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은 계속해서 제 주말을 책임져주고 있습니다. 아주 재미있지는 않아도 그냥 허허허허 하고 너털웃음을 터트리면서 제가 집중해서 보는 유일한 티비프로그램이죠. 이 프로의 무엇이 저를 그렇게 빠져들게 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아마 사람들이 우르르 모여서 노는 그 광경 자체가 저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떼로 노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야 이미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1박2일이나 무한도전과 달리 런닝맨에는 여성 고정 출연자가 있다는 사실이 제게 더 매력인 것 같습니다. 보면 볼 수록 전소민 같은 돌X이는 어디서 튀어나온 건지 궁금해질 정도입니다. 임성한 유니버스에서 나름 공주 출신이었는데... 정말 장난 아니게 망가집니다 ㅋㅋ 분명 대본과 작가가 있는 방송인데도 가끔은 찐으로 서운하거나 화가 나는 등의 리얼 텐션을 보여줘서 좋기도 하구요ㅋ


런닝맨을 볼 때마다 늘 작은 걱정을 안고 봅니다. 송지효와 전소민은 과연 얼마나 분량을 챙길 것인가 하는 고민이죠. 여자들이 잘했으면 하는 게 아닙니다. 다 같이 어울리는 프로그램인만큼 그 누구도 주변부로 밀려나는 일 없이 '주전멤버'로서 자기 몫을 딱 해주고 웃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거든요. 양세찬이나 지석진이 저기 구석에 가있으면서 멘트도 거의 안나오고 웃는 리액션만 나오다가 방송이 끝나면 그 또한 서운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 날 미쳐버렸던 송지효의 촉]


다행히 남자 멤버들은 어떻게라도 자기 분량을 빼먹는데 유이한 여자멤버들인 송지효와 전소민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일단 송지효는 성격 자체가 예능에 크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좀 조용하면서도 마이 페이스인 구석이 있거든요. 그래서 별명도 한때 '담지효'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시작한지 10년이 더 됐는데 송지효는 아직도 멤버들이랑 좀 데면데면한 게 있죠. 말 할 때도 좀 선그어서 하는 게 있기도 하고... 광수가 있을 때는 둘이 아주 죽자사자 뒤엉키면서 분량을 뽑는 일이 많았는데 광수 하차 이후에는 막 그렇게 얽히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김종국이랑 러브라인으로 엮이긴 하는데 전혀 분위기가 안나는 커플링이라 요새는 이것도 좀 시들합니다. 금손 지효로 종종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할 때가 있는데 몸 쓰는데 크게 능하지 않아서 본인도 막 그렇게 덤비는 건 아니고...




[전소민의 다이아몬드 스텝...]


전소민은 타고난 예능 플레이어입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예능을 안했나 싶을 정도로 액션과 리액션이 다 좋습니다. 춤도 잘 추고, 시비도 잘 걸고, 꽁트도 잘 하고 본인이 망가질 때 주저하질 않습니다. 깡깡이 캐릭터도 있어서 퀴즈할 때마다 웃기고 뭐 하다 망치거나 흘리는 것도 많아서 옆의 사람이 주워먹기도 편합니다ㅋ 그런데 문제는 구기종목을 비롯해 운동을 잘 못해요... 그래서 전소민이 무슨 운동 대결을 할 때면 같은 팀을 하는 사람들이 다 볼멘소리를 합니다. 아예 대놓고 심판이나 하라고 구박을 주고요. 전소민은 나름 열심히 해보려고 하는데 그게 민폐로 이어질 때가 많아서 보는 입장에서도 짠하죠ㅋ


문제는 런닝맨이 프로그램의 구조상 몸을 쓰는 대결을 많이 한다는 겁니다. 특히 그 놈의 족구를 엄청나게 해대는데,(런닝맨 팬들도 지긋지긋해하는...) 족구를 하면 전소민이나 지효는 아예 찬밥 신세가 되어버립니다. 지효는 본인이 남 배려한다고 공이 오면 무조건 비켜줘버리고, 전소민은 개발로 뭘 해보려다가 공을 날려버립니다. 탁구를 할 때도 마찬가지이고 제기차기나 뜀뛰기나 다른 피지컬한 미션을 할 때도 똑같습니다. 나름 캐릭터만들어준다고 전소민이 자기 팀에 오면 막 구박을 해대는데, 전소민이 가끔은 서운함을 숨기지 못하는 게 시청자에게도 보입니다. 그런데 그렇게라도 안하면 정말로 전소민은 공기가 되어버립니다. 진지하게 구기종목이나 운동을 하고 있는데 끼어들 수가 없거든요.


그렇다면 런닝맨이 몸쓰는 게임을 아예 배제를 할 것인가? 그렇게 하면 또 런닝맨의 본래 취지가 훼손됩니다. 원래 런닝맨은 이름처럼 뛰어다니는 프로그램이거든요. 지금이야 다들 나이가 먹고 몸이 성치못해(ㅠㅠ) 앉아서 하는 퀴즈나 실내세트에서 하는 아기자기 게임 같은 걸 하지만 런닝맨에 몸싸움이 아예 빠지는 것도 좀 이상합니다. 그러면 정말 가족오락관이 되어버릴텐데 자칫하면 프로그램이 너무 올드해질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죠. 어찌됐든 보는 사람으로 활력을 느끼게끔 몸으로 뭘 하는 걸 찍긴 해야하는데 그러면 체력이나 다른 스포츠 테크닉이 없는 전소민과 송지효가 바로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니까 육체적인 게임을 개인전으로 끌고 가면 이 두 여성이 무조건 희생당하거나 소외됩니다. 남자 여자가 함께 노는 프로그램에서도 어떤 밸런스 조정은 필수적인 것이죠. 일개 시청자 입장에서 여러가지 고민을 해보게 됩니다. 체력은 중요하지만 그렇게까지 결정적이지 않은 게임을 하면 어떨까? 그런데 이런 게임이 구체적으로 뭐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단체 배드민턴...? 족구 같은 경우에는지효랑 소민이 다른 남자멤버들을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는 룰의 족구를 하면 어떻겠냐고 아예 시청자 게시판에 글도 올렸습니다 ㅋㅋ어쨌든 멤버들의 신체적 능력치는 최소한으로 좁히는 페널티나 어드밴티지를 공동으로 주고, 그 안에서 김종국같은 능력자만 짠 하고 디테일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육체적 게임이 있으면 참 좋을텐데요. 아니면 대놓고 능력치 보정을 하면서 김종국이나 유재석이 육체적 능력을 다 못쓰게 만든다거나...


런닝맨을 보면서 다같이 즐겁게 노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실감합니다. 런닝맨 팬들은 그 마음이 저랑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족구는 이제 그만 하고 다같이 뛰어다니거나 신을 내며 뭔가를 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을 딱 준비해줬으면 좋겠어요. 멤버들 스스로도 이제는 고인물이 된 것처럼 그냥저냥 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 전소민이나 송지효가 육체적으로 뭔가를 딱 해서 다른 멤버들을 다 제끼고 우승하는 그런 그림을 그려주는 미래를 꿈꿉니다 ㅋㅋ 그런 이변이 자주 일어나야 또 재미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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