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레드 주식회사(2012. 99분. 호주 영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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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이 정도 포스터면 저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ㅋㅋ 조지 로메로 영화들의 분장을 맡았던 톰 새비니의 이름이 큼지막합니다.)



 - 대기업의 ceo나 기타 고위 간부들을 살해하고 목을 베어내는 연쇄 살인이 벌어집니다. 본명은 토머스 레드맨, '헤드 헌터'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그 연쇄 살인범은, 어느 날 엘리베이터에서 또 다른 목표물의 목을 자르고는 그대로 잡혀요. 재판을 받고 정신 병원에 수용됐는데 탈출 시도를 하다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리구요.


 주인공은 이 '헤드 헌터'의 마지막 살인을 목격했던 여성입니다. 직장 다니며 규칙적 생활하는 게 싫다고 인터넷 스트리퍼로 돈을 벌고 있는데요. 어느 날 대뜸 납치를 당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썰렁한 사무실에 모르는 사람 5인과 함께 의자에 묶여 있습니다. 그리고 나타나는 헤드 헌터!! 근데 이 헤드 헌터님이 요구하시는 게 황당해요. 무의미한 법전 타이핑하기를 하루 종일 시키고, 시키는대로 안 하면 이마에 칼로 금을 새기면서 포인트 다섯번 적립하면 죽는다고(...) 대체 얘는 왜 이러는 걸까요. 나는 왜 잡혀 왔을까요. 어떻게 해야 살아나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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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비인간적 직장 생활의 고통을 풍자할 것 같죠? 전혀 아니라는 게 반전 아닌 반전이구요. 대신 다른 이유가 있긴 합니다.)



 - 적당한 미스테리에 적당하게 흥미로운 설정을 덧붙여서 뚝딱 만들어낸 슬래셔 무비입니다. 당연히 감금된 6인 중 대부분은 사방에 피를 흩날리며 아주 아파 보이게 괴롭힘 당하다 죽어요. 그게 포인트인 영화이긴 한데, 그래도 나름 성실한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우리 레드맨씨가 이 짓을 하는 데엔 나름의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이 후반의 반전과 연결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나쁘지 않습니다. 뻔한데, 암튼 나쁘진 않아요.


 그리고 그 빌런 캐릭터가 썩 괜찮습니다. 전반부를 볼 땐 '쏘우'의 그 허풍선이 밥맛 빌런 생각을 했는데 뒤로 가면 그게 좀 달라지면서 나름 재밌는 캐릭터가 돼요. 그래봤자 싸이코인 건 변함 없지만 그래도 이 영화에는 그냥 아주 재수 없는 돌아이를 카리스마 짱짱맨으로 꾸며보려는 헛된 노력 같은 건 없어서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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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B급 영화의 빌런 치고는 꽤 괜찮은 캐릭터였습니다. 배우 연기도 좋았어요.)



 - 막 추천할만한 영화는 아닙니다. 배우들도 레드맨을 제외하곤 주인공 포함해서 대체로 무매력이고. 막판의 반전은 너무 쉽고 허술하구요. 때깔도 저예산 영화 티가 팍팍 나요. 왜 그 티비용 영화인지 극장용 영화인지 헷갈리는 느낌 있잖아요. ㅋㅋ 

 하지만 애시당초 이렇게 좀 허술한 B급 호러들을 즐겁게 보시는 분들이라면 '그래도 이 바닥에선 나름 괜찮은 편이네' 라는 정도로 시간 아깝지 않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기대치만큼, 제 밥값은 하는 B급 슬래셔라고 할 수 있겠네요. 괜찮았습니다.



 - 그리고 '어차피 안 볼 테니 뭔 얘긴지 궁금하다'는 분들을 위한 흰 글자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드래그 하심 보여요.


 그러니까 결국 우리 레드맨님은 자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이 일을 벌인 거였습니다. 붙잡혀 온 여섯명은 모두 자신의 재판과 관련된 사람들(목격자, 형사, 변호사, 검사 등등)이었고. 자기 사건 파일을 던져주고는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라고 시켜요. 억울한 놈이 왜 이런 끔찍한 일을 벌이냐면 감옥 대신 끌려간 정신병원에서 괴상한 실험을 당하고 정신이 나가서... ㅋㅋ

 결국 마지막엔 그 여섯명 중 한 명이 진범이라는 게 밝혀지고. 주인공과 진범이 탈출에 성공하구요. 몇 개월 후 이 경험을 책으로 써서 유명인이 된 주인공이 출판 기념회를 가려는 순간 진범이 나타나 주인공을 공격합니다. 어찌저찌 탈출하다가 결국 붙잡혀 죽으려는 찰나에 짜잔~ 하고 나타난 레드맨님이 간지나게 주인공을 구하고 진범의 목을 벤 후 사라지구요. 우리 주인공님이 그 진범의 머리통을 들고 출판 기념회에 참석하며 끝입니다.



2. 게임 오브 데스(2017. 런닝타임이 무려 73분입니다. ㅋㅋ 국적은 캐나다인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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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제목을 한글로 검색하면 추억의 20세기 놀이 얘기만 잔뜩 나와요. 요즘 사람들도 그런 거 하고 노는지 문득 궁금해진.)



 -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그 중 한 명의 집에 모여 부어라 마셔라 씐나게 놀고 있어요. 캐릭터들의 성격과 관계를 설명하는 도입부가 짧게 지나간 후 얘들은 처음 보는 이상한 보드 게임 기계를 발견하는데 거기에 적혀 있는 게 'Game of Death'. 

