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가요는 어떤 노래인가

2014.10.31 13:57

Gappa 조회 수:1726

우선 본론에 앞서, 이하의 글에선 객관적인 용어를 열거함에 따라
'왜 굳이 대일본제국이라 칭하시죠? 일왕을 천황이라 하시죠?'
이런 말은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미가요는 호르스트 베셀의 노래(나치당가)보다는
'도이칠란 도이칠란 위버 알레스'에 상응하지 않을까 싶네요.
대일본제국이 대두된 시기에 만들어진 노래는 아니고
다른 유럽 국가들 못지않게 구색 갖추려고 옛날 단가집에 시조 하나 꺼내서 메이지 유신 즈음 해서 완성된 노래입니다.

그런 기미가요가 문제시되는 건
곡 자체의 기원이나 배경, 내용 자체가 위해하다기보단
국가로서 승인됨으로부터의 역사적인 문제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기미가요가 국가로서 전격승인된 건 대일본제국 시절에 헌법으로 명시하면서입니다.
당시 헌법상 기술돼 있기로 천황폐하의 치세가 천년 만년 이어지길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담은 국가라고 지정해 놓고 있고,
이것을 황국신민이랍시고 국민들, 사회 전체에 공포하고 공식석상, 의식에 의례적으로 집어넣게 됩니다.

그리고 패전국이 된 일본이 종전후에 맥아더의 ghq가 들어서면서
이 노래는 금지곡이 돼버립니다. 이로부터 일본은 국가가 없어집니다.
다른 패전국도 마찬가지. 이탈리아, 독일 등등도 일괄적으로 국가가 없게 됩니다.

하지만 ghq가 물러나고 수년이 흐른 뒤 자치국으로서 살 만 해진 일본(역시나 자민당이 여당 잡고 설치던 시절의)이
헌법에 다시 국가로 기미가요를 얹으려고 합니다.
국기 및 국가의 관한 법률의 발의 상정 통과가 아주 자연스럽게 되자 각계각층의 지식인, 학자, 일교조 교사, 시민운동가 등등이 반대를 하게 됩니다.

이런 일본 내국에서의 반대는 여러가지 이유가 상충하는데,
크게 하나는 이를 법제화 함에 따라 일장기 게양과 기미가요 제창이 각 기관처, 교육현장 등에서 의무화됨으로써 일본국헌법 제19조 사상, 양심의 자유에 반한다는 이유.
또한 종전후 금지가 된 노래임에도 다시 국가로서 승인했다는 데서 군국주의(제국주의)로의 회귀, 복고주의적임이 여실히 드러난다는 점,
천황을 신성화시키고, 내셔널리즘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시대착오적이고, 불온한 과거를 답습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 등등이 바로 그것들입니다.


그래서 이를 반대하는 소수의 사람들과 '그런 거 몰라. 관심없음'의 대다수 사람들,
'뭐 어때? 이참에 헌법 9조도 개정하자'라는 정치권력들과이 맞물리는 형국이 현재의 일본이라 하겠습니다.

기미가요의 기원이나 역사를 살펴보면 사실상 군국주의의 상징을 가득 담고, 위해를 떨친 노래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왜 군국주의의 부활이라고 말할 수 있냐면 패전국(전범국) 중 유일하게 전범국으로서 위세를 떨치던 당시 제정된 국가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대전 전범국 중에 유일무이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군국주의로서의 회귀, 복고주의적임이 여실히 드러난다고 볼 수 있어서죠.

이러한 연유로 기미가요는 우리나라선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노래고,
일본이 내부적으로 청산하고, 바꿔 나갔다면 이럴 일도 없을텐데 그러지를 않아 맨날 이런 노래 하나로 괜히 문제가 되고 얼굴 붉히게 만드는 겁니다.
이건 un이 뭐라하든, 미국이 뭐라하든, 누가 뭐라하든 간에 결국 일본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인데....
현재 자민당 집권에 아베가 총리인 나라인지라 당장 그럴 리는 만무하고, 결국은 지속적으로 이러한 부분에선 비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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