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아직 출시전인 할리오스의 트로픽 SS 화이트 다이얼에 대한 글을 올렸습니다. 생각보다 관심있는 분들이 많으신듯 하여 하나더.. 이번에 소개해 드릴 시계는 할리오스의 Delfin이라는 시계입니다. 


Halios 는 캐나다에 소재하고 있는 마이크로 브랜드 워치 메이커입니다. 대표는 Jason Lim 이라는 분이고 본적은 없지만 성으로 유추하자면 중국계가 아닐까 싶기는 합니다. 다이버+스포츠 워치를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이고 회사명인 Halios 가 Salt sea 즉 염해라는 뜻의 그리스어라고 합니다. 이제까지 여러 시계를 프로젝트성으로 만들어 모두 완판 시킨바 있고 초기작을 지나 제가 경험해 본 시계는 Laguna와 트로픽 비 브라운 다이얼의 두가지입니다. 


둘 모두에 매우 만족스러운 경험도 있고 다른 마이크로 브랜드도 그런 경우가 있지만 대표의 서비스 마인드랄까, 그런 부분이 참 좋습니다. 뭣보다도 시계를 사업적으로 접근한다기 보다 정말 즐기면서 만든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반면에 시계의 이름을 정하는데는 좀 성의가 없지 않나 싶기도 했습니다. 뭐..그래도 MK2 보다는 생각을 하고 짓는것 같기도 합니다만. (사족이지만 MK2는 주로 지명에서 시계 이름을 따오더군요) 


제가 이번에 경험한 신작 Delfin 은 수컷 돌고래라는 뜻입니다. 시계를 받기전까지 시계의 이름과 생김새를 보며 이것 저것 공상하길 좋아하는 성격인데 제 나름대로 생각한 이 시계의 디자인 큐는 나중에 말씀드리지요. 적어도 다이얼 디자인과 케이스 디자인은 시계의 이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할리오스에서 최초로 출시하는 델핀의 방수능력은 500미터. 지금까지 중에서는 가장 깊은 방수능력입니다. (일단 박수 한번 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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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받은 시계의 오픈 케이스, 남자의 시계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사양에 따른 주요 특징을 간단히 소개해 드리자면..


  • Case material: 316L stainless steel - 소재는 스테인레스 스틸입니다. 이전작인 트로픽비에서 브론즈라는 소재로 외도를 잠깐 한바도 있지만 관리 측면에서나 미적인 면에서 가장 좋은 소재는 역시 스뎅이죠.

  • Dimensions: 43.5mm width, 15mm thickness, 49mm lug-to-lug, 22mm lug width- 크기는 44밀리가 좀 안되고 두께는 다이버워치 치고는 양호한 정도. 러그투러그가 그리 길지 않아 더 좋습니다. 줄질하기 적당한 22밀리의 러그 사이즈도 좋구요.

  • Double-domed sapphire crystal with underside AR coating- 사양만 보면 엄청 볼록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구요.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 Domed ceramic bezel insert for improved scratch resistance- 베젤이 얇습니다. 다이얼 크기를 키우고 시인성을 확보하기 위해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블링블링한 세라믹베젤인지라 언뜻 블랑팡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피프티패덤의 정체성이라는게.. 진정 그런건가요?

  • Japan-made Miyota 9015 automatic movement- 무브는 좀 아쉽지만 에타나 미요타나.. 라고 맘먹으면 편합니다. 미요타의 9015무브에 대해서는 나중에라도 따로 한번 리뷰할 생각입니다.

  • 500M water-resistance - 500미터는 커녕 5미터도 들어갈 일은 없지만 높은 숫자는 허세력을 키워줍니다.

  • BGW9 (blue) Superluminova-coated hands and dial markers for optimal low-light visibility- 푸른 야광이 좋은지 싫은지는 접어두고라도.. 전 녹색 야광이 더 좋더라구요. 대세가 푸른 야광인지.. 이 놈도 그렇습니다만.. 아직도 라구나가 보여주던 불타는 녹색 야광이 그리울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라구나는 시장에서 이미 프리미엄이 붙어있고 거래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지요.

