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작이니 이제 10년 됐군요. 런닝타임은 87분. 장르는 제목에 적었고 스포일러가 있을 수가 없는 얘기지만 결말은 안 적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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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이런 장면은 안 나오니 스포일러 포스터는 아닙니다. ㅋㅋ)



 - 넉넉한 사이즈의 혜성인지 운석인지가 지구 바다에 풍덩 떨어졌습니다. 지구 위 생명체들의 몰살은 확정인데 다만 충격파의 진행 속도가 있으니 어디 사느냐에 따라 죽을 시각은 좀 달라지는 상황.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오스트레일리아의 '퍼스'라는 동네는 그게 12시간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멸망까지 함께 있어 달라는 애인을 뿌리치고 "난 가서 약이나 하고 파티나 하다 죽을 거라고!!" 라며 뛰쳐 나간 모자란 남자 '제임스'가 주인공이구요. 이 분이 뜻하지 않게 변태들에게 납치된 어린 여자애를 줍줍하면서 원래 계획이 틀어지고,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고, 뭐 그런 식으로 흘러가는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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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훈훈 애틋하게 분위기 잡더니 갑자기 '난 걍 아무 생각 없이 죽을래!' 하고 뛰쳐 나가는 스윗 진상남...)



 - 아... 뭐 길게 얘기할 게 정말로 없어요. 맨날 이렇게 말하고 길게 적긴 했지만 이번엔 정말로 다릅니다! ㅋㅋㅋ

 그러니까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거의 모든 요소들이 다 클리셰입니다. 인생 대충 막 살고 가장 아끼는 사람에게도 상처를 준 구제 불능 남자가 세상 종말을 만나요. 게다가 그 와중에 도움을 요청하는 귀여운 여자애도 하나 만났네요. 어떻게 흘러가겠습니까?

 그 여정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도 그렇죠. 어차피 세상 끝이니 그동안 못 해본 나쁜 짓 다 해보자고 날뛰는 놈들. 그냥 씐나게 즐기다 훅 가자고 마약과 술에 쩔어 파티하는 놈들. 그때까지 부들부들 떨다 불 타 죽기 싫으니 사랑하는 가족끼리 좀 일찍 편하게 가기로 결심한 놈들... 등등 이런 장르에 등장할만한 부류들을 그냥 늘 보던대로 다 보여줍니다.

 뭐 스포일러 안 적겠다고 그랬지만 저 위의 도입부 요약만 읽어도 결말이, 그 마지막 장면이 눈에 선하게 보이지 않습니까? 그런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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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곧 멸망이라니 이렇게 평소 한풀이 하는 놈들도 생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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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어라 맛셔라! 하는 놈들도 생기고. 뭐 그렇겠죠. 저 같으면 아마도 집에서 가족들이랑 빈둥거리다 듀게에 뻘글 하나 남기지 않을지...)



 - 게다가 이건 저예산 영화란 말이죠. 볼거리도 별로 없어요. 엔딩씬을 제외하면 아마도 제작비의 대부분은 도로 통제 인건비가 아니었을까 싶고. 중반에 좀 길게 나오는 파티장 장면도 돈은 좀 들였겠네요. 하지만 종말이 시작된지 끽해야 10여시간 밖에 안 지났다는 설정 덕에 본격 아포칼립스 비주얼 같은 건 없습니다. 그냥 많이 한산한 길거리, 한산한 도로, 원래도 한산한 시골 풍경... 이런 게 다죠.

 다만 이게 미국산이 아닌 호주 영화라는 게 살짝 도움을 줍니다. 얼핏 보면 거기가 거기 같지만 보다보면 분명히 미국 쪽과는 다른 느낌의 풍광이 있고 영화는 그걸 꽤 잘 잡아내요. 덕택에 저렴하지만 싸구려는 아닌 비주얼로 나름 괜찮은 종말 분위기를 자아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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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고로 오대수씨 이후로는 장도리를 들면 일단 불패의 전사인 겁니다. 정말이에요.)



 - 클리셰의 클리셰의 클리셰를 이어가는 스토리가 그런 괜찮은 분위기 덕에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흘러가는 가운데 배우들의 열연이 힘을 더합니다. 영화 내내 온갖 감정을 다 쏟아 내야 하는 주인공 제임스 역의 네이선 필립스도 꽤 단단하게 잘 해주는 가운데 상대역을 맡은 앵거리 라이스가 참 반짝반짝하게 잘 해요. 확인해보니 이게 데뷔작이었고 한국식 나이론 13세였는데. 그냥 되게 자연스럽게 잘 했습니다. 애초에 이 분 이름이 있는 걸 보고 고른 영화이니 참 다행이었죠. ㅋㅋㅋ 그래도 결론적으론 네이선 필립스의 영화입니다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습...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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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이 영화를 본 이유 되겠습니다. 사실 캐스트에서 이름만 봤을 땐 이렇게 어렸을 적에 찍은 건 줄은 몰랐구요. ㅋㅋ)



 - 그냥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정말 뻔한 클리셰만 줄줄이 이어지는 이야기에요. 참신함이나 남들과 다른 무언가 같은 건 정말 아예 기대 마시구요.

 뻔한 아저씨 갱생담이 될 뻔한 이야기가 아주 살짝 비틀어지면서 그저 '종말이 온다면 꼭 사랑하는 사랑과 함께 하세요!' 같은 건전 낭만적인 이야기로 흘러가는데. 뭐 전자보단 후자가 낫지 않나 싶어서 괜찮았어요.

 비록 진부하지만 저예산 환경에서 최선을 다 해서 그럴싸하게 뽑아낸 괜찮은 작품이고. 특히 마지막의 멜랑콜리한 정서는 그 뻔함에도 불구하고 꽤 즐길만 했습니다. 그러니 이런 순한 맛 아포칼립스에 관심 있으시고, 뻔하지만 이입할만한 훈훈한 이야기 좋아하는 분들은 보시구요.

 마지막으로 특히, 앵거리 라이스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보시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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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를 지키는 아저씨의 갱생담 시리즈에 이렇게 한 편이 더 추가됩니다...)




 + 사실 제게 이 영화 출연진 중에 가장 유명한 분은 (이젠 앵거리 라이스가 이긴 것 같긴 한데) 이 분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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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 스눅이요. 역할은 아주 작으니 이 분이 보고 싶다고 이 영화를 보실 필요는 없다... 고 알려드립니다. 참고하세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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