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6년작입니다. 런닝타임 90분... 인데 왓챠는 88분으로 살짝 잘린 듯요. 스포일러는 또 마지막에 흰 글자로 넣겠지만 어지간한 분들은 이미 다 아실 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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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 맘에 듭니다. 몹시 80년대스러우면서 영화 분위기도 잘 나타낸 듯.)



 - 또 또 또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랄랄라 외딴 곳으로 놀러갑니다. 친구들 중 부잣집 딸래미 '머피'가 곧 상속 받을 무인도 별장이래요. 그런데 가는 길에 선착장에서 불운한 사고로 사람 한 명이 좀 크게 다쳐요. 그래서 찜찜한 맘이지만 어쨌든 놀 건 놀아야죠.

 도착한 (나름) 으리으리한 별장에서 다들 씐나게 놉니다. 특히 이 날이 하필 만우절이라서 서로 거짓말로 놀려대며 놀고, 또 우리 머피님의 취향인지 집 안엔 온갖 놀래키기 트랩들이 장치되어 있어서 더더욱 씐나게 노는... 데다가 대략 30분을 할애하구요. 그 후에야 드디어, 간신히 한 명이 죽네요. 그리고 또 한 명이 사라지고. 또 한 명이... 이런 전개가 되니 그제사 화들짝 놀라는 젊은이들. 그리고 당연히도 이 집 주인인 머피가 가장, 대놓고, 격하게 수상합니다. 하지만 호러 영화 공식대로 끝끝내 한 명씩 사라져가는 멍청이들. 과연 남은 자들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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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부터 험한 꼴을 보지만 만우절 장난은 절대 포기 못하는 우리의 무개성 젊은이 군단!)



 - 워낙 유명한 영화잖아요. (아닌가? ㅋㅋㅋ) 다른 건 사실 그닥 중요하지 않고 결말만 유명했던 영화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럴만 합니다. 80년대~90년대 초반 사람들에겐 나름 신선한 엔딩이었고 또 주말의 명화 같은 데서 의도치 않게 감상했을 사람이 많을 한국인들에겐 더더욱 그랬을 거구요.

 그래서 저도 결말만 알고 있다가 왓챠에 있는 걸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사 봤죠. 그랬는데...


 안 좋은 소식부터 말씀드리자면. 국내 정발 비디오 테잎을 소스로 파일을 떴나? 싶더군요. 일단 화질이 많이 구립니다. 저화질 소스를 억지로 키워 늘리느라 부옇게 된 화면. 그리고 그나마도 좌우가 잘립니다. 레터박스를 없애기 위해 확대를 한 걸까요? 뭐 그렇구요. 첫머리에 적었듯이 런닝타임이 살짝 모자란 것도 신경 쓰이고. 결정적으로 자막도 딱 80년대식으로 구려요. I don't like it!! 을 '난 그것을 좋아하지 않아!!' 라고 번역하는 정직함에다가. 대사 중에 페리에가 언급되니 '페리에라는 술'이라고 번역해 버리는 슬픔... ㅋㅋㅋ 이렇다보니 중간중간 영어 듣기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고. 특히 영화 초반에 짜증이 납니다. 캐릭터, 관계 소개하는 도입부가 거의 망쳐지더군요. 영화가 못 만든 건지 번역 탓인지 고민하다가 도입부가 다 지나갔어요. ㅠㅜ 뭐... 암튼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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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놈이나 저 놈이나 결국 구분 안 되고 다 그저그런 '호러 영화 젊은이 패거리 1인'이긴 마찬가집니다.)



 - 80년대. B급. 슬래셔. 라는 키워드 셋을 조합하면 우리 머릿 속에 떠오르는 예상 퀄리티라는 게 있잖습니까. 그런 걸 감안할 때 제 예상보다 훨씬 멀쩡한 슬래셔 무비였습니다. 막 유치 허접한 것을 낄낄대며 볼 계획이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ㅋㅋ 잘 만든 것까진 아니지만 그 시절 B급 영화 기준으로 꽤 준수한 편이었구요. 또 의외로 아이디어들이 좀 있습니다. 특히 극초반의 '이거슨 만우절 장난인가 진짜 위험 상황인가'를 헷갈리게 만드는 전개 같은 건 머리 잘 굴렸다 싶었구요. 그 유명한 진상 공개 장면 같은 부분도 연출이 꽤 괜찮습니다. 생각보다 각본이 꽤 성실하고 연출도 기본은 해주더라구요.


