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6분. 스포일러가 아예 없진 않지만 결말 얘긴 피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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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리얼 생존 예능'은 한국에서 만들어 붙인 거겠죠.)



 - 갑부 젊은이가 개최한 사설 서바이벌 게임 마지막 라운드의 마지막 장면이 펼쳐집니다. 두 여자가 싸워서 한 여자가 다른 여자를 죽이고요. 첫 살인이었는지 멘탈이 나간 여자에게 상금을 던져주고 쫓아내네요. 얼굴 다 보이면서 아주 당당한 빌런님... 그리고 새로운 게임 참가자를 물색하시는데요.


 결국 sns에서 나름 유명한, 근데 시궁창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로 골라서 새 대회를 개최하는데, 이전과 차이점이라면 이번엔 전세계 온라인 생중계를 한다는 겁니다. 참가자들을 집 한 채 안에 가둬 놓고 일상을 생중계하다가 며칠 지나면 투표를 하고, 최저점자는 '데스 매치'를 수행한 후에 성공하면 부활, 실패하면 라이브로 처참하게 처형당한다. 마지막 한 놈이 우승자이고 500만 달러를 받는다. 뭐 이런 거에요. 거기에 시시때때로 주최자 본인이 판다 마스코트로 실시간 모션 캡쳐 애니메이션으로 끼어들어 수다를 떨구요. 뭐... 더 설명할 건 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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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진은 이렇습니다. 당연히 극중에 실제로 나오는 장면은 아니구요. ㅋㅋ 다 나온 영화 속 짤이 없길래 걍.)



 - 그러니까 결국 배틀로얄 장르의 이야기가 됩니다만. 좀 웃기는 건 시청자 투표로 탈락자가 정해진다는 거죠. 그러니까 주어진 시간 동안 일상 생활에서 시청자들에게 매력 발산(...)을 최대한 해야 한다는 건데. 그게 이야기 전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제작자 입장에서) 등장 인물들에게 드라마를 부여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뿐. 참가자들이 그걸 이용해서 살아 남으려고 발버둥치는 그런 전개는 뭐, 예의상 한 번 정도 나왔네요. 그렇게 대충 넘긴 후에 각본의 신께서 선정한 캐릭터가 잔인하고 야비한 데스매치를 겪는 장면에 힘을 바짝 주는 식으로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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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주인공을 맡으신 이 분!! 뉘신지 모르겠지만 참 익숙하게 생기셨죠? ㅋㅋ 그 집안 맞습니다. 막내 발터 스카스가드군입니다.)



 - 여러가지 되게 많은 걸 한 번에 풍자하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리얼 예능'을 갖고 그 자극성이라든가, 그걸 알면서도 빠져들고 그런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어지게 만드는 시청자들이라든가... 그런 걸 열심히 까겠죠. 그래서 게임 한 라운드가 진행될 때마다 바깥 세상의 시청자들 반응 장면이 꼭꼭 들어가구요. 거기에서 살아남으려고 살짝 양심을 내던지는 참가자들의 모습은... 뭐 조금 나옵니다. ㅋㅋㅋ 전 엄청 보기 싫고 처절하게 전개될 줄 알았는데 생각 외로 이 참가자들이 참 착합니다? ㅋㅋ 그나마 다행이었죠. 전 그렇게 '인간의 바닥을 보여주마!!' 라면서 오바하는 이야기들은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암튼 이것저것 다 건드리느라 바쁜데, 불행히도 특별히 와닿거나 먹혔다! 싶은 건 거의 없었어요. 일단 이런 이야기가 워낙 많았다 보니 할만한 이야기는 선배들이 다 써먹어 버리기도 했고. 그렇다 하더라도 캐릭터와 드라마를 탄탄하게 만들어준다면 어떻게든 이입을 해 줄 텐데, 주인공들에게 주어지는 드라마 같은 게 다 좀 어설프고 급해요. 풍자하랴, 드라마 넣으랴, 잔인한 구경꺼리 만들어주랴. 또 그 와중에 빌런은 똥폼 잡고 개똥 철학 읊어야 하고. 영화가 너무 바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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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르가 뭔지 알면 그냥 딱 봐도 무슨 상황인지 짐작 가는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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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매번 그걸 지켜보는 참가자들.)



 - 그리고 결정적인 문제가요. 그렇게 사람들의 관음증, 폭력적인 미디어를 풍자하려는 영화가 정작 가장 힘을 주는 포인트가 처형 장면들의 고어 효과 같은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부분이라는 거죠. 이게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겠습니까? ㅋㅋㅋ 자기가 하려는 얘기에 진정으로 진지하다면 이러면 안 되죠. 정말로 고어 장면들은 나름 참신하기도 하고, 암튼 힘을 팍팍 줘놨거든요. 게다가 마지막에는 그저 'B급 호러에 이런 거 하난 들어가야지!' 라는 식의 반전을 위한 별 의미 없는 반전 같은 것까지 넣어 두니 나름 진지하게 만든 사람들의 의도를 따져보려 했던 제가 민망할 지경. 뭐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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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거 열심히 만들어 넣으면서 '니네 폭력적인 거 중독되면 바보 된다!' 라고 하면 좀 이상하잖아요.)



