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다회차 감상 영화 목록들 중 의외로(?) 상위권에 올라 있는 게 요 대부 시리즈입니다. 어학 연수 다녀온 누나가 미쿡에서 구입한 비디오 플레이어 덕택에 드디어 집에서 비디오를 볼 수 있게 되었고. 근데 누나가 뭔 생각인지 대부 1, 2, 3 테이프를 사왔었거든요. ㅋㅋ 당연히 미국 테이프이니 한글은 없었지만 선진 기술 '캡션' 기능 덕에 영어 자막은 나왔고. 그래서 본의 아니게 영어 자막을 읽으며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ㅋㅋㅋ 그러다 며칠 전에 뒤늦게 이게 넷플릭스에 다 있다는 걸 알고 언제 한 번 큰 화면으로 다시 봐야지! 하다가 어제 하룻동안 달렸어요. 음. 참고로 그 전엔 14인치 티비로 봤습니다(...)


 뭐 암튼 스포일러 아예 신경 안 쓰고 막 적는 글이 될 겁니다. 혹시 아직 안 보신 분이 계시다면 이 글은 읽지 마시고, 넷플릭스를 켜세요. ㅋㅋㅋ




1. 1편 제목은 그냥 The Godfather. 1972년작이고 런닝타임은 2시간 57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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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플 블랙 앤 화이트 간지!!)



 - 스토리 요약 같은 건 당연히 집어 치우고요.

 오랜만에 다시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1편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도입부에 거의 30분 가까이 이어지는 코니의 결혼식 장면입니다.

 뭐 이미 감독 경력은 10년이 넘었다지만 이런 대작은 처음이었던 30대 초반의 젊은 감독이 어쩜 이리 자신만만하게 패기를 부렸나... 싶어서요. ㅋㅋㅋ 앞으로 세 시간 동안 이야기를 이끌어갈 주요 등장 인물들이 한꺼번에 거의 다 쏟아져 나오고. 예식과 파티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가운데 그 캐릭터들을 하나하나 다 성격과 관계까지 깔끔하게 소개를 해가는데 그게 또 머리에도 쏙쏙 들어오면서 보는 내내 재미도 있단 말이죠. 확실히 당시 코폴라는 천재였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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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전 이상하게 대부 1편을 생각하면 요 제임스 칸의 쏘니 캐릭터가 가장 정이 갑니다. 완전 개차반인데도 말이죠. 끝이 요래서 그런 걸까요. ㅋㅋ)



 이후로도 영화 꼴(?)이 쭉 그렇습니다. 굉장히 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쉬지 않고 사건이 벌어지고, 계속 상황이 이리 변했다 저리 변했다 하며 급박하게 전개되는데도 희한하게 머리에 쏙쏙 잘 들어오면서 계속해서 재미가 떨어지질 않아요. 틀기 전에 런닝타임을 보고 흠칫 했다가도 어쨌든 일단 감상을 시작하면 아주 자연스럽게 엔드 크레딧까지 달리게 만드는, 아주 훌륭한 오락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다가 무슨 품위까지 느껴지는 듯한 훌륭한 미장센에 품격 있는 음악, 멋지게 잘 캐스팅 된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까지.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고퀄을 이룩한 대중 오락 영화가 과연 영화 역사에 얼마나 더 있었을까 싶죠. 참으로 대단합니다. 그저 감탄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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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봐도 봐도 감탄 나오는 결혼식 시퀀스!)



 - 근데 오랜만에 다시 보니 우리 마이클씨가 좀 달리 보이더라구요. 예엣날에 볼 때는 참으로 순수한 맘으로 캐릭터가 자기 입으로 하는 말들을 다 믿어줘서 그랬는지 마이클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어둠의 세계에 끌려 들어간 애로 보였는데. 지금 다시 보니 애시당초 그냥 그게 천직이었던 녀석인 걸로. ㅋㅋㅋ 