 다만 뭐 이런 영화가 대부분 그렇듯이, 주인공 젊은이들은 그냥 외모로만 간신히 구분이 될 뿐 각자의 개성이나 사연 같은 게 잘 살아나고 몰입하게 되고 그런 건 전혀 없습니다. ㅋㅋㅋ 한 10여분 지난 후부턴 그냥 사람 구분을 포기하고 대충 봤어요. 다 그 놈이 그 놈이라... 나름 디테일을 넣어주긴 했는데, 워낙 쓸 데가 없는 데다가 앞서 말한 자막 테러까지 가세되니 알고 싶지도 않아지더라구요. 또 몰라도 전혀 상관 없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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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이 안 돼요 구분이. 저 위 짤 놈들이나 이 놈들이나... ㅋㅋㅋㅋ)



 - 사실 그 전설의 반전은 뭐. 지금와서 보면 쉽게 예상이 되기도 하거니와, 앞뒤가 심각하게 안 맞습니다. ㅋㅋㅋ 진상을 아는 상태에서 영화를 봤기 때문에 보는 내내 '아니 저건 좀?' 이러면서 봤네요. 좀 관대하게 봐주려고 해도 아주 대놓고 거짓말하는 장면이 몇 개 나오거든요. 그래도 그 시절에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는 것 자체는 칭찬해줄만 하구요. 또 그 진상의 내용 때문에 이 영화가 마치 '스크림'을 한참 앞선 메타 호러 영화처럼 보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물론 당시에 제작자들이 그런 부분까지 생각했을 리는 만무하지만요.

 지금 와서 같은 이야기를 만든다면 훨씬 그럴싸하게, 재미난 디테일들 잔뜩 넣어서 만들 수 있겠다... 는 생각이 들지만. 그 결말 자체가 먹히질 않을 테니 쓸 데 없는 얘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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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흉내를 내는 장면이 가끔 들어가서 재밌습니다. 대사로도 직접 '아가사 크리스티 언급을 하구요.)



 - 암튼 그래서, 저처럼 대충만 알고 제대로 본 적 없는 분들이라면 한 번 보면서 추억과 입소문의 실체 확인차 그냥 한 번 볼만 합니다.

 물론 구린 화질과 잘린 화면과 저퀄 번역을 극복하셔야 하기 때문에 막 추천은 못 합니다만. ㅋㅋ 예상보단 훨씬 멀쩡하게 괜찮았어요.

 그냥 80년대 B급 (저퀄) 슬래셔 무비들을 즐기시는 분들도 별미(?)라고 생각하고 한 번 보실만 하겠구요.

 그런 추억 같은 게 없는 분들이라면야 뭐, '아 이런 영화도 있었구나' 하고 그냥 넘기셔도 돼요. 굳이 챙겨보셨다간 저를 원망하게 되실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ㅋㅋㅋ

 뭐 그랬습니다. 저는 그렇게 잘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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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도 딱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죠. 이후에 이어지는 전개는 전혀 다릅니다만. ㅋㅋ)




 + 나름 컬트팬들이 많아서 그런지 2008년에 비디오용 영화로 다시 만들어졌더라구요. 내용은 많이 다른데, 제목도 똑같고 기본 설정은 비슷하고 원작(?)의 테마 음악을 편곡해서 다시 써먹었대요. 어차피 찾아 볼 수 있는 곳도 없으니 관심은 갖지 않는 걸로.



 ++ 등장 인물 중 주조연에 단역까지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모두 백인들입니다. 요즘 영화들 한참 보다 이런 걸 보니 신선한(?) 기분까지... ㅋㅋ



 +++ 그래서 이미 다 아시겠지만, 스포일러입니다.


 정체(?)가 밝혀진 후 광녀 모드로 칼을 들고 달려드는 머피를 피해 최후의 생존자가 도망치다 거실 문을 열어 제끼니 거기엔 지금껏 죽어 나간 친구들이 다 모여서 평화롭지만 즐겁게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네요.


 결국 이 모든 난리는 집 주인 머피가 꾸민 만우절 장난이었습니다. 다만 그냥 장난이 아니라, 자기가 이 집을 물려 받은 후에 호러 체험 테마 파크로 운영하려는 계획을 위한 베타 테스트였어요. 머피를 제외한 나머지 젊은이들은 모두 그 사실을 몰랐고, 하나씩 '넌 죽었음!' 한 다음에 사연을 설명하고 협조 시켰던 거죠. 처음 선착장에서 다쳤던 사람이나 보트 선장, 보안관 등은 머피가 고용한 사람들이었구요. 아무도 죽거나 다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파티가 끝난 후 머피가 혼자 방에 들어가서 선물 포장지에 싸인 도입부에 나왔던 깜짝 상자를 열어보는 건데요.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나타나 칼로 머피의 목을 슥! 그어 버리고, 피가 철철 흐릅니다만. 결국 그 살인자(?)가 씨익 웃으며 '만우절이지롱~' 이라고 말하고 그 피도 가짜 피라는 게 밝혀지면서 해맑게 엔딩입니다. ㅋㅋ


 원래 제작자들은 이 마지막 장면은 진짜 살인으로 처리할 생각이었는데 회사에서 말렸다네요. 제 생각엔 잘 말린 것 같습니다. 그냥 지금의 허랑방탕하지만 그냥 즐거운 엔딩이 정답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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