 - 웃기는 건 이게 그렇다고해서 막 재미 없는 영화는 아니라는 겁니다. 나름 볼만해요. 적어도 런닝타임이 지루하진 않아요. 그렇게 열심히 자극적인 장면들을 쏟아대는데 지루하면 안 되죠. ㅋㅋ 게다가 캐릭터도 드라마도 별로라고 까긴 했지만 그게 그렇게 나쁘지도 않거든요. 대략 평타 정도는 해주기 때문에 이런 서바이벌 게임 장르 좋아하는 분들이면 큰 기대 없이 즐길만한 정도는 됩니다. 수작 소리 듣긴 아주 어렵지만 뭐, 되게 못 만든 영환 아니에요.


 문제는 이 영화가 자꾸만 자기가 되게 똑똑하고, 생각이 깊으며,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비판적이라는 식의 태도를 내비친다는 거죠. 그런 태도 내지는 의도와 영화의 모양새가 거의 정반대로 돌아가니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아마 로튼 0%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건 영화가 그토록 못 만들어서라기 보단 이런 부조화, 위화감과 겉멋의 느낌 때문에 비평가들의 비호감을 사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뭘 하든 좀 똑바로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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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애들도 본다고! 이런 거 만들지 말라고!! 라고 말하기 위해 '이런 거'를 열심히 만들어 내놓을 생각은 대체 누가 했...)



 - 그러고 보면 '오징어 게임'은 나름 이런 부분은 잘 피해간 것 같기도 하구요. 시리즈와 짧은 영화 한 편을 똑같은 선에 놓고 비교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그 쪽은 나름 진지하게 비유니 풍자니 메시지니 이런 것들을 사람들이 열심히 파 볼만한 상태로는 만들어 놨던 것 같은데. 이 쪽은 그게 안됩니다. 아무리 봐도 그냥 잔혹한 장면과 설정으로 마이너 장르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영화인데, 그래 놓고 자기 모순적인 메시지를 아주 직설적으로 격렬하게 설파를 하니 그 꼴이 우습달까... 뭐 그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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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나의 간지나는 개똥 철학을 들어봐! ㅋㅋㅋ 다행히도 얘가 하는 말이 옳다는 식은 아닙니다. 그냥 돈 많은 찌질이 변태다. 라는 건 분명히 해요.)



 - 결론적으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되게 못만들고 막 재미 없는 영화는 아니에요. 그냥 이 서바이벌 게임 장르 소품으로서 그럭저럭 볼 만한 수준은 됩니다. 돈은 적게 들였겠지만 비주얼도 깔끔하고 배우들도 다 밥값 해주고요. 특별히 늘어지는 부분 없이 성실하게 엔딩까지 달려주기도 하구요. 물론 종종 하늘로 날아가는 개연성이나, 캐릭터들의 급발진, 급진전(?) 같은 부분들이 눈에 띄긴 하지만 뭐 우리가 듣보 B급 장르물 보면서 그런 거 하나하나 세세하게 따지면 안 되는 거 아시잖아요? ㅋㅋ 

 다만 그냥 자기 본분에 충실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그리고 결말도 그 별 필요도 없는 반전 때문에 괜히 기분만 더 잡치게 해서, 추천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서바이벌 게임 장르를 좋아해서 이런 이야기라면 뭘 봐도 다 나쁘지 않더라. 이런 분들만 보시면 되겠습니다. 끝.




 + 어차피 이 장르 이야기들이 다 비슷비슷하긴 합니다만. 유독 보면서 떠오르는 게 많더라구요. 일단 '쏘우' 생각이 많이 나구요. (특히 그 빌런의 개똥 철학 연설...;) 쌩뚱맞지만 일본 게임 '단간론파' 시리즈에서 영향을 많은 받은 것 같은 느낌도 있어요. 그리고... '오징어 게임'에서 꽤 중요하고 비중도 큰 설정 하나가 비슷하게 등장합니다. 이 영화가 2년 먼저 나왔는데요. 워낙 격하게 듣보라서 '오징어 게임'이 유명세 때문에 온갖 표절 시비에 다 시달릴 때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슬픔이... 하하. 



 ++ 스웨덴, 캐나다 합작 영화이고 배경이 미국인 척하는 이야기라 나오는 배우들은 다 영어를 합니다. 근데 전 잘 모르지만 영어 발음이 좀 어색한 배우들이 있었나봐요. 극중에서 발터군이 맡은 캐릭터가 '난 걍 스웨덴 말로 하고 싶은데 영어로 하려니 짜증나네' 같은 식의 대사를 한 번 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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