 물론 본인이 그럴 생각이 없었던 건 맞는데, 그냥 맞춤형으로 다 준비된 상태로 누가 등 떠밀어주기만 하면 되는 그런 캐릭터였더라구요. 타고난 판단력과 실행력, 가차 없는 냉정함... 같은 것도 그렇지만, 형제들 중에 유일하게 마피아 바깥 세상 물을 잔뜩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에서 반복 강조되는 '이탈리아 남자'의 성격을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었던 것도 눈에 띄구요. 성격 불같고 아들 자식으로 대를 잇는 데 집착하고 아내라는 존재에 대해선 '나님께서 아껴줄 테니 너는 니 소임을 다하라'라는 식의 태도를 갖고 있구요. 그러면서 사랑하네 뭐네 하며 케이를 찾아가 다시 꼬시는 장면은 살짝 호러였습니다. 바로 전까지 시칠리에서 만난 여자랑 그렇게 낭만 로맨스 놀이 하더니 기분 전환 너무 빠르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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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아폴로니아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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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든 간에 여성 캐릭터는 별 존재감이 없습니다만. 그것 자체로 현실 고증이라서 괜찮습니다. 시칠리 남자놈들이란... ㅋㅋㅋ)



 - 사실 요 1편의 주인공을 하나만 꼽자면 이야기상 당연히 마이클인데, 비토를 마이클과 동급의 캐릭터로 만들어낸 건 아무래도 말론 브란도의 연기 덕이었던 듯 하죠. 지금 와서 다시 보니 우리 비토 할배는 카리스마 발산!! 장면들 보단 오히려 인간적인 약함을 드러내는 장면들이 더 눈에 띕니다. 큰아들을 잃고 애통해하는 장면도 좋았구요. 특히 마지막 장면의 그 오렌지 놀이(ㅋㅋㅋ)는 참 민망할 정도로 손주 바보 동네 할배 그 자체였고. 또 이런 장면들 덕에 2편에서 비토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는 게 더 흥미롭고 재밌어지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작 2편에 말론 브란도는 1초도 안 나오지만요. 마지막에 나오는 척만 하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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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요 1편은 다 함께 잘 해준 후 말론 브란도가 짱 먹는 영화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ㅋㅋㅋ)



 - 가만히 생각해보면 좀 웃기는 건 1편에서 평화롭게 잘 살던 콜로오네 패밀리가 그 살벌한 전쟁에 휘말리는 게 '마약 장사는 안 해!'라는 비토의 참으로 정의롭고도 영웅적인 선택 때문이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너희가 하겠다면 말리진 않겠음'이라는 통 큰 결단까지 내렸음에도 탐욕에 불타는 나쁜 놈들 때문에 그 고생을 하죠. 범죄 조직을 사실적으로 그린 것치고는 이 '대부' 시리즈도 어쩔 수 없이 주인공들을 편드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그 중에서도 이 설정이 가장 결정적인 듯.




2. 2편은 제목은 The Godfather Part 2. 전편의 대박에 힘 입어 런닝타임은 무려 3시간 22분으로 가장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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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4년 기쁜 우리 성탄절은 '대부2'와 함께!!!)



 - 1편이 비토의 퇴장으로 '좋았던 옛 시절'을 마무리하면서 차세대로 마이클을 들이미는 내용이었다면, 2편은 그 마이클이 세운 제국이 흔들흔들거리며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여러가지로 1편과는 차이점이 생기는데, 1편에서 마이클의 활약이 어디까지나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식으로 당위성을 확보했다면 2편의 마이클은 이제 그냥 악당이에요. 본인은 여전히 다 가족을 위한 거라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될 일들을 계속 하면서 타락해가고. 결국 영화 말미에 마이클의 제국은 완전하고 강력해지지만 덕택에 그가 지키려고 했던 '가족'은 완전히 무너지죠. 어떻게 보면 마피아 미화 혐의가 강했던 1편에 비해 여러모로 어른스러워진(?) 게 2편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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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핫핫 말론 브란도 선배는 이제 치웠으니 본격적으로 나님의 시간이다!!!! 일 줄 알았으나.)



 - 근데 그러다보니 좀 애매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2편은 두 가지 이야기가 병행 전개 되잖아요. 비토의 어린 시절부터 '갓파더'가 되기까지를 다루는 과거 파트와 마이클이 외부의 적과 맞서 싸우며 자신의 가족을 무너뜨리는 현재 파트. 근데 현재의 비극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과거 파트는 좀 비토 미화가 심합니다. ㅋㅋ 그러니까 이 양반은 거의 의적에 가깝게 묘사가 됩니다. 범죄에 발을 담근 것도 어디까지나 생계를 위해, 폭력 없이 가볍게 저지른 것이고. 자신을 위협하는 악당이 먼저 건드리니까 어쩔 수 없이 폭력을 썼고. 사실상 '갓파더'가 된 후에도 강아지 때문에 악덕 임대 업자에게 집에서 쫓겨난 가난한 할머니를 돕기 위해 발품을 팔아 나선다거나... 하는 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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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2편도 비토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불쌍한 마이클찡...)


