말이죠.


 각본 측면에서 보면 뭐랄까. 무슨 자잘한 아이디어 같은 게 되게 많습니다. 그 중 독창적이거나 특별히 신선한 건 단 하나도 없지만 정말 쉬지 않고 뭐 하나씩 계속 던져대요. 이것은 대사 쓰는 데도 적용이 되어서 등장 인물들이 참 드립을 열심히도 쳐댑니다. 중간중간 터져주는 반전들도 마찬가지. 그리고 이 많은 아이디어들 중 상당수는 결국 썰렁하거나 뻔한 수준에 그칩니다만. 워낙 물량으로 승부를 하다 보니 가끔 몇 개씩 얻어 걸려서 재미를 줘요. ㅋㅋ 그러니까 대단하거나 훌륭한 각본과는 거리가 먼데, 그 와중에 참으로 성실해서 최종 결과물은 나쁘지 않다. 정도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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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히는대로 마구 던지며 하나만 걸리길 애타게 바라는 수백번의 순간 중 하나.)



 - 결론은 뭐... 저는 잘 봤습니다. 생각 외로 기초가 단단하고, 또 최종 결과물도 나쁘지 않은 코믹 스릴러였어요.

 다만 뭔가 '원본 없는 복제'니 '시뮬라크르, 시뮬라시옹' 같은 드립을 치고 싶어지는 작품이라는 거. 그러니까 근본적으로 오리지널리티나 진정성 같은 건 눈에 불을 켜고 찾아도 찾을 길 없는 닳고 닳은 복제품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건 좀 감안을 하셔야 할 겁니다. 그것만 양해하시고 기대치 너무 높이지만 않으면 "거지 같은 번역제 대비 괜찮았던 영화" 순위 어딘가에 올려줄 수 있을 법한 영화에요. 소소하고 시시껄렁하게 재밌게 봤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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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없이 올리다 보니 주인공 짤이 하나도 없어서 덤으로 한 컷. 물론 좌측이 주인공입니다. 우측이면 더 신선했겠습니다만?)




 + 오대수의 장도리, 그리고 그 복도 액션씬은 이제 그냥 B급 스피릿 영화 제작자들의 시대 정신(?)의 일부가 된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도 또 등장하는데 정말 아예 대놓고 '이거 오마주 맞아, 맞다고!!!' 라는 느낌으로 연출이 돼요. 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은 생략합니다. 하도 이야기가 꼬이고 또 꼬이고 등장 인물도 많고 그렇다 보니 스토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적어 버리지 않으면 설명이 불가능해서 그냥 포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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