  • Stainless steel bracelet with flip-lock clasp and dive extension- 기본적으로 스뎅줄이 딸려 나오기로 했는데 제작과정에 차질이 생겨 가죽줄에 나토줄을 끼워 줬습니다. 시계의 가격을 놓고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옵니다. 몇백만원씩 하는 시계들은 도대체 얼마나 받아먹고 있는거냐?? 는 소리가 절로 나오죠. 

제가 할리오스 빠돌이가 된 건 일단 만듦새에 감동을 받은게 첫번째이고 제이슨의 사람됨에 반한게 두번째입니다. 첫 시계 라구나를 받는 과정에서 시계 안에 티끌이 들어가 있었는데 그걸 제가 자비로 해결했거든요. 그걸 기억하고 있다가 두번째 시계 구매할때 시원하게 디스카운트 해준 것도 감동이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뭐라할 이유가 없는데 뜻하지 않은 감동을 안겨줍니다. 


구매는 할리오스 홈페이지에 주문 가능이 뜰때만 주문받고 끝이라서 평상시에도 가끔 홈피에 들어가 봅니다. 델핀도 그렇게 구매했고 조만간 뜬다는 할리오스 트로픽 SS의 화이트 버전도 노리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총알이 없는게 문제. ㅋㅋㅋ  

 

 어떤 브랜드에 감동하면 그 브랜드의 충성스러운 고객이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가끔씩 빗나간 펀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체적으로 마이크로 브랜드 할리오스가 보여주는 행보는 믿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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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광 아래서 다시 봅니다. 다이얼이 재미있는게 처음에는 경사지게 만든 이단 다이얼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중앙부를 매트하게 만들고 측면은 동심원을 그리며 깎아내 광택을 만들었습니다. 안쪽으로 세팅한 더블돔과 어울려서 마치 중앙부가 솟아오른듯한 착시현상을 줍니다. 자칫 심심할 수도 있는데 초침의 끝과 5분을 표시하는 인덱스 마커에 색을 넣어서 포인트를 준게 더욱 산뜻한 인상을 주네요. 아주 붉은색도 아니고 오렌지색에 가까운 빨강입니다. 보는 방향을 달리하면 약간 원이 일그러져 보이고.. 이단으로 보이는 현상도 사라집니다. 처음에는 저 뾰족뾰족한 인덱스마커가 대체 뭔가?? 라고 고민했는데 보면 볼수록 마치 돌고래의 이빨처럼 보입니다. 정확히는 기억안나지만 일전에 메갈로돈이라는 이름이 붙은 다이버를 본적이 있는데 그 시계의 인덱스 마커는 고대 상어의 이빨처럼 크기가 시계를 압도했던 기억이 나더군요. 어쩌면 거기에서 착안한 인덱스 마커는 아닐까요?? 그리고 다이버의 핸즈라고 하면 보통 시인성을 강조하거나 보수적으로 벤츠 핸즈를 쓰거나 아니면 스노우 플레이크 핸즈를 택하는 안이한 길로 갈수도 있는데 델핀의 핸즈는 또 새롭습니다. 전체적으로 다이얼, 케이스, 인덱스 마커와 잘 어울리는 샤프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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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의 마감도 가격대를 생각하면 경이롭습니다. 측면에서 봤을때 동글동글한 형상의 귀여운 셰이프는 파네라이의 1950케이스를 선뜻 떠오르게도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돌고래의 귀여우면서도 스마트한 인상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통가죽 밴드이면서 촉감이며 질감이 고무같은 느낌을 주는 가죽밴드도 시계와 매칭이 좋네요. 정말 보면 볼수록 감탄사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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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 시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중의 하나가 야광샷입니다.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핸드폰 라이트로 잠시 축광하고 찍은 것 치고는 야광이 선명하니 좋습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녹색 야광이 더 맘에 들기는 하지만 이런 샤프한 푸른빛의 야광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좀 더 모던한 느낌이죠. 이런 야광의 표준은 역시 롤렉스의 서브 마리너입니다. 


시계에 관심이 없는 분들께는 다소 길고 지루한 글이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새로운 시계를 득템했을 때의 흥분을 잠시 나눠보고자 올려봅니다. 다들 마음속에 키우고 있는 시계 하나씩 득하시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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