 클라이막스 즈음에 번뇌에 빠진 마이클이 엄마에게 거의 울먹이다시피 하는 상태로 물어봐요. 엄마, 아빠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뭔가를 희생한 적은 없었나요? 그리고 엄마는 '응? 뭐? 왜? 무슨??'이라는 식으로 짧게 대꾸하고 맙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보여준 바에 의하면 비토는 그런 거 없어요. 탐욕 없이 오로지 가족과 친구들만을 위해 살아 온 고결한 수퍼맨이었다는 분위기. 옛날엔 참 좋았고 정말로 다 가족이었고 그랬으나 현재는 나쁘고 망했다... 는 식인데 보다보니 '이게 말이 되나?'라는 생각이 아무래도 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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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은 폼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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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박도 간지나면서 정의롭기까지 하니 이길 재간이 없습니다. ㅋㅋㅋ)



 - 하지만 어쨌거나 그 과거 파트를 맡은 로버트 드 니로는 쩝니다. 완전 젊고 잘 생긴 데다가 신중하고 사려깊으면서 행동력 쩔고. 또 직접 범죄에 나설 때는 머리도 좋고 액션도 간지나고 완벽해요. ㅋㅋㅋ 이렇게 비토 콜레오네는 '단언컨데 가장 완벽한' 갱스터로 완성이 되어 버리네요. 아빠만은 못 했던 마이클이 다 잘못한 거죠. 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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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프레도와 마이클의 마지막 드라마는 참으로 섬뜩하도록 강렬했고)



 - 근데 그거야 어쨌거나 현재 파트에서 무너져내리는 마이클의 캐릭터는 참으로 장엄합니다. 점점 차근차근 흑화 과정을 거쳐 종국엔 가차 없이 적들과 배신자들(니 사정이야 어쨌건!)을 처단하고 와이프를 두들겨 패며 무기력해서 더 이상 해도 못 끼칠 자기 친형을 굳이 살해해버리는 괴물의 모습을 알 파치노가 처절하도록 잘 묘사해냈구요. 갑작스런 플래시백으로 형제들이 다 건강하게 잘 살아서 멋진 아빠(...)랑 화목하게 지내던 시절을 보여주는 엔딩씬도 참으로 강렬했어요. 정서적 울림만으로는 1편의 그 전설의 레전드 문 닫기 엔딩보다 더 강력한 느낌. 덧붙여서 코폴라가 '대부는 2편으로 완벽한 마무리라서 3편은 안 만들 거임!' 이라고 외치고 다녔던 것도 충분히 납득이 가구요. 하지만... 나와 버렸죠 3편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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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엔딩은 개인적으로 시리즈 최고 마무리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3. 3편은 원래 The Godfather Part. 3.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느샌가 감독 재편집판을 내놓으면서 제목이 이렇게 되어 버렸군요 'The Godfather, Coda: The Death Of Michael Corleone'. 한국에선 '코다'를 알기 쉽게 '에필로그'로 바꿔서 이렇게 됐습니다. '마리오 푸조의 대부 에필로그 마이클 콜레오네의 죽음' ㅋㅋㅋ 의미는 알겠는데 너무 길어요. 암튼 런닝타임은 3부작 중 가장 짧은 2시간 38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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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 간지는 정말 쩔지 않습니까!?)



 - 참 안 좋은 소리가 많았던 게 이 3부였죠. 일단 시작부터 '더 이상 안 만들 거임!' 이라고 선언했던 창작자 본인이 돈 벌려고 나서서 만든 경우였고. 원래 기획했던 스토리를 로버트 듀발과의 불화 때문에 다 뒤집어 엎으면서 시작부터 문제였고. 또 아주 중요한 역을 맡았던 위노나 라이더가 개인 사정으로 출연을 취소하면서 감독 딸래미가 금수저 찬스(...)로 그 역을 맡고서는 발연기 논란에 시달렸고. 결국 완성된 영화는 전편들 대비 아주 나쁜 평가를 받았으며 흥행도 결국 망했고... 뭐 세간의 인식과 다르게 코폴라는 이 영화 이후에도 '드라큘라'나 '레인메이커' 같은 준수한 장르물들을 좀 더 남기며 수명을 좀 더 이어갔지만요. 


