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딸 잘 봤습니다

2015.08.28 20:40

Thirdmanout 조회 수:920

단단히 각오하고 플레이 버튼을 눌렀는데 의외로 희망을 보았습니다. 

인도 사회에서 처음 볼 수 있었던 젊은이들의 격렬한 시위와 이 사건 이후 엄청나게 증가한 성범죄 신고율.. 확실히 조티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시위에 참여했던 여성 두 명의 인터뷰가 가장 뭉클했습니다. 그녀는 경찰이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고 용감하게 말하더군요.

영화를 보기 전 여성 인권이라는 면에서 인도는 답이 없는 나라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가해자측 변호사들의 헛소리가 대다수 인도인의 의식을 대변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남녀 차별이 심한 인도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조티는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면서 의사를 꿈꿨고 그녀의 부모님들은 여자가 무슨 공부냐는 주위의 몰이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조상이 남긴 땅을 팔아 딸이 원하는 공부를 지원해 주었습니다.

인도 사회도 서서히 변화하겠지요. 영화를 보는 내내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당연하게도 그 말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인터뷰를 보면서 사회적 지위가 높고 피부가 희고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일 수록 영어를 잘하고, 그들의 영어 발음이 원어민들의 그것과 가깝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성범죄 가해자들의 극심한 빈곤과 폭력에 일상적으로 노출된 현실은 성범죄만큼이나 참혹했습니다. 이 사건의 범죄자들은 금방 교수형에 처해졌지만 정치인들의 성범죄는 이슈가 되지도 않는다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어쨌거나 혹시 이 다큐를 볼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은 그냥 보셔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용기 있는 사람들로 인해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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