 전원을 켜고 게임 룰을 읽고 (시간 안에 누군가를 죽여라. 대충 요약하면 이겁니다.) 시작 과정을 거치니 화면에 24라는 숫자가 뜨고. 뭔데 이거? 하고 그냥 각자 다른 일 하는 와중에 한 명이 머리가 터져나가며 죽습니다. 혼비백산해서 다들 어버버하는 가운데 잠시 후 다른 한 명의 머리가 터지구요. 그때 한 놈이 눈치를 채요. 아까 24였던 숫자가 22가 되어 있는 거죠. 영문은 모르겠지만 암튼 제한 시간 안에 사람을 하나씩 죽이지 않으면 게임을 시작한 놈들 중 하나가 랜덤으로 폭사하는 재미난 게임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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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자 이게 뭐냐~ 하고 즐겁게 시작합니다만)



 - 처음엔 그래서 이 놈들끼리 서로 인성 바닥 드러내가며 서로 배신하고 죽이고 난리를 치는 그런 '더러븐 인간 본성' 테마 스릴러일 줄 알았는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처음에 제시되는 숫자가 너무 많잖아요. 그러니까 니들끼리 죽이라는 게 아니라 니들이 아무나 좀 죽여보라는 이야기인 겁니다. ㅋㅋ 그래서 룰 학습을 위해 초반에 희생되는 애들이 있고, 나중엔 네 명이 남아서 두 패로 갈려요. 한 쪽은 열심히 킬 수 채워서 살아남아보세! 라는 쪽이고 다른 한 쪽은 그런 갸들을 막아보려는 쪽이 되어 대립하는.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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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후의 모습이지요. ㅋㅋㅋㅋ)



 - 런닝타임은 고작 70분대인데 나름 이것저것 해보고픈 게 많은 영화입니다. 인트로에서 나오는 도트 그래픽 게임 흉내낸 영상도 그렇고. 막판 클라이막스에서 벌어지는 학살극은 애니메이션과 게임 화면을 막 섞구요. 위에서 말했던 '더러븐 인간 본성' 요소도 당연히 등장하고 친구들끼리 배신하고 피칠갑하는 전개도 나오고 그 와중에 쌩뚱맞게 매너티 관련 다큐멘터리 영상을 계속 넣어서 무슨 진지한 메시지도 담고 있는 척하고... 그렇습니다만.


 뭐 덕택에 지루하진 않습니다. 열심히 생각해낸 성의 넘치는 고어(...)씬들도 나름 참신한 것들이 있구요. 애초에 시간 제한이 엄격한 게임이라 이야기 전개 속도도 빠르고. 설정 자체가 (이런 류의 설정들이 다 비슷하긴 하지만) 기본적인 긴장감이나 재미는 보장하는 류의 설정이라. 전체적으로 그냥저냥 볼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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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사이코라고 하면 센터 젊은이 같은 머리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건 히틀러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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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시다시피 시작부터 끝까지 피칠갑으로 질주하는 영화이니 취향에 안 맞으시면 그냥 잊으시는 게.)



 - 다만 정말로 진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 되기엔 캐릭터들도 이야기도 너무 얄팍하고 또 심플합니다. 또 처음엔 분명히 길어야 5분 정도로 보였던 폭사 쿨타임이 이야기 진행에 따라 고무줄처럼 오락가락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작가가 자기 설정을 감당 못하는 게 티가 나서 좀 웃기기도 했구요. 

 여러모로 이 역시 자극적인 설정을 내세운 킬링타임용 슬래셔 무비 그 이상은 아닙니다. 다만 대충 뇌를 비우고 그걸 즐길 수 있다면 뭐 허접한 영화라고 마냥 폄하할만한 물건은 아니기도 하구요. 허접들 중에선 양호한 편이랄까. 뭐 그 정도로 봤습니다. 더 할 말은 없네요. ㅋㅋ



 - 할 얘긴 다 했고 아래는 보너스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역시 긁으면 보이구요.


 일단 살고 보자는 리더격 남자애의 서슬 퍼런 샤우팅에 다들 어영부영 동참하다가, 중간에 나타난 보안관 살해를 기점으로 남은 넷이 두 팀으로 갈립니다. 그 중에 '일단 우리부터 살고 보자'는 커플은 나름 명분 찾는다고 암 말기 환자 요양 시설로 쳐들어가구요. 그곳에서 대학살을 벌여 숫자를 많이 줄입니다만. 그걸 막아보자는 나머지 둘이 나타나 학살자 커플 둘을 다 해치워요. 그런데 불행히도 아직 숫자 1이 남아 있었고. 총을 들고 있던 여자가 '아니 뭐 다 살아보자고 하는 짓 아냐?'라며 배신하고 자기 편을 죽여 버리면서 게임 클리어. 하지만 당연히 출동한 경찰에게 붙들려갔으니 평생 감옥에서 사실 것 같구요.

 쌩뚱맞게 경찰서의 크리스마스 파티입니다. 필요 없어 버린 범죄 증거물들을 예쁘게 포장해서 랜덤으로 서로 선물을 돌리며 노는데 당연히 Game of Death 게임기가 등장하구요. "이거 나랑 같이 해 볼 사람~" 이라는 형사님의 대사를 끝으로 마무리.


 + 이 영화의 사람들은 모두 다 같은 티비 프로를 보고 있어요. 바다소(매너티)의 생태에 대한 다큐멘터리인데. 스탭롤이 다 올라간 후에 이 다큐가 짧게 조금 더 나오다 끝납니다. 이걸로 무슨 개똥 철학을 말하고 싶었던 건지, 아님 그냥 제작진이 매너티에 진심이었던 건지. 그건 저는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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