 근데 전 오래 전부터 이 3편 옹호론자였습니다. 위노나 라이더 빠돌이로서 소피아 코폴라의 캐릭터를 아쉽기 그지 없는 시선으로 바라봤음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전 '3편 그렇게 나쁘지 않음!'이라고 줄곧 외치고 다녔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 이유는 대부 3부작 중 유일하게 제가 개봉 당시에 극장에서 본 영화라서 그래요. ㅋㅋㅋㅋ 당시가 제가 중딩 때였는데. 생각해보니 정말로 3편은 딱히 문제될만한 장면이 없었네요. 대체로 이 시리즈가 다루는 소재에 비해 폭력이나 성적인 묘사가 별로 없기도 하지만 3편은 유독 더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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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파티와 단체 사진 장면이 나오지만 예전 포스에는 비할 수 없구요.)



 - 어쨌든 옛날 극장 버전 오리지널 3편과 이 기나긴 제목의 재편집판을 제가 비교하며 분석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자세히 기억하지 못해요. ㅋㅋ 확실한 차이는 시작과 끝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는 엔딩 장면이겠죠. 쓸쓸하게 홀로 시칠리 섬에 앉아 있던 늙은 마이클이 풀썩 쓰러지는 극한의 씁쓸 엔딩이었던 오리지널과 달리 요 재편집판은 퀭한 눈으로 앉아 있는 마이클의 모습을 짧게 비춰주다가 그냥 막을 내립니다. 죽는 거 안 보여줘요. 더 더 고통받아라 마이클!!! 이라는 걸까요? 안 죽이면서도 제목은 '마이클 콜레오네의 죽음'이라고 붙여 놓은 거 보면 '얜 그냥 사는 게 죽은 거여'라는 살벌한 메시지인 것 같기도 하고. 코폴라옹은 어째 늙으면서 더 독해지신 것인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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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편을 하루에 연달아 달리며 깨달은 건데. 저 오렌지는 대체 뭘까요. 왜 이 영화 사람들은 오렌지만 만지면 죽는데. ㅋㅋㅋ)



 - 이렇게 세월이 흐른 후에 1, 2, 3을 이어서 다시 보니 3편이 욕을 먹었던 이유는 대략 이해가 됩니다. 거의 빈틈 없는 명작이었던 1편이나 그걸 이어 받아서 완벽한 마무리를 선사했던 2편에 비해 3편은 애초에 존재부터가 잉여(...)라는 느낌이 분명히 있어요. 각본도 가장 허술해서 3편의 영화 중 가장 짧으면서도 오히려 가장 산만한 느낌이구요. 최종 빌런의 존재감도 약하고 클라이막스 액션도 이전작들의 흉내내기 반복이란 느낌이 들면서 임팩트는 약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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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약 빌런으로 최후도 가장 쉽고 허망하신 '자자'님. 애시당초 간지란 게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라 배우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결정적으로 갑자기 비중이 훅 커진 젊은이들의 '러브 스토리'가 문제입니다. 물론 소피아 코폴라의 연기도 크지만 그냥 그 이야기 자체가 약해요. 뭔가 관객 입장에서 이입하고 안타까워할만한 이야기가 되었어야 하는데 뭐 애초에 대부 시리즈가 '로맨스' 자체를 잘 묘사했던 적이 없고 여기서도 그렇습니다. 앤디 가르시아의 빈센트는 잘 생김을 제외하곤 대체로 무매력이고, 소피아 코폴라의 메리도 그냥 로맨스 캐릭터와 예쁜 딸 캐릭터를 오가며 어쩔 줄 몰라하는 느낌. 그나마 둘 사이에 무슨 화학작용 같은 게 쩌는 것도 아니고... 그냥 여러모로 전반적으로 다 허술하더군요. 솔직히 위노나 라이더가 나왔으면 훨씬 낫긴 했을 거에요. 하지만 각본 수준에서 망한 것을 막 훌륭하게 살려내지도 못 했을 거란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나마 욕이라도 먹는 메리는 좀 나아요. 첫째 아들 앤서니 캐릭터는 아예 존재감부터 멸망이라 아무도 언급도 안 하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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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배우들 잘못은 아니지만 니들도 딱히 잘 한 건 없습니다? ㅋㅋㅋ)


