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생
큰아이가 어느날 밤에 뜬금없이 서랍에 넣어둔 자신의 신생아시절 인화사진을 다 꺼내 놨어요. 사진이 워낙 많은지라 거실이 초토화되었죠. 그 중 대여섯장을 골라 저에게 주며 어릴때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달라고 하더군요.
이미 돌사진 등 액자가 있어서 아기때 액자 있잖아?라고 물으니 액자가 부족하다며 더 만들어달라고 합니다.
이유는 자기 아기때 사진이 너무 없어서 까먹으면 어쩌냐는 겁니다.
둘째가 곧 태어나면 자신의 아기시절이 잊혀질까봐 두려운건지 피식 웃음이 나서 그러겠노라 했죠.
사실 신생아시절엔 눈도 못뜨고 솜털이 있어 새빨간 복숭아 같은데 지금은 눈도 동그랗게 뜨니 훨씬 더 귀엽거든요.
굳이 그 사진을 액자로 만들기는 좀 안예쁘지만 소원이라는데 해줘야죠.
둘째와 나이차이가 꽤 나고 사촌동생도 잘돌봐줘서 동생에 대한 질투같은건 찾아볼 수 없었는데 태어나지고 않은 동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있나봐요.
가족 모두가 자신만 그토록 예뻐하는데도 말이죠.

2. 여행
저에게 여행은 그야말로 휴식에 가까워요.
보통 휴가를 쓰고 가니 어디를 가든 비슷해요. 호텔에 쳐박혀 최소 이틀은 잠만 잡니다......
그럴거면 멀리 갈 필요도 없지만;;
제가 최악으로 생각하는 휴가계획이 빡빡한 일정으로 채워진 여행이죠.
돈이 없어 해외여행을 많이 다녀본 건 아니지만
어차피 잠만 잘건데 라는 생각에 여행지가 아주 큰 결정요소는 안되긴해요.
그래서 더 해외를 안가기도 하고.
아마 좀 멀리 유럽같은델 간다면 아마 최소 열흘이상 휴가를 내고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가서도 비슷하겠죠.
이틀은 잠만 자고 사흘째부터 호텔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커피나 마시고 동네구경이나 하겠죠.
유명관광지를 거기까지가서 왜 안보고 오냐며 다들 그러지만.
그럴러면 한달은 지내야 어슬렁거리는것도 지겨우니 근처 박물관이라도 갈듯.....

여행이 즐겁고 행복한건 그 낯선분위기에서 아무 생각없이 돈을 쓰니(비싸고 좋은 호텔 욕조에 누워있는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네요!!) 그런게 아닐까 자조적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아니 내가 사는 동네에서도 그렇게 돈을 펑펑 써대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아끼고 아끼는 여행은 몇번 해보지도 못하기도 했지만 그런 성질의 여행 카테고리에서는 이 얘기가 잘 맞지는 않죠. 하지만 그런 여행이라고 하여도 궁극적으로 현실의 어려움, 갑갑한 미래를 위한 대비책따위 잊고 소비의 영역으로 들어가기때문에 쾌감의 속성은 비슷하지 않나 싶어요.

결론은 정말 저는 여행가고 싶네요. 동남아 어디 호텔에 쳐박혀서 좀 외부와 단절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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