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5 21:53
1.늘 물을 마시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긴 하는데 조금만 무슨 일이 생겨도 물마시는 걸 놓치고 말아요. 하루에 삼다수 한통씩은 꼭 먹는 걸 목표로 하는데...차라리 한번에 마셔버리라면 마시겠는데 하루종일 나눠서 마시려니 의외로 달성이 힘들군요. 식사 30분 전 30분 후는 또 피해서 마시려니;
2.주위를 보면 부자들에겐 두 가지 타입이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이 부자라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 또 하나는 자신이 부자라는 사실에 소풍 전날 아이처럼 늘 신나하는 사람이죠. 대체로 전자는 늘 부자였던 사람이고 후자는 아닌 경우가 많다고 봐요. 도널드 트럼프 같은 특이한 예도 있지만.
그냥 전자와 후자를 스테레오타입으로 나누면 전자는 대체로 안정된 직업(그게 구색맞추기용이라도)이 있고 가정이 있죠. 몇시에 일어나서 어디로 갈지 몇시까지는 돌아와야 할지도 기본적으로 정해져 있고요. 그들이 부자라는게 실감날 때는 휴가를 가거나 생일 파티를 할 때 정도고 나머지는 그냥 직장을 갔다가 운동을 갔다가 집에 일찍 들어가는, 이른바 '하루 일과'라는 걸 충실히 소화해요. 아내나, 아직 실권을 가지고 있는 집안 어르신의 눈치도 봐야 하고요.
휴.
후자의 경우는 위에 말한거처럼 다음 날 소풍을 기다리면서 살아요. 내일은 어디로 소풍을 갈지 고민하면서 빨리 소풍갈 시간이 오길 기다리며 살죠. 처음엔 소풍가는 걸 기다리는 시간을 못 참아서 몸을 배배 꼬며 보내다가 나중엔 그 시간을 잘 활용하는 법을 익히게 돼요. 뭔가에 취한 듯 살다가 가끔씩 정신이 들 때 두려움이 몰려오곤 하죠.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는 방학이 강제로 끝나버리고 개학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거요.
하긴 걱정을 멈출 수 없는 사람들은 모든 걸 놓아 버리고 즐겁게만 살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좋은 시절엔 좋은 날들이 끝나버리는 걸 두려워하며 살고 나쁜 시절엔 나쁜 날들이 끝나지 않을까봐 두려워하며 살죠.
2. 전자인 사람들은 그냥 나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지는데 가끔 차라던가 집이라던가 휴가계획이라던가 이런 부분에서만 조금 실감하게되요. 행복의 무게를 잰다면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구요. 걱정거리는 비슷하고 내가하는 고민을 그가 하지않는다해도 그는 다른 고민을 하고 있어서요.
후자인 분들은 워낙 강력한 자아를 가지고 있어 범접하기 힘들어요. 본받을점도 분명히 많지만 그의 말이 진리는 아닌지라 수용하기 힘든 점도 있죠.
3.저 수많은 재능 중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월급쟁이 노예생활이라는 게 가끔 슬픕니다. 그 한계점이 명확한데 언젠가는 이 사다리가 치워질거고 다른 사다리로 잘 갈아타지 않으면 굴러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기저에 깔려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