 그러고보면 처음부터 캐스팅 된 배우들의 무게감부터가 달라요. 1편은 말론 브란도, 2편은 로버트 드니로가 알 파치노와 역할을 반띵 수준으로 나누어 맡았지만 3편은 그냥 알 파치노 홀로 하드 캐리에 가깝구요. 그나마 든든했던 로버트 듀발도 떠났고. 그래서 탈리아 샤이어나 다이안 키튼의 비중이 훅 커지긴 했지만 이 분들은 맡은 역할상 한계가... 특히 코니가 갑자기 패밀리의 중책을 맡게된 건 지금 다시 보니 더 쌩뚱맞게 느껴지더라구요. '20년 세월!!'의 흐름으로 납득 못할 건 아니지만 어쨌든 갑작스러운 건 사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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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갑작스런 비중 급상승을 맞고 즐거우신 다이앤 키튼님.)



 - 근데 그래서 뭐 이게 존재해선 안될 작품이었다? 혹은 망작이었다? 라고 생각하냐면 여전히 전 '그 정돈 아니구요'라는 쪽이구요.

 어쨌든 영화사에 길이 남은 영화의 길이 남을 캐릭터가 마이클 아닙니까. 그 분의 최후를 다루는 에필로그 하나 정돈 나와 줘도 괜찮다고 생각하구요.

 또 정리가 덜 돼서 산만하다 해도 이야기의 큰 그림은 괜찮습니다. 노년에 가서야 뒤늦게 정신 차리고 가족을 되찾으려 몸부림치는 갱스터 할배. 하지만 그를 놓아주지 않는 평생의 업보들. 장렬하고 비극적인 파국까지 이야기 자체는 완벽하구요. 또 그걸 알 파치노가 정말 커리어 하이급의 처절한 연기로 살려냅니다. 아마 이 영화를 까는 사람들도 마지막 오페라 극장 앞 계단에서 알 파치노가 보여준 '소리 없는 아우성' 연기까지 무시하진 못할 거에요. ㅋㅋㅋ

 

 게다가 이야기가 좀 산만하고, 또 전편들만한 무게감은 안 느껴진다 해도 어쨌든 이것 자체가 재미 없는 영화냐, 하면 그건 또 아니구요. 먼저 나온 것들이 워낙 쩔어줘서 그렇지 그냥 갱스터 영화들 줄줄이 세워 놓으면 이 정도면 상위권 아니겠습니까. 전 여전히 괜찮게 봤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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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깃발이 되신 알 파치노옹의 명연기를 보시졈!)




4. 그래서 종합하자면요.

 다시 봐도 뭐 언제나 제 결론은 같습니다. 역사상 가장 간지나게 만들어진 대중 오락 '씨네마'라는 느낌. ㅋㅋ

 다른 거 다 떠나서 그냥 재밌어요. 제 글 자주 보시는 분들은 눈치 채셨겠지만 제가 보통 보는 영화들 런닝타임이 거의 90분 이하인데요. 이렇게 긴 영화 세 편을 하룻동안 연달아 달리게 만들 정도로 흡인력 쩌는 재미난 영화라는 거. 그런데 각본이고 미술이고 촬영이고 연기고 간에 빈틈 없이 완벽하다는 거. 정말 이 시리즈를 남긴 것 만으로도 코폴라는 평생 칭송권을 획득한 위대한 감독이라 생각하구요.

 그리고 뭐... 아니 이게 굳이 추천이 필요한 영화가 아니잖아요? ㅋㅋㅋ 그만 하겠습니다. 혹시 아직도 이 시리즈를 제대로 각 잡고 달려보신 적이 없는 분이라면 '내가 이날을 위해 운을 아껴왔구나!'하고 한 번 달려보세요. 무울론 취향에 안 맞아... 라는 새드 엔딩도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욕을 하더라도 일단은 한 번 봐야할 영화가 있는 법이고 이 영화가 그런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뻘글 끝.




 + OST도 하도 주옥 같은 것 투성이라 뭘 올려야할지 고르기도 힘드네요.



 그냥 무난하게 메인 테마와.




 또 그냥 무난하게 사랑의 테마.




 좀 쌩뚱맞지만 3편에 짧게 삽입됐던 해리 코닉 주니어(아 이 분 이름 적어 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 ㅋㅋ)의 노래 한 곡 올리며 마무리합니다.

 요 영상이 영화 시리즈 하일라이트 느낌으로 편집되어 있어서 좋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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